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음악 이야기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56)

윤근택 2017. 7. 31. 21:19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56)

- nocturne(야상곡)의 창시자-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일전 나는 어느 여성 애독자한테, 노르웨이 출신 뉴 에이지 뮤지션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의 히트곡인 ‘Secret garden’을 음악선물로, e메일을 통해 부친 바 있다. 그랬더니, 그는 답신을 보내왔다. 자기는 교회에서, 밤에, 딸들을 위해, 시크릿 가든의 곡인 ‘Nocturne’을 피아노로 연주 선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평소 그의 음악적 재능 등을 알고는 있었으나, 그 곡을 교회에서 그 시간대에 연주했다니 놀랍지 않은가. 뭔가 짚이는 게 있어, 이 호기심 많은 농부 수필가는 이내 파고들게 되었으니... .

쇼팽은 여러 편의 야상곡을 적었고, 그 곡들은 내 귀에 너무도 익숙하며, 하나같이 감미롭다는 것도 알고 지낸다. 그러나 쇼팽이 야상곡의 창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오늘에야 새롭게 알게 되었다. , 그 애독자가 하필이면 시크릿 가든의 그 야상곡을 그 어느 곳도 아닌 교회에서, 밤에, 딸들을 위해 연주했던 데는 다 까닭이 있었음을. 이따가 다시 밝히겠지만, 본디 야상곡은 교회에서 연주되었던 음악 장르였기에... . , 그 곡은 본디 시크릿 가든의 순수 창작물이 아니라, 편곡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위키백과가 전하는 사실을 거의 그대로 옮겨다 붙이련다. 내가 요즘 들어 자주 쓰게 되는, ‘꼴라주(collage) 수필형태를 또 취하겠단 뜻이다.

<쇼팽의 야상곡 중 대표작은 Op.9 no.2. 녹턴(프랑스어: Nocturne, 라틴어: nocturnus), 또는 야상곡(夜想曲)은 주로 밤에서부터 영감을 받은, 그리고 밤의 성질을 띠는 악곡의 장르이다. 역사적으로, 녹턴은 중세시대 아침예배나 결혼식 때 쓰여 왔던, 오래된 단어이다. (중략)

녹턴은 19세기 때 주로 피아노 독주용 음악으로 번창하였다. 아일랜드 출신의 작곡가 존 필드((Field, John;1782-1837) 가 최초로 야상곡을 작곡했다. 존 필드는 주로 아르페지오와 칸타빌레식의 멜로디, 그리고 기타 같은 반주 스타일을 반영한 야상곡을 작곡하였고, 최초의 야상곡 작곡가이기 때문에 녹턴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야상곡 작곡의 선구자는 존 필드이지만, 가장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야상곡 작곡가는 21개의 야상곡을 작성한 프레데리크 쇼팽이다. (중략)

야상곡은 종종 평온하고, 표현력이 풍부하고 서정적이고, 간혹 우울하거나 음침한 느낌이라는 인상을 주로 주지만, 많은 야상곡들을 보자면 이 외에도 다양한 감정의 표현이 있다. (중략)

서정적인 멜로디와 단순한 패턴의 반주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필드의 녹턴에서 더 나아가 쇼팽은 그 개념을 한 층 더 높였다. 그는 기존 갖고 있던 녹턴의 특징에 비화성음의 사용, 리듬 변형, 자유로운 전조 등 다양한 요소들을 접목시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냈으며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녹턴의 형태로 만들어 주었다.>

 

내 소개가 다소 장황했다. 위에서 하나 낚아챈 존 필드’. 이제 나는, 농부 수필가인 나는, 그를 뒷조사할(?) 일만 남겨둔 셈이다.

존 필드.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런던으로 이주한 후 작곡가 무치오 클레멘티의 제자가 되어 그로부터 작곡을 배운다. 18026월 스승인 클레멘티와 유럽 순회 공연을 시작하여, 마침내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는데, 18036월 클레멘티가 떠날 때 필드는 따라가지 않고 그대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정착하게 된다. 그는 남은 생애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보내게 된다. 러시아인 제자와 결혼하여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오가는 생활을 하다 결국 1821년에 모스크바로 이사하게 된다.

말년에는 알코올 중독과 그로 인한 암으로 고생하여 치료를 위해 서유럽을 방문하는데 런던 (1831), 파리 (1832-33),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공연을 가지면서 당시 유명 작곡가와 직접 만나게 된다. 마침내 건강히 크게 악화되어 1835년 가을 러시아 귀족의 도움으로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오게 되고 그의 마지막 야상곡들은 이 때 작곡됐다.

존 필드가 그의 마지막 야상곡을 작곡하던 시점에 쇼팽은 이미 초기 야상곡들을 작곡하고 있었다. 1832, 필드가 파리에서 콘서트를 열었을 때, 사람들은 당시 두 사람의 유사한 연주 스타일에 혹시 쇼팽이 존 필드의 제자가 아닌가 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의 연주에 쇼팽은 크게 감명받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제자에게 존 필드의 작품들의 악보를 주었다고 한다.

쇼팽처럼 필드의 주요 작품들은 피아노곡들이다. 7개의 협주곡, 피아노 소나타, 왈츠 등인데, 그 중 짧고, 시적이며, 서정적인 소품들을 모아 '야상곡'이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 (이상 네이버에서 따옴.)

사실 위와 같이 적고 보니, 내가 더 보탤 말도 없다. 그러나 수필작가로 행세하는 처지에서 이 말만은 해야겠다. 설령, 새로운 문예사조를 열지는 못하더라도, 모름지기 예술가는 독창적인 세계를 지녀야 한다는 거. 일개인의 수필작품들도 여러 장르여야겠다는... . , 그게 그거 같은 천편일률적인 작품이 아닌, 이채롭다거나 다채롭다거나 하는 작품을 빚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참말로, 역사는 1등만을, 창시자만을 기록한다는 거. 또다시 농부수필가가 쓰는 미술 이야기(14)’의 마지막 단락을 다시 아래와 같이 갖다 붙이는 걸로 이 글을 매듭짓기로 한다.

<하여간, 나는 괴짜 같은 미술작가들을 여럿 보아 왔다. 또다시 고() 백남준 선생의 살아생전 말을 떠올릴밖에.

“ Art is just fraud(예술은 사기다).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을 그냥 하기만 하면 된다.”>

 

당해 음악 듣기)

시크릿 가든의 녹턴(Secret garden nocturne)

시크릿 가든 - 아다지오 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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