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작

아홉 뮤즈(Muse)님들께 바침

윤근택 2022. 6. 21. 22:56

하릴없이 글만 적고 있습니다.

하릴없이 라디오를 통해 음악만 듣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꿈 꾸세요.

님들 한 분 한 붑이 저한ㅌ 영감을 불어넣어주시는 '뮤즈'이십니다.

 

 

 

 

                                                        아홉 뮤즈(Muse)님들께 바침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뮤즈님들, 아리따운 아홉 뮤즈님들이시여!

   <다음백과>에서는 님들을 이렇게 차례차례 소개하고 있나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예술의 여신들. 멜포메네, 에라토, 에우테르페, 우라니아, 칼리오페, 클에이오, 탈리아, 테르프시코레, 폴리힘니아를 뜻한다. 이들은 제우스와 므네모시네의 딸들이며, 뮤즈라고도 부른다.>

 

   님들 아홉을 동시에 일컬을 적에는 ‘무사이(Mousai)’. 각각 역할은 이러했다는군요. 이는 어느 고화가(古畫家)의 그림을 통해서 내가 알게 된 사항입니다.

 

   클레이오는 책을 들고 있는 역사 담당, 탈리아는 웃는 가면을 들고 있는 희극 담당, 에라토는 연가 담당, 에우테르페는 플루트를 들고 있는 서정시 담당, 폴리힘니아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찬가와 무언극 담당, 칼리오페는 월계관과 책을 들고 있는 서사시 담당, 테르프시코테는 리라를 들고 있는 가무 담당, 우라니아는 지구의 나침반과 함께 있는 천문 담당, 그리고 멜포메네는 슬픈 가면을 쓰고 있는 비극의 무사.

 

  ‘헤시오도스’가 쓴 <신들의 계보>에는 이렇게 전해요. 당신들의 부친은 ‘제우스신’이며 모친은‘ 므네모시네’라고 하였습니다. 제우스는 기간테스(거인들)에 맞서 싸운, 힘든 전쟁에서 승리한 후 승리의 축가를 지어, 그 기쁨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했대요. 이때 전쟁에 관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기억의 여신’인 ‘므네모시네’와 9일 동안 동침해서 그 사이에서 님들이 태어났대요.

 

   문학인의 길을 40여 년 걸어오는 나. 다 학예의 여신들인 당신들 덕분이겠죠. 당신들의 이름에서 따온 그 ‘뮤즈(muse)’ 덕분 말이지요.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그 뮤즈. 참말로, 나한테 당신들 뮤즈가 없었더라면, 그 많은 수필작품을 어찌 적어왔겠어요? 어디 나뿐이겠어요. 당신들을 통칭하는 ‘Mousai(무사이)’는 먼 뒷날 음악을 뜻하는 ‘music’이 되었는 걸요. 그 많은 음악인들을, 요즘 들어서는 ‘musician(뮤지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어디 그뿐이겠어요. 박물관을 뜻하는 ‘museum’의 어원이 되기도 했는 걸요. ‘museum’은, 당신들 어머니인 ‘므네모시네’가 살았던 ‘궁궐’이란 뜻을 지녔다 하기도 해요. 또는, 다재다능한 당신들 아홉 자매님이 모여 살았던 궁궐이란 뜻도 지녔대요. 사실 박물관에는 인간이, 아니 장인(匠人)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작품들이 다 전시되어 있으니까요. 사실 그 작품성들이 뛰어나며, 창작인들의 혼이 배인 작품들로 가득한 ‘museum(박물관)’과 ‘department store(백화점)’는 그 성질이 확연히 다르지요. 그 어휘의 어감은,‘(앞파트)’ 뒤에 즐비한 ‘뒤파트(뒷파트)’ 같기도 하고요. 후자(後者)는 아무래도 ‘돈 냄새’가 풀풀 풍기는, ‘자본주의’냄새가 풍기는 곳 같으니까요. 게다가, 공장에서 대량으로 마구 찍어내어 고객들을 홀리는 듯도 한... . 사실 저는, 문화적으로 따져, 후진국에 불과한, 그 문화적 역사라 해보았자 수백 년에 불과한 미합중국을 늘 생각하곤 해요. 꼭히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앤디 워홀’로 대변되는 ‘팝 아트(pop-art)’, 그게 과연 예술일까 의구심도 생겨요. ‘시대 조류’라고는 하지만, 공장에서(‘팩토리’라고 하데요.) 직공을 채용하여, ‘캠벨 포도 주스 깡통’에다 스크린 인쇄를 거듭 해나간 걸 두고 예술이라고 하기에는? ‘잭슨 폴록’이 장화를 신고 페인트 통 바닥에다 송곳으로 구멍 뚫어, 대형 화폭을 질질 밟고 다니며 페인트를 흘려, 겹겹 그 응고물이 겹쳐지는 걸 두고, ‘추상회화’의 창시자라고 치켜 올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더군요. 이는 ‘현대미술 이해’라는 어느 대학교 교양과목을, 한 학기 동안, 당시 몸이 불편한 작은딸 대신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어서 안 사실들인 걸요. 한마디로, 기가 찰 노릇. 내가 생각하기에, 거대한 자본시장인 미합중국에 많은 예술가들이 돈 때문에 몰려들어서 빚어진 희극 같기만 하더군요.

   아홉 뮤즈님들, 정말 그건 아니지 않아요? 님들께서 바라시는 예술의 경지는 그게 아니겠지요? 한 작품을 완성코자, 한 사랑을 완성코자 예술혼을 불사지르는 것만이... . 붕어빵 장수가 주철로 된 그 틀에다 기름을 바르고 밀가루 반죽과 팥 ‘소’즉, ‘앙꼬[あんこ (餡こ)]’를 넣고 슬쩍 찍어내는 듯한, 일종의 ‘ 판박이’여서는 곤란한 거 맞죠? 예술은, 적어도 예술은 그러해서는 아니 되는 게 맞죠? 내가 알기에, 한국문인협회에 이름을 올린 수필작가만 하여도, 2022년 기준으로‘돈 만 명(10,000여 명임을 비웃어서 하는 말임.)’은 될 터인데, 그 저변 확대는 좋으나, 독자적으로 즉, 홀로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른바, 아류(亞流)를 양산(量産)하는 꼴을... .

   뮤즈님들, 나는 그러한 점에서만은 아주 자유롭습니다. 나는 따로 글 스승을 모신 적도 없나이다. 속되이 말해, 줄 대어 문단에 데뷔하지도 않았나이다. 나는 ‘끼리끼리 문학’에서도 떨어져 있나이다.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말고는, 그 어느 문학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은, ‘독불장군’인 걸요. 무소뿔처럼 혼자서 갑니다. 문단 데뷔 이후 40여 년간 이렇듯 홀로이 갑니다.

   아홉 낭자 뮤즈님들, 이 밤도 안녕히. 나의 꿈 속에라도 다시 님들을 만날 수 있기를. 그 꿈 속에서라도 나한테 또 새로운 글감 주시길.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