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작

대롱(42)

윤근택 2018. 11. 8. 06:28

                


                                                    대롱(42)

                                   -탯줄(umbilical cord)-

    

            

                                                  윤근택(수필작가/ 문장치료사/ 수필평론가)

 

   우선, 내가 이미 적어 인터넷 매체에 도배를(?) 한 글들 일부를 꼴라주(collage)’ 한다.

연작물 제 6 부제(副題)‘영유아기의 끝 부분이다.

 

  < 아가는 마구 앙앙 울어댔대요.

   이 할아버지는, 노쇠한 이 할아버지는, 흔들의자에 몸을 의지한 지금에 이르러서야 깨닫게 되었어요. 280여 일 동안 한 몸체가 되어 있다가 줄이 떨어졌기에 그리 슬피 울었다는 것을요. 정말로, 그건 줄이었어요. 탯줄이었어요. 노인의 어머니는 아가의 자른 탯줄 끄트머리를 명주실로 꼭 묶어주었을 테죠. 노인의 아버지는 싱글벙글하며 왼새끼를 꼬아 큼직큼직한 홍고추를 끼운 다음 고샅에다 자랑스레 줄을 걸었을 테지요. 금줄[]이었어요.

   흔들의자에 앉은 노인은,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생각에 잠겨요.

    

그래, 줄이었어. 내 모든 살아온 날이 줄이었어.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된 개체가 될 때에도 줄이었어. 그 놓친 줄로 말미암아 앙앙 울어대더니, 그 놓친 줄과 비슷하게 생겨먹은 줄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한 쪽 끄트머리를 잡으려고 했던가 봐. 그것은 질긴 인연의 끈이었어. 그 숱한 여성들한테서 탯줄과 같은, 모성애를 그리워했으며... 눈물 많은 예술가가 되었던 거였어. ’ >

 

  또 나의 글, ‘아버지의 매듭가운데에서 일부를 꼴라주하겠다.

 

  < (상략)내 할아버지 아니, 당신의 아버지는 84년 전, 열두 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당신의 배꼽을 명주실로 묶어주었을 것이다. 오래오래 살라며 명주실 꼬아서 찬찬히 묶어주었을 것이다. 아버지, 당신은 나의 배꼽도 그러한 맘으로 묶어주었을 것이다. 왼새끼 꼬아 고추를 엮은 금줄 또한 고샅에다 자랑스레 쳐 주었으리라.(하략)>

 

   문득, 나는 그때 일을 떠올린다. 고작 강아지 몸집에 불과했던 태순이’. 녀석은 내 농막 뒤편 숯골못[炭谷] 보명사라는 암자(庵子)의 누렁이와 연애를 한 적이 있다. 그러더니 배가 불러오고, 63일째 되는 날 몸을 풀었다. 그 꼬맹이가 갸륵하기만 하였다. 녀석은 차례차례 나오는 자기 어린것들의 탯줄을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 끊어주는 게 아닌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끊은 자기 몸 쪽의 탯줄을 먹어치우곤 했다. 적정한 길이로 탯줄을 그렇게 자를 줄을 어떻게 알았을까? , 청결하게 뒷마무리를 그렇게 할 줄을 어떻게 알았을까? 벌써 10여 년 전에 본 광경이지만, 아직도 눈에 선하다.

   사실 두 딸아이의 애비인 나는, 내 딸아이들 탯줄을 직접 본 적도, 가위로 잘라준 적도, 그 끝을 묶어준 적도, 그 끄트머리를 소독해준 적도 없다. 그 모든 일련의 작업을 어느 간호사가 했을 터.

   탯줄, 신비스런 생명의 줄임에 틀림없다. 환갑, 진갑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야 호기심으로 다시 알아보게 되었는데... .

 

  다시 <다음(daum) 백과>에서 꼴라주한다.

 

  <탯줄은 태아와 태반 사이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태아에게 보내주고 노폐물을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임신한 여성의 자궁 내 태아가 있는 양막 안에서 태반과 태아 사이에 위치합니다.

탯줄은 태아가 5주가 될 시점에 난황낭과 요막으로부터 생성되어 태아의 영양분 공급을 합니다. 탯줄은 Wharton’s jelly라 불리는 점액성 물질이 있고, 그 가운데로 두개의 동맥과 한 개의 정맥이 꼬여있는 형태입니다. 탯줄에는 신경조직이 없어 탯줄을 잘라도 통증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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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하지만, 윤근택 수필가는 저작권을 이처럼 침해합니다.)

   탯줄을 통해 태아는 모체와 연결되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배설합니다. 한 개의 큰 제대정맥은 영양소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태아에게로 보내며, 두개의 작은 제대동맥은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이 많은 태아의 혈액을 태반으로 보냅니다.

   출산 직후 탯줄이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 태반 혈액이 신생아에게 되돌아가는 것이 중지되고 탯줄의 맥박이 멈추게 됩니다.

  ▶ 아기가 태어나면 복부에서 4cm정도 떨어진 부근에서 탯줄을 자르고, 2cm에서 배꼽 집게로 묶어놓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말라서 저절로 떨어져나가고 남은 부분이 배꼽이 됩니다.

  ▶ 탯줄은 생후 7~10일 정도에 말라서 떨어지게 됩니다. 그 사이 70% 알코올을 사용하여 소독하며 거즈나 솜으로 막아두지 않고 자연건조시킵니다. 탯줄이 떨어지고 난 뒤에도 15일정도는 지속적으로 소독하고, 탯줄이 탈락되고 3~4일 후부터는 통목욕을 해도 무방합니다. 만약 배꼽에서 악취가 나고 물렁물렁하거나 분비물이 생기고 붉게 피부가 변화되거나 배꼽부위에 팥알만한 새살이 돋았다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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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근택 수필가는, 죄송하다고 밝힙니다.)>

   사실 내 신실한 독자님들께 종종 밝혀왔지만, 글로 따지면, 작가인 나보다 더 깔끔하게 적힌 글들이 많아, ‘꼴라주 형태의 수필작품을 곧잘 적어왔다.

   자, 내가 더 이상 적을 말도 없어져 버렸다. 겉보기에는 하나의 대롱같이 생겨먹은 탯줄’. 실은, 두 개의 제대동맥과 한 개의 제대정맥이 타래줄로 꼬여있는 대롱이라는 사실. 그러니 내가 이 글을 포함해서 42회째 여태도록 이어온 대롱시리즈는 앞으로도 이어갈밖에

    감히 또다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닿는다.

 ‘세상만사 모든 게 대롱에서 출발해서 대롱으로 끝난다.’

 

 

   작가의 말)

 

   작가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힐 수 있는지 스스로 시험해본다. 그리고 어느 작가가 동일한 제재로, 어느 정도 길이만치 연작(連作)을 지어낼 수 있는지도 스스로 시험해본다.

사실 나는 여러 연작물을 지어오고 있다. 해서, 나의 작품들은 언제고 미완성이다.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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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