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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작가 윤근택이가 신작 및 기발표작 모아두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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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나무는
    수필/신작 2022. 10. 19. 18:44

    아름다운 밤!

     

                                         

                                                                                      대나무는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화끈하게 결론부터 내리겠다. 대나무는 여러 이들을 먹여 살린다.

    중국 서부 내륙에 자리하며 중국에서 2번째 큰 성(省)인 쓰촨성[四川]의 명물은 귀여운 판다(Panda) 곰. 판다는 대숲에 살며 대나무이파리를

       주식(主食)으로 삼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곳은 대나무숲이 우거져 있다는 이야기. 잘은 모르겠으나, 그곳에는 분류학상 벼과(Gramineae; poa-科) 대나무아과(-亞科)에 속한 45屬 560여 種 대나무들 가운데에서 어느 한 종이 ‘우점종(優占種)’일 터. 거슬러 올라가, 중국 삼국시대(촉한·위·오) 시절, 겨울임에도 눈[雪] 속에서 죽순(竹筍)을 캐어, 모친의 끼니거리로 바치며 봉양했다는 ‘맹종(孟宗)’도 쓰촨성 사람이었을 듯. 그의 효심은 모친의 주린 배를 채워드렸다. 그 효심을 기려, ‘죽순대(竹筍대)’를 ‘맹종죽’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시 말하거니와, 중국의 대나무는 판다곰의 주식. 그 가운데에서 맹종죽은 죽순나물로 쓰인다는 거. 그런가 하면, 중국의 대나무는 가난한(?) 그곳 장인(匠人)들을 먹여 살린다. 그들의 손에 닿으면, 곧바로 빗자루가 된다. 그들의 손재주는 가히 놀랍다. 그들은 신초(新梢) 즉, 햇가지를 대나무 마디 겨드랑이에서 알뜰히 떼 모아 바리바리 지고 가서는 높낮이 키를 조절하고 덧대 제법 쓸 만한 대빗자루를 만드는 모양이다. 대나무작대기를 자루삼아 360도, 가지런히 간추려 모은 후 22번 철사로 꽁꽁 동여맨 대나무빗자루. 대나무빗자루 만드는 일은 그들의 밥벌이수단인 셈. 그들의 인건비가 우리네 그것보다는 훨씬 싼 모양이다. 대한민국 수입업자들은 전국의 마당 쓸 대나무빗자루를 비롯하여 낙엽이나 쓰레기를 담을 마대를 거의 중국산 제품으로 값싸게 들여온다. 그러니 대나무는 빗자루 수입업자들도 먹여 살리는 셈. 대체로, 중국산 제품들을‘짝퉁’이라고 깎아내려 말하기도 하지만, 이 대한민국의 빗자루들은 죄다 중국산인 걸.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산 대나무빗자루가 아니, 중국 대나무가 이 대한민국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자루에 ‘Made in China’라벨이 붙은 대나무빗자루. 나를 비롯하여 전국의 그 많은 아파트 경비원들은 아침저녁 그 대나무빗자루로, 아파트 경내(境內)를 말끔하게 쓸어댄다. 그러는 게 ‘일을 잘 한다, 못 한다’의 척도다. 참으로, 고마운 중국산 대나무빗자루. 내가 이 바닥에서 10여 년 겪어온 바, 지난 문재인 정부가 시급(時給)을, 그 이전 난폭 운전자 또는 초보운전자 위정자들과 달리, 대폭 인상해준 덕분에, 초창기보다 두 배 정도 되는, 적잖은 급여를 받는 노인네들. ‘노인 일자리 창출’은 그때보다 더 나아질 수가 없다. 또, 노인들 일자리가 더 늘어나서도 곤란하다. ‘청년 미취업자들’ 일자리도 생각해야하기에. 아파트 경비원의 정년도 자꾸 늘어났고... . 거기에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눈물겹도록 배려해주는 이들도 더러 있다. 젊은이들이, 마치 ‘보물찾기’ 쪽지를 감추어두듯, 이곳저곳에다 담배꽁초를 던져두는 일, 아가들이 과자봉지를 이곳저곳 던져두는 일, 부인들이 쓰레기 분리 배출을 부러 게을리 하는 일 등이 모두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배려심에서 비롯되었을 듯. 내 모를 리 없다. 이는 진심이다. 밑천들이지 않고, 아파트측에서, 용역회사에측에서 무상(無償)으로 대어주는   ‘마데 인 치나(Made in China)’의 대빗자루와 마대와 쓰레받기가 이처럼 돈벌이가 될 줄이야! 이야말로   ‘마당 쓸고 돈 벌고.’가 아닌가.

      그 원류(源流)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대나무다. 중국산 대나무다. 참으로, 고마운 중국산 대나무. 대한민국을 깨끗한 나라로 만들어주는 중국의 대나무들이여! 그 여린 잔가지들이여! 그 잔가지들을 어여삐 여겨, 나는 수도꼭지를 틀어, 대빗자루를 종종 불려주곤 한다. 그러면 유들유들해져 보다 천천히 그 끝이 닳을 테니까. 지난 날 내 선친(先親)이 가을마당, 즉 타작마당에 쓸 싸리비를 개울에 종종 담가 두었듯. 그리고 고루고루 닳으라고, 빗자루 자루를 수시로 돌려가며 쓸어댄다. 경건한 자세로 그리한다. 내가 애지중지해야할 밥벌이 도구이자 동반자이니.

       이 글을 끝내기에 앞서,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 보고드릴(?) 사항이 하나 있다. 나는 오늘 저녁 무렵, 나의 최애독자인 생질(甥姪)로부터 문안전화를 받았다. 사실 그의 전화는 격려의 메시지였다.

       “외삼촌, 외삼촌 블로그에 올린 최근작 ‘칫솔’까지는 다 읽었어요. ‘카카오’가 불난 바람에... . 하더라도, 이번에 쓰시겠다는 ‘대나무빗자루’에서, 일식집 젓가락도 죄다 중국산 대나무를 깎아서 만든 것임을 빠뜨리신다면, 더는 외삼촌 글 아니 읽을 겁니다. 제가, 우리 회사가 만드는 ‘아이스 바’ 작대기는 모두 중국산 자작나무로 만들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던가요?”

       국내 어금버금 나가는 제과회사의 ‘품질관리이사’인 그. 그는 그가 속한 회사의‘아이스 바’ 작대기를, 아이들 이빨 건강을 생각하며,‘자일리톨’이 들어있는 자작나무로 창안해낸 주역이기도 하다.

      내 이야기 여기서 끝내려니, 그래도 조금은 아쉽다. 대나무 잎 먹기를 너무도 좋아하는 판다곰. 그들에 못지않게 귀여운 짐승이 떠오르기에.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숲속 유칼립투스나무숲에 산다는 그 귀여운 코알라 가족들. 캥거루처럼 유대동물(紐帶動物)인 코알라. 그들은 유칼립투스나무 잎을 즐겨먹는다고 하였다. 그러한 유칼립투스나무가 이스라엘 출신, 여성 뮤지션 ‘ 이슈타르(Ishtar)’에 가면, ‘Horchat Hai Caliptus(유칼립투스의 추억)’이란 아름다운 음악으로까지 태어나게 된다. 해서, 이 글의 주제음악(?) 내지 배경음악은 그녀의 노래.

       그 노랫말 일부분을 따다 붙이며 글 마무리하고자 한다.

      (상략)

      그대 곁에 내가 서 있을 테니/이제 아파하며 울진 말아요/ 그 흔한 약속없이 그대 곁에 내가 서 있을 테니/ 이제 아파하며 울진 말아요/그 흔한 약속도 없이/ 우리 그렇게 / 서로 잃어버리면 안돼요/ 영원히 내가 허락할 그대 기쁨보다/ 아픔이 많은/사랑이 될 것도 알고 있어요//

     

    관련 음악 듣기)

     

    https://cafe.daum.net/essaychubuk/nQnS/382?q=%EC%9C%A0%EC%B9%BC%EB%A6%BD%ED%88%AC%EC%8A%A4%EC%9D%98+%EC%B6%94%EC%96%B5&re=1  

     

     

     

      작가의 말)

      30년 넘게 글을 써오다보니, 이젠 주절주절 적는 것도 지쳤다. 독자님들께서는 어련히 채워서 읽으실 테니. 해서, 돌고돌아 끝내는 내가‘미니멀리즘 수필’에까지 닿았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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