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택 2017. 10. 31. 15:04

 

 

                                              비늘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어느 종족은 자신들의 특징으로 말미암아 멸종의 위기를 맞는 예가 있다. 코끼리들은 그 상아(象牙)로 말미암아, 물개들은 그 해구신(海狗腎)으로 말미암아, 거북이는 그 알의 최음성(催淫性) 또는 정력성(精力性)으로 말미암아 인간으로부터 포획되거나 살해되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 거북이 알에 관해서는, 내 작은딸애가 멕시코 연안에서 거북알 지키기해외봉사 활동을 다녀와서 알려준 사항이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신문에 이러한 기사가 떠 있었다. 그대로 옮겨보겠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세관은 중국으로 밀반출 하려던, 조개껍데기로 위장한 8톤의천산갑(穿山甲, pangolin)’비늘을 적발하였는데, 천산갑 비늘 8톤은 천산갑 16천 마리를 도살해야 할 만큼의 많은 양이라고 한다. 천산갑 비늘은 중국에서 고급 식재료로 사용되며 류마티스성 발열을 억제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약재로도 사용되며, 필로폰을 제조하는 데도 사용된다고 한다. 천산갑은 멸종 위기에 있어 보호 동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하여간, 미식가(美食家)들이 많은 중국인들을 말릴 재간이 없다.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 천산갑이란 동물에 관해 조금 더 보충해 드려야겠다. 학명은 Manis javanica 이고, 유린목 천산갑과에 속하는 포유류의 총칭이다. 주로 개미만을 먹는 117종의 작은 무리이다. 몸길이 3088, 꼬리길이 3588, 몸무게 4.539이다. 대개 암컷이 수컷보다 더 무거우며, 인도천산갑의 경우 거의 90가 더 무겁다. 머리··앞뒷다리 및 꼬리의 윗면은 솔방울의 비늘조각 모양으로 늘어선 골질(骨質)의 비늘로 덮여 있고, 비늘 사이에 짧은 센털이 나 있다. 몸의 아랫면은 비늘이 없으며 두껍고 유연한 피부 위에 드문드문 털이 나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지역에 분포한다. 최초의 화석이 에오세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이들 천산갑종(-) 가운데 말레이천산갑(M. javanica)은 몸길이 약 89이다. 낮에 활동하며 나무타기를 잘하지만 구멍파기는 서툴다. 동남아시아·자바섬·수마트라섬·보르네오섬·필리핀 등지에 널리 분포한다.

 한방에서는 귀천산갑의 비늘을 볶은 것을 천산갑이라 하며, 소종(消腫통락(通絡:맥이 잘 통하게 함통경(通經통유(通乳)의 효능이 있어 종기·젖부족·월경불순·지혈(止血:외과용) 등에 처방한다. 중국인들 가운데 일부 부유층의 사람들은 천산갑 즉, 그 동물의 비늘을 정력제로, 마약으로 삼고자 위에 소개한 신문기사대로 밀반입을 하곤 한다니... .

 다시 말하거니와, 천산갑은 특유의 비늘을 지녔고, 여러 가지 훌륭한 효능을 지녔기에, 그들 종족이 멸할 위기에 처한 것만은 확실하다.

 이제 내 이야기는 비늘에까지 외연(外延)을 넓힌다.

 비늘을 지닌 대표적인 동물은 물고기들이다. 물고기에 따라 그 비늘의 형태도 아주 다양함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코스민 비늘·경린(硬鱗순린(純鱗렙토이드 비늘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경린은 구아닌 화합물로 되어 있어 무지갯빛을 띠게 되고, 순린은 상어의 비늘이 대표적이며, 렙토이드 비늘은 동심원층이 추가되어 물고기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에 활용된다는 거. 대개의 물고기 비늘은, 자기 몸에서 물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고, 물의 저항을 약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여느 동물의 비늘과 마찬가지로, 환경과 포식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는 게 비늘이다. 그러한 물고기의 비늘이 횟집에 가면, 회칼에 의해 여지없이 긁혀 버려지게 된다. 그런가 하면, 돔의 비늘로 튀겨낸 도미비늘튀김은 맛좋은 요리라는 사실.

 이밖에도 비늘은 여러 생명체에서도 발견된다.닭을 비롯한 조류(鳥類)의 발목에도 비늘이 있다. 그 비늘은 깃털이 생겨난 이후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며, 일종의 발목보호 스타킹인 셈이다. 식물들 가운데에도 비늘이 두드러진 종()이 더러 있다. 것들 비늘을 인편(鱗片)이라고 한다. 곤충 가운데에 나비목[-]의 학명인 LepidopteraLepido-는 비늘 즉, ‘scale’을 뜻한다지 않은가. 인간 가운데에도 비늘을 잠시 가졌던 이가 있으니... . 그가 바로 바오로 사도(司徒)’. 그분의 본명은 사울(Saul)’이었다. 유대인 명성가의 자제였고, 로마시민권을 가지고 있어, 점령군마저도 함부로 체벌(體罰)하지 못하는 신분이었다. 고명한 율법학자 가믈리엘의 제자로 그리스 문화에 대한 교육도 받았으며, 열렬한 바리새이(Pharisee)였기도 하였다. 그러했던 그분은 대제사장의 명을 받들어,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그리스도 교도들을 잡으러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로 향한다. 그런데 날벼락 아닌 날벼락을 맞게 된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눈에 비늘이 생겨 맹인이 되어버린다. 그때 그분은 천상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그 순간, 그분은 개심(改心)하게 되었고, 사흘만에 눈에 씐 비늘이 벗겨져 앞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길로 그분은 바오로(Paulus)’로 개명하고, 예수님의 증거자가 되어 3회에 걸쳐 총 20,000km ‘대전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신약 성경의 많은 부분은 그분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바오로 없는 예수님을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다고 주장하는 신학자도 있을 정도다.

 비늘이 우리네 실생활에 그대로 적용된 예도 있다. 바로 지붕이다. 기왓장이나 함석이나 이엉으로 지붕을 이되, ‘비늘지어이게 된다. 그러면 빗물이 스며들지 않고 잘 흘러내린다. 마치 움켜잡은 물고기가 비늘 덕분에 매끄럽게 빠져 달아나듯.

 이제 두서없는 나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아야겠다. 많은 생명체가 지닌 비늘. 그것은 자신들한테 없어서는 아니 될, 케라틴 성분 등으로 된 신체 일부이다. 그러함에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네 인간들은, 자기 욕심으로 하여 그것을 훼손하게 된다. 위에서 이미 이야기하였지만, 천산갑의 비늘의 경우, 그 비늘을 얻고자 아예 그것들의 목숨까지 앗아대고 있으니, 아예 씨를 말려대고 있으니... . 이 지구는 만물(萬物)인 구성원들과 공존동생(共存同生)해야 할 거대한 사회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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