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련(91)
문장수련(91)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이번 호에는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부쳐오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1. 원문
병신년과 정유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박ㅇㅇ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우리글의 맞춤법 중 띄어쓰기를 잘 못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전달된다는 대표적 예문이 이 문장이다.
같은 문장인데 띄어쓰기를 한 군데 바꾸면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데 요즘에는 신조어(新造語)가 난무한
다. 예를 들면 화백은 화려한 백수. 장로는 장기간 노는 사람, 등 많고도 많다. 띄어쓰기 정도가 아니라 끼어
맞추기까지 한다.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표현도 있다.
“병신년은 가고 정유라는 년이 새해에 온다.”
이런 말이 항간에 떠돈다. 원래는 ‘병신년(丙申年)은 가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온다.’를 이렇게 듣기 거
북한 저질 신조어로 만들어 웃음거리로 삼는다. 어쩌면 당해도 싸다는 말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행동이 적절치 못했기에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어 병신년 취급을 당
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라가 온통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시끌벅적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특히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그 다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다가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8명 전원일치의 탄핵인용으로 재판은
끝났다. 한때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어 깨끗하고 일 잘한다면서 칭찬이 자자하더니 만, 이제는 언제 그랬던
가 싶게 막말을 퍼부어댄다.
트집이 아니라 자질 또한 의심이 간다. 대통령 사과문에서도 밝혔듯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아 스스로 경계의 담을 낮추었다.”라고 했는데 이는 큰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을 누가 시켰는가? 강남의 한 아주머니가 아닌 국민이 뽑아준 것이기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동등한 보은
대상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사적으로 편중된 행위를 한 것이다.
왜 우리나라는 퇴임을 한 뒤 추앙받는 대통령이 없을까? 한탄스러운 일이다. 초대부터 18대 대통령까지
망명, 흉탄에 맞아 서거, 감옥, 절로 유배, 자살 등으로 불행한 최후를 마친 대통령이 대부분이다. 역대 대통령
들이 재임 시에도 측근들 때문에 말이 많았다. 형, 동생. 아들 등이 부통령이란 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 박근
혜 대통령은 강남 아줌마 치맛바람에 장단을 맞추는 격이 되었다. 앞서 대통령들이 측근들의 간섭. 조언을 들
어왔기에 그것도 관행으로 알고 죄의식 없이 행동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번 일이 터진 뒤 박 대통령은 날마다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듣기 거북한 욕과 질타, 계속되는 촛불시위,
특검 및 헌법재판소 결정의 기다림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형국에 사실상 헌재에서 기각이
나 각하가 되었다 해도 이미 떨어진 위상과 권위를 회복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이지만, 선친까지
매도되는, 쉬운 이야기로 가문에 먹칠을 하게 된 꼴이다. 정말 난감한 일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정유라를 덴마크 경찰이 체포했단다. 병신년은 가고 정유라는 년이 새해에 온다더니 맞
는 말인가? ‘재력도 실력’이라는 콧대 높은 정유라 양 때문에 학계의 명사들이 수갑을 찼다. 어느 기업은 정양
을 위해 수십억 원을 쏟아 부었다. 뻔한 시합 점수 결과에 등수가 뒤바뀌어도 아무 말도 못했다 한다. 같이 운
동한 다른 학생들의 열등감과 위화감 조성의 피해는 누가 채워 줄 것인가? 자격 없는 자의 입학으로 선량한
다른 학생은 불합격이 되어 인생행로가 바뀐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세월이 가면 치유가 되겠지만, 차분히 기다릴 수가 없다. 현안으로 긴장 상태의 남‧북 문제, 경제 불안, 특
히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제재 등은 외국에서도 우려하는 것처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제
는 헌재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동안 찬반으로 갈라진 민심을 하루 빨리 한마음으로 화합해야 한다.
그리고 본연의 자세로 복귀하여 실추된 대한민국의 위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2017.3.13.)
2. 윤근택 수필가가 고쳐본 글
‘병신년’과 ‘정유년’
* 이웃하는 어휘들로부터 두드러지게 하는 작은 따옴표(‘ ’) 처리. 즉, 드러냄표[방점] 대용의 작은따옴표 처리.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박ㅇㅇ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와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대.’와 ‘아기 다리 고기 다리 던 그대.’
우리글의 맞춤법 중 띄어쓰기를 잘못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전달된다는 대표적 예문이 바로(‘강조’를 위한 어휘 삽입.) 이 문장들이다. 이처럼 같은 글자수임에도, 띄어쓰기를 한 군데만 바꾸어도 뜻이 확 바뀌고 만다. 띄어쓰기 임의조작(?)은 한낱 고전(古典)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케케묵은 것일 따름이다. 날마다 생겨나는 신조어(新造語)에 어리둥절해 할 지경이다. 실로, 신조어가 난무한다. 예를 들면, ‘화백’은 ‘화려한 백수’요, ‘장로’는 ‘장기간 노는 사람’이요, ‘~~는 ~~~한 사람'이다. 이처럼 띄어쓰기 정도에 그치지 않고, 숫제 ‘끼워 맞추기’까지 한다.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표현도 더러 있다.
“ 병신년은 가고, 정유라(라는) 년이 새해에 온다.”
이런 말이 항간에 떠돈다. 본디는 “ ‘병신년(丙申年)’은 가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온다.” 이겠지만... . 참으로 기발하다. 마치 <정감록(鄭鑑錄)> 등 예언서에나 적혀 있음직한 이 말. 다소 듣기에 거북한 듯도 하지만, 이 신조어는 시대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니 다시 한번 탄복할 따름이다. 새겨보노라면, ‘병신년’은 대통령 같지도 않았던 전직 대통령 ‘박 아무개’씨에 딱 맞아떨어지고, ‘정유라’는 국정을 농단해왔던 ‘최순실’의 딸이니... . 그 박아무개는 공교롭게도 탄핵 당했으며, ‘정유라’는 곧 해외도피생활에서 강제 입국 당할 처지이니... . 위 문장이야말로 문장수사법상 ‘중의법(重義法)’이니, 다시 한 번 탄복할밖에! 아무튼, 그들은 당해도 싸다는 말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행동이 적절치 못했기에,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어 ‘병신년’ 취급을 당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라가 온통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시끌벅적했고 지금도 재판은 진행 중이다. 특히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그 첫 번째는, 그들 정치 무리들이 탄핵 예행연습을 했고, 또 그 당시 그들은 희희덕대며 전직 대통령을 조롱했다. 그러더니 부메랑이 되어 자기네 무리들이 온통 폐족 신세가 되었으니,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인 것이고.
그 다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다가 2017년 3월 10일 드디어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의 탄핵인용으로 재판은 끝났다. 한때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어 깨끗하고 일 잘한다면서 칭찬이 자자하더니만, 이제는 언제 그랬던가 싶게, 그를 뽑아주었던 우민(愚民)들은 그를 향해 막말을 퍼부어댄다. 이러한 걸 두고, ‘염랑세태(炎凉世態)’라고 한다는 것을.
(이하 작업 생략함.)
윤근택 수필가의 나직한 충고)
진정한 글쟁이가 되는 데는 참으로 오랜 훈련이 필요한데요.
물론, 작가는 현실을 고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상(現象)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상황을 예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마치 선지자(先知者)처럼 선각자처럼. 모름지기, 작가는 혜안(慧眼)을 지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윤근택 수필가는 이러한 일(?) 발생할 걸 예견하고 몇 해 전 적은 글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 그리고 하나 더 빠뜨릴 수 없는 충고는요, 위의 글은 '글의 성실성('윌리엄 와트'가 주장한, '좋은 글 12개 척도' 가운데 하나임.)'이 꽤나 결여된 듯하네요.
'성실성'이란, '자기다운 글을 정성되이 쓰는' 걸 이르는 말입니다. 위 글은 성실성이 부족하다
보니까, 자연히 그 깊이도 부족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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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항에서 - 추천[0] 윤근택 블라디보스톡항(vladivoskok港)에서 윤근...
특히, 이 부분 읽어보시길... .
<사랑하는 당신,
이제 나는 ‘독수리 둥지(orlinoye Gnezdo山)’란 야트막한 언덕에 오릅니다. 이곳에서는 ‘졸라또이 로그만(-灣)’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시가지도 한 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높고 나지막한 언덕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 마치 당신이랑 함께 가 보았던 나폴리를 연상케 하는군요. 이러한 아름다운 곳에 그러한 우리 민족의 아픔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1937년 독재자 스탈린이, 이곳으로 와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우리네 착한 유민(流民)들을 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다는군요. 빨갱이 페인트로 덧칠을 하여서요. 빨갱이가 빨갱이 페인트를 남한테 덧칠했다는 거 웃기지 않아요? 고국에서 늘 듣던 그 빨갱이 타령이 벌써 그때부터 이곳에 있었다니 더욱 우스꽝스럽죠? 사실은 이 곳 블라디보스톡과 이 도시가 속한 연해주가 3.1 기미독립의 진원지였다는 사실. 이 블라디보스톡의 ‘신한촌’ 농부들은 3.1운동을 물심양면 지원했다고 해요. 지금은 그저 장사 목적으로 이곳에 와 사는 한인(韓人)들과 그들이 경영하는 한식집, 여행사 등이 고작이지만요. 당시 우리네 조상들 가운데는 고국의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이 이곳에서 살았대요. 그것도 흙을 파먹고 산 무지렁이 농부들이었다니, 가상하지 않아요? 존경스럽지 않아요? 그런데 내가 떠나온 고국의 작금 사정은 어떠해요? 일본제국주의에 빌붙어 호의호식했던 이들과, 그들 후손들이 대를 이어가며 호의호식하지 않던가요? 흔히들 말하는 기득권 세력들 말이에요. 그들은 끝끝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해요. 동족의 가슴에다 총부리를 겨누던 이들이 돌변하여 애국자인 양 행세하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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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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