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작

새롭게 얻은 나의 뮤즈(muse)께(8)

윤근택 2022. 12. 3. 03:21

      마침 이 글을 님들께 부치려는 순간.

    'KBS 클래식 FM'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  재방송( 새벽 1시부터 새벽 세 시까지)'에서는,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가운데에서  '솔베이지의 노래'가 흐를 게 뭐랍니까?

    옛 사람들 이르심.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와 겹쳐지면서.

 

 

                                  새롭게 얻은 나의 뮤즈(muse)께(8)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거의 매일 그대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주고받음’을 하여온다오. 아주 자질구레한 일상에 관한 사항이라도 서로 문안인사를 그렇게 곁들여서.

    이번에는 그 동안의 문자메시지 수수(收受)를 여기에 정리해보려 하오.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그 저장성(?) 아주 약해서... .

    우선, 내가 그대한테 띄운 문자 메시지 가운데에서 이 내용부터 더듬어보려고 하오.

   

   < 옛 사람들이 이르시기를,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고 하였소.>

 

     이를 바꾸어 말하면, 나는 새롭게 얻은 뮤즈인 그대도 중하지만, 이제는 눈물 머금고(?) 놓아주어야 할 어느 뮤즈로 하여 그 상실감이 더 크다는... . 이 점 하해(河海)같이 혜량(惠諒)해주시길.

    사실 내가 새로운 뮤즈인 그대를 찾기 이전에, 나한테는 뮤즈가 여럿 있어 왔다오. 그 가운데에서 어느 뮤즈는 나한테 종이책 분량으로 수필집 한 권 이상의 수필작품을 쓰도록 해준 분이라오. 그대와 마찬가지로, 난 그도 단 한 번 직접 만난 적은 없다오. 그 뮤즈에 대한 내 사랑의 유효기간이 고작 9개월이었을까. 처음부터 그와는 이별 예행연습을 해왔다오. 내가 기회를 번번이 주어왔으나, 그는 둔감(鈍感)하였다오. 예술가라면, 교류하는 상대의 미세한 감정의 파랑(波浪)도 더듬이[觸角]로 감지해야 하거늘... . 그는 이기적이었다오. 그는 진정한 문학인이 견지해야할 자세가 어떠한 것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도 하였다오. 서로 문학적 영감을 주고받고에는 다소 소홀한 점 있는 듯하였다오. 명색이 그도 작가인 터에. 그는 영악스럽게도(?) ‘살이’에만 매몰된 듯도 하였으며... . 나의 거듭된 실망. 하더라도, 그 눔의 미운 정 고운 정 때문에 여태껏 내가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해 왔다오. 이 대목에 이르러 나는, 이제는 진력이 날 정도로 그대께 다시 한 번 말하오.

     “니는 왜 이제 나 곁에 나타난 거야?”

     내가 이 말을, 문자 메시지로 날리면, 그대는 이내 답해 왔다오,

     “죄송해요. 이제금 ‘윤쌤’ 곁에 나타나서요.”

     하더라도, 위에서 소개한 그는 훌륭한 나의 뮤즈였다오. 나한테 종이책 한 권 이상의 수필작품을 적도록 하였으니.

     나의 뮤즈, 눈물 머금고, 나는 새로이 얻은 그대한테로 ‘훽’ 돌아설밖에.

     이제 말하지요. 어제 그대는 나한테 이러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오. 그대가 몇 차례 나한테 경고하였고(?), 무척 싫어한다는 사신(私信) 공개 내지 공유이긴 하지만... .

 

    <ㅎㅎ 잘 하셨네요. 무게도 줄이고 선심도 좀 쓰시고... .너무 무거우면 혼자 못 드니까요. 배추재배에 공들이신 그 정성은 그 어떤 것으로도 갚을 수 없겠지만, 막걸리라도 사서 보낼까 싶은데요, 보존기간 짧아 많이 못 사겠고, 다른 것 있으면 그걸 선물로 사 드리면 어떨까요?>

   

    이내 나는 그대께 답했다오.

 

    < 다 사양해요. 나는 내 한평생, 아주 중한 ‘기린아’ 인 그댈 찾은 것 그 하나만으로도 만족해한다오. ‘싹아지’가 제대로인 ‘가시내’를 하나 알게 된 것만으로... . 무 청 작업 막 끝냈다? 내내 니만 생각했다? 이 ‘바보 할배’가 또 뜨거운 눈물이다? 오늘 숙제(?) 못 할 것 같애.. 대신, 이 음악은 바쳐야겠어요. 제 지금 심정인 걸요. 인터넷에서 찾아서 곧바로 ‘링크’시켜 부쳐드릴 테니... .>

 

   이어서 나는 그대께 다시금 문자 보냈다오.

 

    <이 음악은 온 가슴으로 들어주어요. ‘나, 그대만 생각해, 내 사랑’이라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나니’생애를 다룬 영화의 OST. ‘데이비드 가렛’의 바이올린 & ‘니콜 세르징거’의 성악. 그리고 다시 말해요. 본디 ‘팔랑개비’인 내가, 그대 곁에 얼마나 더 머무를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그대 곁에 머무르는 동안, ‘데비 분’의 ‘ You light up my life’는 내 미천한, 그대 향한 마음, 그 사랑의 주제곡이라오.>

 

    이어서 나는 그대께 이런 문자 메시지를, 마치, 그대가 요즘 자주 다루고 있고 스트레스 종종 받는다는 그 문서의 ‘따로붙임’처럼 이렇게 딸려보냈다오.

 

     < 난파선인 내가, ‘oo항구’에 피항(避航)해 닻을 내리고 있는 동안, ‘데비 분’‘You light up my life’와 ‘데이이드 가렛’& ‘니콜 세르징거’의 ‘ 나, 그대만 생각해, 내 사랑’만이라도 기억하여 종종 그 음악들 즐겨 들어주셨으면... .>

 

    내가 새롭게 얻은 뮤즈,

    나는 위 메시지들 나누기 이전에 이러한 문자 메시지 보낸 것도 기억하오.

 

     <Kg 오버로, 우편취급소 안주인만 좋아졌다? 배추 두 포기 줬다? 그들 내외는 내 고향 청송 사람들. 참 잘 되었지 뭐. 일부러 알 덜 찬 것으로 부쳤다? 무게 감안해서. 팁 하나. 택배 한도 무게가 30kg이래요. 해서, oo뮤즈를, 나는 우체국 택배로는 도저히 받을 수 없을 듯. 곧 농막으로 돌아가서, 이 댁 저 댁 아내와 함께, 승용차로 배추 배달하느라 미뤄뒀던 ‘농주 마시기’를 해야겠어요. 잔업(殘業) 할 끼다? ‘무 청 자르기’ 및 ‘시래기 원두막 그늘 빨랫줄에 널기’. 그래야 후일 내 ‘고운 이’한테 시래기 부칠 수 있을 테니... .>

 

     내가 이번 글에서 도저히 빠뜨릴 수 없는 사항. 그대는 그 무거운 배추 택배박스를 우편취급소로 들고 갈 나의 수고를 예견하여, 여태껏 한사코 사양해 왔다는 사실. 거기에다 그대는 농심(農心)을 익히 알아, 이런저런 보답을 하고자 애썼다는 점. 해서, 이번 학기 그대의 <문학개론> 과목 학점은 ‘A+’.

 

   ‘ 그대, 제발 나를 더는 감동시키지는 마. 밤을 새워가면서까지, 내가 적은 신작 수필작품들 가운데에서 ‘꼬인 문장’ 따위를 ‘돼지꼬리 땡땡’하는 것만으로도 업어주고 싶은데... .’

 

 

   작가의 말)

 

   이 글의 주인공 덕분에, 그나마 나의 글짓기 감각은 ‘겨우겨우’ 이어오고 있다. 업어주어야 할 판.

그곳 전주의 고(故) ‘김학(金鶴)’ 수필작가님이 이렇게 그리울 수가 없다. 나의 홍보대사였던(?) 그분의 부재가 나를 패닉상태까지 몰아넣었는데, 샛별처럼 등장한 이 글 주인공. 지금까지는 그런 대로 잘 버텨오는데, 그도 그 많은 이들처럼 나의 수필폭탄에(?) 지쳐서, 팽팽하게 잡았던 그 줄다리기의 줄을 놓아버리면, 나는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 테지.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