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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작가 윤근택이가 신작 및 기발표작 모아두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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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수련(129)
    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7. 19. 16:58

    문장수련(129)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이번 호에도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원문과 문장치료 후 글과 동시 읽기)

     

    누님과 봉선화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수필창작반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반 오○○

     

     

     

     

     

    해마다 여름이 되면 봉선화와 함께 누님들 생각이 난다. 어느새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1986년 봄에는 그동안 미루어 오던 부모님의 비문을 써서 비석을 만들어 선산에 세웠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는 붓끝에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때 누님들을 생각하면서 김상옥시인의봉선화를 화선지 반()장에 써서 누님들께 보내드렸다.

     

     

    나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어려서부터 손위 세 누님으로부터 많은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 부모님의 비문은 겨우내 서실(書室)에서 전등과 벗 삼아 봄에 완성했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는 누님들께봉선화란 시를 써드렸다. 어느덧 불혹(不惑)의 나이가 지나고 보니, 그동안 철없이 지냈던 어린 시절의 생각들이 머리에 떠오른다. 가을에는 이 글을 꼭 써서 누님들께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큰누님 한 분은 일찍 하늘나라로 가셨다. 살아계신 누님 두 분에게 정성껏 써드렸다.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 날 생각 하시리...

     

     

     

    누님 두 분 가운데 막내누님마저 10여 년 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이제는 가운데 누님 한 분만 계신다. 우리 남매는 나이 터울이 많다. 가운데 누님과 나는 12살 터울로 띠 동갑이다.

    서울에는(단락 바꾸지 말고, 위 단락 끝자락에 갖다붙임이? 그 누님에 관한 이야기라서 단락내 통일성을 지니게 되므로.) 아들이 살지만, 매형이 돌아가신 뒤에는 옆에서 아침저녁으로 보살펴 주는 딸이 더 좋은지, 전주에서 사는 딸집 앞에 20평짜리 아파트를 사서 혼자 살고 계신다. 교회에도 열심히 나가시고, 손으로 뜨개질하는 공방에도 나가신다. 누님이 혼자계시니 같이 만나서, 금산사·새만금· 비응도를 찾아가 바람도 쏘이고 외식도 하면서 몇 년을 지냈다. 누님도 늘어나는 나이를 어찌할 수가 없는지, 작년부터는 유난히도 병원출입이 잦다.

    소식이 뜸하다 싶어 전화를 하면, 꼭 병원에서 전화를 받으신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고, 전화를 할 때마다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신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오늘은 외삼촌한테서 전화가 오지 않는다고 하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온다고 하신단다. 생질녀가 참 이상한 일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누님은 내가 어렸을 적에, 누님이 나를 업고 다니면서 등에 오줌을 많이 싸서 인연이 되었나 보다고 한다.(밑줄친 부분은 발화자(發火者)가 누구인지 마구 헷갈린다. ‘엄마가앞 부분에다 생질녀는 자기 엄마이자 내 누님인 분한테 , “엄마가 이렇게 입원해 계신데, 외삼촌은 전화도 한 통 안 해 주네.”하면,’을 삽입해보시라.

    누님과의 인연은 그게 끝이 아니다. 5·16 쿠데타가 나던 해, 나는 서울로 대학 진학을 했다. 누님의 생활이 넉넉하지 못할 때인데도, 서대문구 홍은동의 산자락 조그만 집에서 2년 동안이나 친정 동생의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때마침 임실군 오수에 사는 고향 친구와 짝꿍이 되어 밤낮으로 어울려 다니면서, 그 친구 자취방에서 항상 지내다가 결국은 그 친구 자취방으로 옮겨갔다.

     

     

    누님과 매형은 항상 밥이나 잘 먹고 다니는지 자나 깨나 걱정을 하셨다. 젊은 때인지라 고향친구와 어울려 배가 고픈 것도 모른 채, 대포집의 카바이트(화학주)에 취해서, 서로의 인생관과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지, 새벽까지 서로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전주 촌사람이 누님이 서울에 살지 않았으면, 언감생심 서울로 대학진학을 생각이나 했겠는가?

    뒤돌아 생각해보니 어느새 50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반백년이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님을 어제 누님 문병을 갔을 때 생각했다. 누님은 백발에 구부정한 모습으로, 사각형 지팡이를 짚고 거실에서 겨우 다니셨다. 평소 골다공증이 있어서 조금만 넘어져도 골절이 온다. 하도 다쳐서 이제는 더 다칠 곳조차 없다고 하신다. 작년부터 너무 병원생활만 하신 탓인지 이제는 심신이 너무 쇠약해지신 듯하다.

    얼마나 힘이 들면 이제는 하나님께서 그만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누님에게 속에 병이 있어야지,(있지도 않으니,) 누님처럼 허리 수술을 했다고 쓰러지지는 않는다고 항상 위로의 말씀을 드리지만, 황혼 길에 들어선 누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한 평생 인연을 같이 하면서 살아온 우리 누님! 돌아오는 머리를 날리며 생활전선에서 앞장서던 젊은 날의 누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좀 더 건강하신 모습으로 여생을 보내시기를 빌고 또 빈다.

     

    (2017. 7. 15.)

     

     

    김상옥 시인의봉선화입니다. 3()으로 이루어졌는데 세 번째 연()은 작품 구도상 올리지 못했습니다.

     

    카바이트 술 : 화학주로 만들었는지 마시고 나면 검은색가루가 남음.

    문장치료사 윤쌤(윤근택)의 말]

     

    문장은, 어법상 크게 문제 될 곳을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유감인 점이 영 없지가 않다. 꼭히 작가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도 나름대로 자기 어머니가 소중하고 자기 누이가 소중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남들한테 이 정도는 할 줄 안다.

    참고적으로, 문장치료사 윤쌤(윤근택)이 바로 어제 쓴 수필론의 일부분을 여기에다 베껴다 부치니... .

    < (상략)쉽게 예를 들어보겠다. 자기 어머니에 관해 적은 걸 보게 되면, 제목부터가 어머니에 관한 추억식인 예가 많다. 어찌 그처럼 덩치 큰 제재를 휘어내려고 그러한 제목을 정하는 것인지? , 그러한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개그우먼 말마따나 짜증 제대로. ‘내 어머니는 어릴 적에 이렇게 이렇게 자라 시집을 왔고, 저렇게 저렇게 해서 우리를 키웠고... 그렇게 그렇게 해서 세상을 떴고적는 예가 의외로 많다. 독자들은, 특히 나같이 까다로운 독자는, 이미자의 노래이기도 하지만 여자의 일생을 모두 듣기를 원치 않는다.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거든, ‘어머니의 비녀’,‘어머니의 손톱’,‘어머니의 눈썹등으로 제목을 정하고, 그 사물들을 물고늘어지고 그 사물들로 하여 어머니를 추억하는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 작품 전체가 그렇게 되어있다면, 첫 단락에서 밝힌 대유법의 정의와 무엇이 다르랴? (하략)>

    * 원문을 통째로 읽으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기 바람.

    대유법/윤근택

    2017.07.14

    수필로 쓰는 수필론 -대유법

    2017.07.13

    요컨대, 글쓴이는 요령 있게 글을 짓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거기다가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하고, 글쓴이 본인의 생각을 얹어야겠다.

    * 공지사항 :

    나는 여태도록 이 문장수련시리즈물 100회분까지 공짜로 많은 독자들한테 제공해 왔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나는 농부이면서 수필가이다. 특히, 나는 농부인 관계로, 농주(農酒)와 비료와 농약이 늘 필요하다.

    이제 감히 요청하오니, 적정 문장치료비(文章治療費)’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나.

     

    성심성의껏 농주값,비료값, 농약값에 보태쓸 돈을 앞으로는 부쳐주시길.

    재치있고, 용기있는 분은 혼잣말을 이렇게도 할 것이다. ‘어머, 그러면 되겠네. 그분한테 나의 글도 부쳐드려 문장치료를 받으면 되겠는 걸!’

     

    계좌 : 703967-02-028696(우체국,윤근택)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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