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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련(128)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7. 19. 16:52
문장수련(128)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이번 호에도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원문과 문장치료 후 글과 동시 읽기)
토마토 축제(☞어떤 토마토 축제)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수필창작반 강 ○○
남편은 토마토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엊저녁에 살짝 데친 토마토를 올리브유와 함께 믹서에 갈았다. 네 개의 칼날로 믹서는 (☞믹서는 네 개의 칼날로)요란스런 소리를 내며 신나게 몇 바퀴 돌더니 뚜껑이 열리며 천정으로(☞믹서째로 천정으로) 세차게 솟구쳤다. 순간의(☞그것은 숫제 비행접시였다. 아니 비행기의 에어쇼였다. 순간의) 일이지만‘빨간 분수 쇼’를 보는 것 같았다. 뚜껑을 막지 못했더니, 싱크대부터 냉장고와 식탁,(☞냉장고, 식탁, 쟁반 *명사인 ‘등’ 앞에는 쉼표를 치지 않기! * 열거시 둘은 위태로우니 셋 정도로!) 등 주방이 온통 토마토로 뒤범벅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니 어찌할 것인가? 완숙토마토 5KG 한 상자를 압력솥에 삶았으니 상당한 양이었다. 대형믹서이기에(☞대형미서이기에 믿고서) 한꺼번에 넣고 갈아 용량초과를 한 것이 원인인 성싶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어떻게 할 것인가.‘넘어진 김에 쉬어가자.’는 말이 있다.(☞있지 않더냐.) 곁에서 걸레로 훔치는 남편의 얼굴에 쏟아진 토마토를 찍어 (☞찍어 마구)발랐다.(☞발라댔다.) 장난기가 발동한 남편은(☞남편은, * 문장 성분간 거리가 멀 때에는 쉼표를 쳐버릇하기!) 이에 질세라 이런 기회에 토마토 마사지나 실컷 해보라면서 닥치는 대로 나에게 퍼부었다. 한참동안 상대방에게 서로 던지고, 뿌리고, 문지르기를 반복했다.(☞추가해볼만한 사항 : 눈싸움이었다. 아니, 명화 러브스토리에 나오는 두 남녀 주인공의 눈싸움이었다. 사실 나는 그 장면을 연상하며 토마토싸움을 그렇게 즐겼다.) 거실바닥은 온통 빨간색으로 흥건했다. 칠십대 노부부의 이색적인 ‘토마토 축제’였다.
충남 보령에서는 해마다 머드축제가 열리지만, 곁에서 즐기는 모습만 보았을 뿐, 한 번도 참여해 본 일은 없다. 그리고 전신마사지란 말을 들어봤지만 직접 해본 적은 없었다. 각종(☞그러다가 나와 내 남편은 실제 주인공이 되어, 토마토 마사지며 토마토바르기며 그렇듯 축제를 즐겼으니... .그것도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토마토로 마사지를 하고나니 피부가 놀라(☞다 놀라) 두드러기가 날 것 같았다. 평생 안하던 행동을 본 시어머니는 깜짝 놀라 바라만 보고 계셨다. 아침시간인데 식사 준비는 안하고 어린이처럼 난리를 치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으셨으리라.
이젠 토마토로 아수라장이 된 곳들을 닦을 차례다. 주위를 보니 토마토 즙이 말라 싱크대와 냉장고 틈새에 끼어 닦기가 쉽지 않았다. 덕분에 열심히 걸레질을 하고 구석구석 대청소를 하고나니 여덟시가 넘었다. 오늘 마실 토마토 주스는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천연 전신마사지로 대신한 셈이다.
토마토는 ‘일년감’이라 한다.(☞추가해 볼만한 내용 : ‘땅감’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love-apple’이라고 부른다. ‘ 문장치료사 윤쌤은 왜 이리 많이 아는 척 할까요? 사실 윤쌤은 오랜 훈련 덕분으로 머릿속 그 곳간에 어지러이 쌓아둔 물건들 가운데서서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양만큼 솔솔 풀려 나오던 걸요.) 요즘처럼(☞본디는 요즘처럼) 흔히 먹는 채소가 아니라 관상용으로 심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영양가와 효능이 밝혀지면서 밭에서 재배를 시작했고, 현재는 비닐하우스에서도 재배가 가능해 (☞가능해,)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채소가 되었다. 1년생 ’반덩굴성식물‘이며 페루가 고향이란다. 우리나라는(☞우리나라에는)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들어왔다고 문헌은 전한다.) 또 무기질과 비타민의 공급원으로 영양이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베타카로틴’등 항산화물질이 많고 빨간색은‘카로티노이드’라는 물질로 특히‘라이코펜’이 주성분이라고 한다. 열을 가해서 올리브유와 섞어 먹는 것이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토마토가 ~ 된다.’는 )유럽속담이 있다. 그만큼 의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식품이란다.
TV에서 토마토 축제를 본 적이 있다. 토마토를 던지며 온 몸을 빨갛게 물들인 젊은이들의 축제였다. 그 중에서 스페인의 발렌시아지방의 ‘부뇰’에서 열리는 토마토축제는 60년을 자랑한다고 한다. 이는 토마토 값의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 행정에 불만을 품고, 마을축제 중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에 그들의 전통을 자랑하기 위해 한 시간 동안 행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이에 사용되는 토마토는 120여 톤인데, 마을주민과 관광객들이 서로 토마토를 던지며 즐기는 축제로 발전되었단다. 지역마다 다르나 부뇰의 ‘라토마니타의 축제’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뿌리고 던질 토마토가 떨어지면 정오에 끝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곳에서 이 축제를 하고 있다. 몇 년 전, 경기도‘퇴촌토마토축제’에 다녀 온 일이 있다. 토마토 슬라이드 쇼를 비롯하여 토마토를 이용한 와인, 주스, 팩, 구이 체험, 등을 실시하고 있었다. 농가들이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최고의 건강토마토를, 고품질의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팔당호 청정지역을 배경으로 차별화된 친환경 재배방식이어서인지 맛이 좋고 신선도가 높았다. (☞나와 내 남편은 우연하게 우리들만의 색다른‘토마토축제’를 열었다. 실수가 때로는 색다른 체험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이날을 기념하며 해마다 ‘강아무개 토마토 축제’를 열어봐?‘
물론 판을 한껏 키워야겠지. 아들 딸 며느리 손주들도 다 불러모아야겠지. 내 사랑하는 이웃들도 부르고, 내 사랑하는 문우(文友)들도 다 불러 모아야겠지. 그리고 더 큰 믹서를 구해 뚜껑도 아예 닫지를 말아야겠지. 비행접시처럼, 에어쇼를 하는 비행기처럼 믹서가 저 천정을 뚫을만치 치솟아야 제대로이겠지.
어디 남편한테 오늘처럼 또 축제를 벌이되, 판을 키워 위와 같이 연례행사로 해보자고 졸라볼까나. 끝. * 이것이야말로 참신한 아이디어다. 이렇게 적어야 작품이 된다. 발상의 대전환이니, 참신함이니 하는 말들. 이 문장들 추가만으로도 한방에 날아간다. 윤쌤이 강권하니, 제발 이렇게 고치시길. 작품의 완성도를 이렇게 높이면 됨. 이렇게 아이디어를 드리는 이유는, 내 착한 애독자이며 금전적 후원자이기 때문이다.
(☞이하 밑줄친 부분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다. 마땅히 빼야 한다.)
오늘 순간의 실수로 우리 집에 실려와 수난을 당한 토마토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내 피부를 토마토로 마사지를 한 일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한 알의 열매를 위해, 거름을 넣어 밭을 고르고, 씨앗을 뿌려 심은 뒤, 토마토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주를 세우는 분. 그 분들께 감사할 일이다. 크고 좋은 열매를 위해 곁가지 제거와 순자르기를 하여 토마토가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과정을 알기나 하고 먹는지 모르겠다. 맛있는 토마토를 생산하고자 땀을 흘린 재배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할 일이다.
(17. 7. 14.)
문장치료사 윤쌤(윤근택)의 말]
글쓴이는 색다른 일로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그 아이디어를 칭찬한다.
내 경험에 비추어, 억지로 좋은 글만 쓰려고 애를 쓰다가 보면, 좋은 글이 아니 나오는 예가 많았다. 우리는, 타석에 들어선 프로야구 선수가 장타만 노려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 공중 뜬 병살타를 치는 예를 많음을 보았다. 대신, 가볍게 방망이만 톡 갖다대거나 빗맞았을 때에 안타가 되는 예가 많았다.
수필도 마찬가지다. 색다른 체험이 색다른 글로 이어진다. 위의 글은, 색다른 체험을 놓치지 않은 산물(産物)이다. 그 색다른 체험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칭찬할 점이다.
건필을 빌어마지 않는다.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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