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음악 이야기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95) - 여러 노래의 바탕이 된 성경 구절 -

윤근택 2022. 7. 31. 17:49

부디, 아름다운 나날!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95) 

                                            - 여러 노래의 바탕이 된 성경 구절 -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세상 걱정과 하느님의 나라’라는 소제목의 마태오복음 제6장 제25절부터 제35절. 그 가운데에서도 제35절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나는 위 밑줄 친 부분의 신기함을 알고 지낸다. 문장대로 해석하자면, 인간의 의지로 될 게 전혀 없다. 문장대로라면, 걱정의 주체도 ‘내일(來日)’이고 걱정의 객체도 ‘내일(來日)’이니까. 오역(誤譯)인지 여부는 여태 알아내지 못하였다. 다시 말하거니와, 그 구절대로라면, 인간의 의지대로 내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하여 체념 같지는 않고.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란 명화의 마지막 대사도 “내일은 새로운 태양이 다시 솟아오를 것이야.”였다. '설운도'라는 트롯 가수의 노랫말에도 ‘내일은 내일 또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 거야’가 들어있다. 그런가 하면, 노랫말 전체가 위 성경구절을 바탕으로 삼은 듯한 노래들이 있으니... .

 

 

 

    1. <Let It Be (그냥 내버려두렴)>

 

 

  1970년대 록 밴드 ‘비틀즈’의 노래다. 아래 작중에 나오는 화자(話者)‘Mother Mary’가 멤버 가운데 ‘폴 매카트니’의 어머니라는 설도 있고, 성모 마리아님이라는 설도 있다.

                        Let It Be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내가 괴로움에 빠져 있을 때면

어머니 매리가 내게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시지.

“그냥 내버려 두렴.”

 

And in my hour of darkness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내가 암흑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면

어머니가 내 바로 앞에 (다가와) 서서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시지.

“그냥 내버려 두렴.”

 

(중략)

 

 

And when the broken-hearted people

Living in the world agree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상심한 사람들이

세상을 살다가 이런 생각을 같이할 때가 있어.

‘그냥 내버려 둬!’가 해답이 될 거야(라는 생각을)

 

(중략)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내버려 둬 내버려 둬.

지혜로운 이 말을 속삭여 봐.

‘그냥 내버려 둬!’라고.

 

Let it be let it be

Ah let it be yeah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And when the night is cloudy

There is still a light that shines on me

Shine on until tomorrow let it be

 

구름이 끼어 (별도 달도 없이) 깜깜한 밤에도

나를 비추는 등불 하나는 여전히 있을 거야.

내일까지도 계속 비춰주렴. ‘그냥 내버려 둬.’

 

I wake up to the sound of music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음악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어머니 매리가 내게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시네.

“그냥 내버려 두렴.”

 

(하략)

 

 

   2. <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될 대로 될 테지)>

 

 

   1956년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의 주제가이다. 작중 여주인공 ‘Doris Day’가 부르는 노래. ‘Que Será, Será’는 스페인어 문장으로는 비문법이며 스페인어로서 사용된 역사도 없단다. 어쨌든, 2004년에는 미국 영화 주제가 베스트 100에 선정되었다는데... .

 

 

                Que Sera, Sera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I asked my mother,

What will I be?

 

Will I be pretty?

Will I be rich?

 

Here's what she said to me.

 

내가 아주 어린 소녀였을 때

어머니한테 물었죠.

난 커서 뭐가 될까요?

예뻐질까요?

부자가 될까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케세라 세라

무엇이 되든 걱정 마라

미래는 볼 수 없는 거란다

케세라 세라

무엇이 되든 걱정 마라

 

(하략)

 

* 다음은 연인한테 비슷한 질문, 비슷한 답변.

다다음은 자기 아이들의 비슷한 질문, 비슷한 답변으로 구성됨.

 

 

  위 곡도 체념조의 노랫말은 결코 아니다. 이뤄지게 될 일은 마땅히 이뤄진다는... . 그리고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도 녹아있는 듯하고.

 

 

    3. <Il Mondo(일 몬도)>

 

 

   이탈리아어로 ‘Il Mondo’는 ‘세상은’ 혹은 ‘세상’이란 뜻을 지녔다. 과거로 시간 여행에 관한 영화,‘어바웃타임 OST’로 쓰인 음악. ‘일 볼로(Il Volo, 이탈리아어로 ‘비행/The Flight’을 의미함.)’가 부르는 노래가 일품이다. 그들 4인은 각기 국가도 다르고 음역도 다르다. 그들 이탈리아 오페라 팝 트리오(본디는 4인이었으나... .)가 각기 한 소절씩 맡아 부르면 금세 매료된다.

  어느 네티즌이 ‘일 몬도 가사와 해석, 발음’이라며 아주 친절하게 적고 있다.

 

 

                               ​Il Mondo

 

 

 노 스타놋떼 아모레 논 오 삐우 뻰싸또 아 떼

No, stanotte amore Non ho piu pensato a te

어젯밤엔 당신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 아페르토 리 옥키, 뻬르 과르다레 인또르노 아메

Ho aperto gli occhi per guardare intorno a me

주위를 둘러보려 눈을 떴어요

 

 

에 인또르도 아 메 지라바 일 몬도 꼬메 쎔프레

E intorno a me Girava il mondo come sempre

주위를 보니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돌아가고 있었어요

 

 

​지라, 일몬도 지라 넬로 스파찌오 센짜 피네

Gira, il mondo gira nello spazio senza fine

돌아요, 세상은 끝없는 우주에서 돌고 돌아요

 

 

꼰 리 아모리 압뻬나 나띠 꼰리 아모리 쟈 피니티

Con gli amori appena nati Con gli amori gia finiti

방금 시작한 사랑도 있고 이미 끝난 사랑도 있어요

 

 

꼰 라 죠야 에 꼴 돌로데 델라 젠떼 꼬메 메

Con la gioia e col dolore Della gente come me

나처럼 사람들은 기뻐도 하고 괴로워도 하죠

 

 

운 몬도

Un mondo

이 세상

 

 

​ 솔탄토 아뎃쏘 이오 띠 과르도

soltanto adesso, Io ti guardo

이 순간 당신을 바라보아요

 

 

​ 넬 뚜오 씰렌지오 이오 미 뻬르도

Nel tuo silenzio io mi perdo

난 당신의 침묵 속에 빠져들어요

에 쏘노 니엔테 아깐또 아 테

E sono niente accanto a te

당신 옆에서 난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 일 몬도

Il mondo

세상은

 

 

  내가 굳이 더 보탤 것도 없이 위 노랫말에서 보여주는 대로다. 세상은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저절로 돌아가게 되어있음을. 가끔씩 겉보기에는 세상이 ‘카오스(chaos)’ 즉, ‘혼돈과 무질서’처럼 여겨져도 ‘코스모스(cosmos)’ 곧, ‘일체로서 질서로운 우주’임을.

 

  이제, 위에서 소개한 여러 곡을 뭉뚱그리고자 한다. 공히, 마태오복음 제6장 34절에 나오는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와 궤를 같이 한다는 거. 또 註1)‘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와도 통하는 노래들이다. 사실 옛 어른들 말씀도 다 그러했다.

 “야들아(얘들아), 여태껏 살아본즉, 세상살이 별 것 없더라. 그저 둥글둥글 호박같이 살면 그만이야.”

 

 

  註1)‘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의 유래에 관해

 

  이스라엘의 다윗 왕은 여러 전쟁에서 승리하여 돌아왔다. 다윗은 빼어난 세공사를 불러 명령한다.

  “나를 위하여 반지를 만들되, 내가 큰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어 환호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넣으라.”

  이에 반지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으나, 빈 공간에 새겨 넣을 글귀를 며칠간 고민하다가 현명하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이 때 솔로몬 왕자가 알려준 글귀가 바로 ‘This, too, shall pass (이 또한 지나가리라)’였다고 전해온다.

 

 

 

 

  작가의 말)

 

 

  사실 자료는 몇몇 날 챙기고, 관련 음악을 거듭듣기 하는 등. 그러나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서 너무 지루할성싶어, 나름대로 이처럼 글을 다이어트를 했지만... .

  아무쪼록, 다들 부족한 점은 채워서 읽어주시길. 그리고 이 글도 내 사랑하는 그이한테 바친다.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