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택 2017. 1. 21. 01:30

 

                                                      문장수련(8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이 ‘문장수련(82)’를 적기에 앞서, ‘문장수련(81)’에 이어 다음과 같이 다시 밝혀둘 게 있다.

   나는 몇 해 전에 세례를 받은 ‘천주교인’이다. 그리고 지난 연말 ‘어버이 성경대학’을 졸업한 이다. 4년 동안 매주 목요일 한 차례씩 수녀원에서 성경을 공부하는 일이었는데, 실은 직장관계상 격주 간격으로 강의를 들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마저도 농땡이를 치느라 결강한 적이 많다. 이에, 참다못한 우리의 근엄한 교수, ‘황 마리스텔라 수녀님’이 나를 따로 불러 숙제를 내었다.

   “윤 요셉 형제님, 도대체 졸업을 하실 겁니까? 마지막 기회를 드릴 테니, 이번 마지막 겨울방학 동안에 성경 가운데 맘에 와 닿는 성경구절을 적으시되, 작가답게 ‘묵상 글’을 곁들여 적어 졸업식날 성전(聖殿)에 즉 하느님께 봉헌(奉獻)하세요.”

   해서, 성경 구절구절을 노트에 적어대기 시작했는데...

   ‘도대체, 이럴 수가?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였다는데, 이번 개정판 성경개정 작업에도 무려 26인의 전문가가 참여했다는데... .’

   이 무슨 이야기냐고? 내가 익힌 ‘문장기술론(文章技術論)’의 잣대를 갖다대니, 성경 문장에 결함이 의외로 많더라는 말이다.

   해서, 위험(?) 무릅쓰고 내 나름대로 발견한 부분을 앞으로 몇 차례 이 ‘문장수련’ 시리즈물에 갈라 싣고자 한다. 벌 받을 준비도 되어 있다.

 

                섬기는 사람이 되어라(루카복음 22장 24절~ 27절)


    사도들 가운에서 누구를 가장 높은 사람으로 볼 것이냐는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졌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민족들을 지배하는 임금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민족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자들은 자신을 은인이라고 부르게 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이냐, 아니면 시중을 들며 섬기는 이냐? 식탁에 앉은 이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ㅇ 문장성분의 무리한 생략은 뜻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섬기는

☞ 목적어(‘남을’ 혹은 ‘누구를’)를 삽입함이 좋겠다.

☞ 남을 섬기는

☞ 누구를 섬기는

 

ㅇ 접속사의 쓰임 부적절에 관해

 

* 문장구조상 순접(順接) : ‘그래서’, ‘그러니’ 따위

* 문장구조상 역접(逆接) : ‘그러나’

②그러나

* 문장구조상 ‘그러나’는 순접이 아닌 역접임. 그러니, 바로 앞 문장 가운데 ‘식탁에 앉은 이’는 예수님 자신이며 스스로 ‘높은 사람’임을 암시.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인 듯함.

 

                        끊임없이 간청하여라 (루카복음 11장 5절~8절)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주게. ③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하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④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ㅇ 모호한 구문(構文)은 난해케 한다. ‘수식관계가 불분명한 문장구조도 난해케 한다.


‘③내 벗’과 ‘④ 벗’이 동일인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밤중에 찾아간 이’와 ‘그 집 주인’과 ‘벗’ 사이임을 나타내는지 헷갈림.

예) 내가 좋아는 울릉도의 김양.

1)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울릉도?

2)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김양?

내가 좋아하는, 울릉도의 김양?


쉬어가기)

가) ‘문장의 난해성’ 요인

 

ㅇ 문장 성분의 무리한 생략

ㅇ 문장 성분의 호응 여부

ㅇ 긴 도미문(掉尾文)

ㅇ 부적절한 어순

ㅇ 균형 잃은 병렬

ㅇ 문장 성분끼리 지나친 거리

ㅇ 모호한 구문(構文)

ㅇ 부적절한 조사, 어미, 단어 사용

 

나) ‘비논리적인 문장’의 요인

 

ㅇ 부적절한 접속 관계

ㅇ 장문(長文)이나 도미문

ㅇ 성분간의 부적절한 호응이나 성분의 생략


                                      재난의 시작 (루카복음 21장 7절~19절)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⑤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 가지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⑥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⑦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앞서,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대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⑧그리고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ㅇ 부사와 형용사

 

⑤가까웠다

가까이 : 용례) 네 가까이 내가 왔다.(부사)

가깝다 : 용례) 여기에서 영천은 내 고향 청송보다 가깝다.(형용사)

☞ (때가) 가까워졌다.

☞ (때가) 가까이 왔다.

 

ㅇ 쉼표의 기능 15개 가운데에서, ‘절(節)과 절 사이에는 쉼표를 친다.’는 규정에 관해

 

예문) 까마귀 날자,(종속절) 배 떨어진다.(주절)

⑥듣더라도 ☞ 듣더라도,

⑦벌어지겠지만 ☞ 벌어지겠지만,

 

ㅇ 접속어(그리고, 그러니, 그래서, 그러나 등)의 쓰임에 관해

 

  -그리고 : 순접의 접속어

  -그러나 : 역접의 접속어

⑧그리고 ☞그러나

* 바로 앞 문장에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하고 적고 있으니, '그러나(그렇더라도)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고(영생할 것이다).’가 옳다.

 

쉬어가기)

 

문맥 접속의 유형 : 단락짓기와 맞물려진 사항임.

 

ㅇ 순접문맥 : 그래서, 그러기에, 그러니, 그러므로, 따라서, 그런즉, 해서, 즉, 말하자면, 왜냐하면 등.

- 그래서: 원인, 결과, 이유, 귀결

- 즉 : 부연설명

- 왜냐하면, : 이유, 귀결

ㅇ 역접문맥 : 그러나, 그렇지만, 그렇더라도, 그래도 등.

* 전면 부정, 부분 부정의 문맥 이끈다.

ㅇ 대등, 병렬 문맥 : 및, 혹은, 또는, 또한, 이에 반해서 등.

ㅇ 보충, 첨가 문맥 : 단, 더욱, 그 위에, 게다가, 뿐만 아니라 등.

ㅇ 화제전환 문맥 : 그런데, 그러면 등.

ㅇ 비유, 예시 문맥 : 예컨대, 이를테면, 비유컨대 등.

ㅇ 요약 문맥 : 요컨대

ㅇ 선택 문맥 : 또는


(도식화)


그는 좋은 사람이다.

- 그래서 따르는 사람이 많다. (순접)

- 말하자면, 성품이 온화하다.(순접)

- 그러나 결단성이 부족하다. (역접)

- 또한, 재주가 많다. (역접)

- 더욱이, 인상도 호감이 간다.(첨가, 보충)

- 그런데 키가 큰가? (화제전환)

- 또는, 학식이 많다고 알려졌다.(선택)

- 예컨대, 아무리 사나운 사람이라도 배척하지 않는다. (예시)

- 마치, 착한 사마리아 사람과도 같다.(비유)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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