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작

홀애비꽃

윤근택 2024. 2. 4. 14:15

부족한 부분은 님들께서 '꽉꽉' 채워서 읽어주세요.

저도 이젠 지칠 대로 지쳤어요.

전통적 수필작법(사실 어느 스승 모시고 공부한 적도 없지만)에 진력이 나요.

다들 그렇고 그런 이야기.

40여 년 독학으로, 글짓기 익혀온 저.

이젠 이런 글밖에 .

종이책으로 따지자면, 50권도 넘을 작품을 적어온 저.

부디, 아름다운 나날!

 

                                             

                                                                     홀애비꽃대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내가 지어, 본인의 블로그인 ‘이슬아지’에 올린 5,000여 수필작품들(종이책 기준, 50권도 넘을 것이다.) 가운데에는 아내, ‘차마리아님’에 관한 글도 많다. 내가 800여 평 ‘만돌이농장’과 ‘밭 이웃들’이 버려둔 1,000평여 농토에서 관심을 두는 사항은, 수확 내지 수확량 내지 ‘쩐’인데 비해, 차마리아님은 아랑곳 않고(?) 정서함량, 즉 꽃가꾸기와 화단꾸미기에 관심이 더 많은 편. 사실 그러한 일로 말다툼하기도 하지만... . 아내는 돌둑을 쌓고, 무수한 옹기를 뒤집어놓고, 오솔길을 만들고... 어디에서 구해 오는지, 들꽃 모종 등을 온 데에다 심곤 한다. 아내가 그러한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피아노의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리차드 클레이더만(1953~, 프랑스)’의 연주곡인 < 야생화>를 즐겨듣곤 하였다.

   잠시.“쉿!”. 사실 애독자님들 여러분과는, 아내 몰래, 비밀스런 이야기를 ‘덤’으로 전해드린다. 그도 자존심 있을 테니... . 아내 그처럼 야생화 포기나누기, ‘유목(幼木) 분양받기’ 등의 방법은 일찍이 내가 넌지시 일러주었다는 거 아닌가. 이는 삶의 슬기이니, 다들 명심하시길. 이 글 전체가 이것 하나 ‘삶의 슬기’를 애독자님들께 드리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리. 유목 등을 어느 댁에서 분양해 오시려면, 일회용종이컵· 두루마리 화장지· 물· 설탕 등을 미리 준비하시길. 일단, 조심스레 실뿌리까지 다치지 않게 캔다. 두루마리화장지로 그 실뿌리를 정성스레 감싼다. 종이컵에 그렇게 싼 유목을 우겨넣는다. 설탕물 또는 사이다를 종이컵에 적정하게 붓는다. 당분,당분! 그러면 댁에 오실 때까지 깔끔.

   차마리아님이 이 농장을 가꾸는 동안 20여 년  우리 ‘만돌이농장’에 그처럼 차례차례 데려온 꽃나무들과 야생화는 그 종류가 제법 된다. 그는 그것들을 군데군데 무리지어 심어두어, 이 골짝을 숫제 꽃동산으로 만들어버렸다.

  곧, 봄은 기어이 올 테고, 봄의 전령사인양 ‘깽깽이풀’부터 아내의 야생화들은 꽃을 피우리라. ‘깽깽이풀’은 한약재로서‘황련(黃蓮)’으로 부르는 야생화. 희귀멸종 보호종으로 알려져 있다. 살짝. 이곳 골짝에는 제법 자생한다? 그밖에도 내가 알고 지내는 아내의 야생화 이름들은 꽤 된다. 개불알꽃· 노루오줌· 윤판나물 ... 병아리꽃나무·섬초롱·홀애비꽃대.

    다 좋은데, 다 좋은데, 다 좋은데... .‘  ‘홀애비꽃대’만은 퍽 유감이다. 내 아내는 군데군데 무리지어 심은 그 들꽃이름이 ‘홀애비꽃대’인 줄을 알고나 지내는지? 하기야,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기로 당해 식물의 실물사진을 찍어, 이내 그 식물이름을 알아내는 신통력을(?) 보인다. 스마트폰의 기능 가운데에는 그러한 ‘어플리케이션’도 있는 모양. 연세(?) 일흔 하나이며, 나보다 세 살 위인 그 양반이 나와 달리, 그것까지 알고 지낸다는 점은 존경스럽고... .

   잠시. 이 글 완성도를 더하고자, 책꽂이에서 대한민국 농학도들을 위한 전문 출판사인 ‘鄕文社’간행, 1974년판 <樹木學> 제 11쪽을 다시 펼친다. 참고적으로, 이 교재는 당시 77학번이었으며, 국립대학교인 충북대학교 농과대학 임학과(林學科) ‘(등록금)전액 장학생’이었던 나의 필수 전공 과목 교재. 여담. 이 교재는 내 일생일대 늘 가까이 하는... . 이  책 11쪽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명명법’>향명(鄕名)’

   1) 습성 : 물오리나무·눈주목·갯버들·바위말바도리

   2) 고유의 특징 : 가문비나무·분비나무·주목·물푸레나무·생강나무·작살나무·층층나무·회솔

   3) 産地 : 설악눈주목·백운물푸레나무·남해배나무·금강송·금강조팝나무·속리말발도리

   4) 용도 : 향나무·오리나무·약밤나무·피나무

   5) 전설 : 나도밤나무·너도밤나무

   6) 외래어 : 플라타너스(버즘나무)·사꾸라(벚나무)·모미지(단풍나무)·참중나무 >

 

 

   존경하는 나의 애독자님들이시여! 사실 나는 이미 모든 이야기 압축하여 위에서 다 적었다. 위에서 밝혔듯, ‘홀애비꽃대’는 위 제 2의 ‘(그 꽃 피우는) 습성’에서 생긴 이름이다. 다들 나머지는 인터넷 등을 통해 공부하시길. 다만, 그 이름이 다소 가슴 아프다는 거. 왜? 우리네 모든 남정네들은 잠재적인 ‘홀애비’이다. 아내와 한날한시에 숨을 거두지 않으면, 다들 홀애비가 된다는 것을.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기혼 여성들은, 할매들은 잠정적인 과부. 해서, 님들도 모두‘과부 꽃대’  내지 ‘옥녀봉 꽃대’이다.

  나보다 세 살 위이고, 나이 칠십 하나인 아내, 차마리아님. 왜 하필이면 그 야생화를 내 농장, ‘만돌이농장’ 둘레에다 무리지어 군데군데 심어두었을까.

 

 

     작가의 말)

     죽는 그날까지 쓰는 게 제 몫. 이는 제가 40~50년 습관적으로(?) 해온 일.

     또 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

     이 글도 나의 영원한 뮤즈이시며 나의 영원한 연인이신 님께 바쳐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