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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얻은 나의 뮤즈(muse)께(24)- 편히 쉬어요, 내 사랑 -

윤근택 2023. 5. 29. 12:50

      새롭게 얻은 나의 뮤즈(muse)께(24)

       - 편히 쉬어요, 내 사랑 -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칼럼니스트)

 

 

    나의 뮤즈,

    우선, 나의 우울한(?) 가정사적 이야기 들려드려 죄송하오. 그러함에도, 그대는 남의 속사정 헤아려, 위로의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왔소. 그리고 정년퇴임 6개월 여 앞둔 상태에서 이런저런 어려움 있어, 무사히 퇴직을 할 수 있을까 고민에 빠져 있다는 소식. 우리네는 군대생활, 직장생활 하는 동안 늘 말하곤 하였다오.

   “(제대) 말년에는 몸조심하여야 한다. 떨어지는 잎사귀 한 장, 즉 낙엽 한 장에도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도 하루라도 더 산 나는, 그대께 위로와 격려가 될 말은 있다오.

    ‘그 또한 지나가리라(this,too,shall pass away).’

    이스라엘 정복의 왕 다윗이 연전연승 승리기념으로, 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보석 세공업자한테 일러, 승리 기념 손 가락지를 치게 했지요.그리고 거기에다 문구를 새기게 했다는 거 아니오. 세공업자는 고민 끝에, 지혜로운 왕자 솔로몬을 찾아갔고... 솔로몬 왕자는 그에게 일러, 그 글귀를 음각(陰刻)토록 하였다지 않소? 그 글귀는 지혜가 머무른다오. 동양식으로 말하자면, ‘인생사 새옹지마’가 되지 않소? 전쟁을 치르다보면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다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와도 맥을 같이하고 말이오. 또, '비틀즈'의 명곡인 ‘Let it be(그냥 내비 두. 그냥 내버려두렴.)’과도 통한다오. 그리고 ‘IL Mondo(세상은 저절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잘도 돌아간다는 내용의 가사로 된 이탈리아 명곡임.)도 같은 맥락. 하오니, 그대는 향후 평생 월급인 공무원연금만 하여도 여생을 무난히 살아갈 수 있을 테니, 안심하시오.

    나의 뮤즈,

    지금부터는 일전에 그대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날린 걸 그대로 옮기려하오.

   < 아름다운 연휴 이어가세요. 님 위로해요. 건강도 아니 좋다는 분. 난제와 난마(亂麻)와 마주쳤다니... . 고마워요, 제 문자 메시지 꼬박고박 읽어주시어서요. 작가인 저한테 그리하시는 점이 큰 힘이 되어요. 어얼리 버드(Early Bird)인 윤쌤. 어제는 비번. 오전에는 관리기를 부려, 들깨모 부을 밭자리 로터리작업. 그런 다음 들깨씨를 엄청 흩여뿌리기 하였다오. 연일 비가 온다기에,때맞추어서요. 오후에는 맞교대자 경비원이 숙모 상(喪)을 입어 강원도 동해로 가야한다기에, 대리근무 자청. 해서, 이틀 곱빼기로 경비실.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다 안쳤어요. 이 이른 아침에요. 쌀을 씻다가 또 영감. 어느새 우리네는 쌀을 ‘일지’ 않는다는... . ‘일다’ 라는 어휘와 함께 그 ‘일기’의 필수도구였던 ‘조리’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는... .날로 진화하는 우리네 삶. 아궁이, 가마솥, 빨래터, 길쌈 등등도 국어사전에나 남을 유산들. 여자들, 아니 여성들만 살기 좋아진 세상. ‘여성상위 시대’는 남정네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이룩된 위업. 그 배려와 시혜를 잊지마소서. 실은, 그대가 30~40년 고위 공직자 지위에 오를 때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던 힘도 남정네들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이라오. 전기밥솥, 전기세탁기, 인조섬유 등을 발명치 않았더라면 가능했겠소? 사실 그러한 발명품을 개발한 남정네들은, 각각 자기 부인을 비롯한 가족한테 돈을 더 많이 갖다주려 애썼던 결과 아니겠소? 어쨌든,‘여성 평등’ 내지 ‘여성상위’는 남정네들의 배려 내지 시혜의 산물이라오.

   나의 뮤즈,

   이러한 잡다한 생각이 이미 퍽이나 어우러져 글이 될 듯. 수일 내에 적어서 바치려하오. 그대께 써서 바쳐야지 벼르기에, 나의 창작열은 식을 줄 모른다오. 감사하오.

   나의 뮤즈,

   내일은 새벽에 퇴근하여 대두(메주콩) 씨앗을 종자 소독약에 불려야겠소. 콩도 모를 내어 이식하면, 일손도 덜고 아주 효율적이라오. 그렇게 하면, ‘가뭄에 콩나듯’이란 우려를 말끔히 거둘 수 있다오.>

   나의 뮤즈,

   35세로 생을 마감한 모차르트의 유작(遺作) 오페라 <자이데>에서, 주인공 '자이데' 공주가, 자기와 마찬가지로 술탄의 포로가 된 연하의 노예이자 연인이 된  '고마츠'를, 풀밭에서 쓸어안고 부르는 애절한 아리아로 이 글 맺으려 하오.

    ‘ 편히 쉬어요, 내 사랑.’

     나의 뮤즈,

     그대한테 또 연서 쓸 테요.

 

 

   작가의 말)

   나의 뮤즈께서는,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서 읽어주시길. 이제부터는 그댄 나의‘The only’라오. 더는 ‘동시 상영’ 없다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