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 by
Stand by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1968년 ‘태미 와이넷(Tammy Wynett)’이 불렀던 올드 팝송 < Stand by your man>. 그 노랫말은 비교적 평이하여, 영어 콘사이스 놓은 지 30년도 넘은 나도 금세 이해할 수 있다.
그 가사를 우리말로 아래와 같이 풀어보도록 한다.
그의 곁에 있어주세요
그의 곁에 있어주세요
때로는 여자이기에 너무 힘들겠지요(힘들지요)
오직 한 남자에게만 사랑을 쏟아야하니까요
당신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그 남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그는)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면서요
(Doing things that you don't understand)
하지만 진정 (그를) 사랑한다면 그를 용서하세요( forgive him)
비록 그를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Even though he's hard to understand)
당신이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를 자랑스럽게 여기세요
어쨌거나 그는 남자일뿐이니까요
그의 곁에 있어주세요
꼭 안길 수 있는 두 팔을 주세요
다가올 수 있도록 따스함을 주세요
외롭고 쓸쓸한 밤이 다가오면
그의 곁에 있어주세요
그를 사랑한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세요
그를 곁에서 지켜주세요
자못, 철딱서니 없는 남정네한테 가없는 모성애를 베푸는 여심(女心)이 배어나는 노랫말. 사실 위 노래는 그녀의 대표작이며 동일이름의 자서전도 나왔고, 동일 이름의 영화도 있었다고 알고 지낸다. 어쩌면 동양적인 아니, 한국적인 정서와 딱 맞아떨어지는 노래.
자, 정작 내가 풀어갈 이야기는 따로 있다. 내 젊은 날 학창시절에 익힌 영어단어 가운데에서 꽤나 매력 있다고 여겼던 어휘 두 개가 위 노랫말에 그대로 들어있다는 거. 바로 ‘stand by ’와 ‘understand’가 그것들이다.
‘ stand by’, 말 그대로 ‘곁에 서다’라고 풀이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는 ‘대기자’·‘ 지지하다(편들다)’·‘대기하다’ 등이다. 위 노랫말 그대로, (그가 하는 꼴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떠나지 않고 그 곁을 지켜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낱말이 아닌가. 이 글의 제재이기도 한 ‘ stand by’에 관해서는 이따가 다시 다루기로 하고.
‘understand’, 이를 파자(破字)하면, ‘아래(under) 서기(stand)’가 된다. 공교롭게도, 그 발음면에서도 우리말 ‘안다[知]’와도 통하는 것 같고. ‘이해하다’·‘알다[知]’·‘깨닫다’등의 뜻을 지닌 이 낱말. 나는 ‘이해하다’란 뉘앙스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이다. 한 수(數) 접어주고 상대를 대하는 거.‘아래(under) 서기(stand)’이니, 짐짓 눈감아주고, 위 노랫말에도 들어 있듯, 용서(forgive him)한다는... . 정말로, ‘understand’도 ‘ stand by’ 못지않게 아름다운 어휘임에 틀림없다.
다시 이 글의 제재인‘stand by’에 몰입한다. 우리네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예비품’을 두지 않는가. 그게 바로 ‘이웃집 처녀 믿다가 장가들지 못한다’는 우리 선조들의 그 훌륭한 가르침과 통한다. 정말 그래서는 곤란하다. 낭패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네는 그런 순간을 대비하여 이른바 예비품을 상시, 은밀히 갖추어 두게 된다. 프로야구 감독은 주전선수가 고장이 나면, 곧바로 이른바 대타자를 기용하게 된다. 그들은예비명단까지 감독관들한테 미리 제출한다지 않던가. 그랬던 그 후보선수가 발군(拔群)의 실력을 발휘하여 맹위를 떨친 예도 심심찮게 보아왔지 않은가. 우리네 여러 조직에도 ‘정(正)-’과 ‘부(副)-’를 두고 있지 않은가. 그 ‘부(副)-’가 곧 ‘stand by’.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다소 두려운 게 하나 있다. 본디 나의 글을 아니 읽는 편이지만, 내 아내가 이 글만은 제발 아니 읽기를 바란다.
정말로,‘stand by’는 의미심장한 어휘임에 틀림없다. 영화감독이 “ Stand by. cue!”신호를 보낼 때 그 강렬함이란?
‘이웃집 처녀 믿다가 장가 못 든다’는 우리네 속담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네는 누구라도 다 최선책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구해야 하느니.
시작은 ‘꿩 대신 닭'이었으나, 그 닭이 군계일학(群鷄一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내 어린 날 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들에 소꼴 베러 갈 때에도, 한 자루의 낫이 아닌 두 자루의 낫을 지게에다 꽂고 가야 하느니.
관련음악 듣기)
http://www.youtube.com/watch?v=HJFg4nHUlQU
작가의 말)
나머지는 내 신실한 애독자들 상상에 맡겨두기로 한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