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음악 이야기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2)

윤근택 2014. 4. 12. 05:45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2)                     

-오카리나(ocarina)와 훈()-

 

 

  윤요셉 (수필가/수필평론가)
   

국내에 잘 알려진 오카리나(ocarina) 연주자는 디에고 모데나(Diego Modena), 에릭 쿠페(Eric Coueffe), 노무라 소지로 등이다. 디에고 모데나는 첼리스트 쟝 필립 오딘(Jean  Phillippe Audin)과 함께 Ocarina란 그룹을 만들어, 1992  Song of Ocarina(오카리나의 노래)란 앨범을 내었다.

당시 나도 그들 연주곡에 매료되어 있었다. 사실 나의 두 번째 수필집, <<이슬아지>>는 그들 연주곡을 배경음악으로 삼아 석달만에, 거의 하루에 한 편씩 써 모아 책으로 뚝딱 묶어버렸다. 디에고 모데나는, 쟝필립 오딘의 첼로 협주와 함께 오카리나 뿐만 아니라, 팬플룻, 께냐(안데스 전통악기이며 퉁소와 비슷함) 등도 자유자재 섞어서 연주한 것이 그 앨범에 수록된 연주곡들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한편, 에릭쿠페도 디에고 모데나와 더불어 Forever란 곡을 연주하였다. 그리고 일본 출신 노무라 소지로는 1986 NHK 특집 다큐 대황하의 주제곡을 연주함으로써 세계적 오카리나 주자로 우뚝 서게 된다. 끝으로, 한국의 명상음악가 김영동은 이란 전통악기로 바람소리를 불어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이들 세계적인 뮤지션들에 관해서는 일일이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 그들이 연주한 악기부터 소개함이 좋겠다.

오카리나. 이는 이탈리아어로서, 작은 거위란 뜻이다. 그 생김새가 마치 물 위에 뜬 거위 같아서 생긴 말인 듯하다. 그러나 우리네 정서상 그것은 마치 똥장군 처럼 여겨지는 악기였다. 흙으로 구운 것으로, 구멍이 13개 뚫린 오지그릇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악기를 sweet potato ,고구마라고도 부른다. 내가 생각하기로도 그것은 고구마 같았다. 사실 내가 잠시 공부하겠다며 샀던 오카리나도 마치 고구마 같았다. 이 오카리나의 원형(元型)은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 있었다고 한다. 조금씩 그 모양만 달랐을 뿐. 현재까지 발굴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잉카문명 지역에서 출토된 거북 모양의 오카리나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식 오카리나로 발전한 곳은 이탈리아로 알려져 있다. 1853년 부드리오(Budrio) 지방의 도나티(Giuseppe Donati)라는 이가 흙을 구워 만듦으로써 현대식 오카리나의 틀을 만들었다고 한다. 도나티로부터 3대째인 장인(匠人), 귀도 치사(Guido Chiesa)는 더욱 오카리나를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그를 오카리나의 아버지로 부른다. 현재까지는 13개 구멍짜리 오카리나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좁은 음역의 약점을 보완코자 더블 헤드 오카리나(double head ocarina) 14구멍짜리 오카리나로 지속적인 발전과 연구가 행해진다고도 한다.

(;). 국악기 가운데 흙으로 구워 만든 공명악기다. 사실 세게 각지에 흩어져 있던 원시악기이기도 하다. 위에서 소개한 오카리나와 그 모양과 출발이 비슷하다. 중국의 고대 토기시대의 유물로도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는 1116 (고려 예종 11)에 들어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단다. 저울추 모양, 계란 모양, 공 모양 등 다양하나, 우리나의 훈은 대개 저울추 모양이라고 한다. 구멍 즉, 지공(指孔)은 앞에 3, 뒤에 2개 있으며 취구(吹口)는 상단에 있다. 음역은 황종(黃鐘: C)에서 응종(應鐘: B)까지 12음을 내며, 반규법(半窺法; 반만 구멍 막는 지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편, 음색은 어두운 편이며 낮고 부드러운 소리를 지녀,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에 쓰인다고 한다.

이제 두 악기의 대주자들에 관해 소개할 차례다. 위에서 잠시 소개했던 디에고 모데나는 정규 음악교육을 받던 아르헨티나 출생 음악인이다. 그는 우연히 안데스의 전통악기들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쌴뽀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거기에다 오카리나나 팬플룻 등 각국의 민속악기도 불어대기 시작했다. 1991년 파리에서 녹음하던 중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리차드 크레이더만의 제작자이자 작곡가인 폴 드센느빌의 눈에 띄어, 그가 소속된 델핀 스튜디오에서 레코딩을 하게 된다. 바로 그때 프랑스 태생의 첼리스트 장 필립 오딘을 만나게 된다. 장 필립 오딘은 명문 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잘나가던 첼리스트다. 클래식은 물론 크로스오버까지 넘나드는 사람이었고, 전자첼로 분야를 개척한 뮤지션이기도 하였다. 심지어 솔로로서 뿐만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나 그룹의 연주에 협연도 많이 하였으며, 영화에도 그의 연주곡이 많이 쓰였다고 한다. 그들은 의기투합하여 Ocarina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1992년 첫 앨범을 내게 된다. 그 게 바로 Song of Ocarina. 그 앨범에 수록된 곡을, 위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한 권의 수필집 원고를 다 쓸 석달 동안 꼬박 들었다.  Song of Ocarina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 Ocarina burning, Moonlight Reggae, Implora(애원),Catica,Hotel La Luna, Forever 등의 곡명과 그 멜로디를 허밍할 정도였으니까. 그들의 협연도 너무도 멋있었지만, 디에고 모데나가 오카리나,팬플룻, 께냐 등 수종의 악기를 번갈아 희롱하던 그 모습은 아주 대단하였다. 1996, 그들 둘은 서로 각자의 길을 걷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필립 오딘은 클래식의 깊이를 더 다지려고, 디에고 모데나는 좀 더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나는 요즘도 오카리나 하면, 그들 양인을 떠올린다. 그래서 한때는 독학해보겠다며 오카리나를 사서 농막에서 불어댄 적도 있다. 그리 만만하지가 않았다.

오카리나에 관한 한, 일본의 노무라 소지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다. 그는 1954년 군마현 다테바야시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1975,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는 도치기현의 작은 산골짜기로 들어가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카야마 히사시라는 스승을 만나게 된다. 그는 그 스승으로부터 토기 굽는 법을 배우는 한편 오카리나 연주법을 익힌다. 그러했던 그는 32세가 되던 1986 NHK 특집 다큐 대황하의 주제곡을 연주하게 된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그의 이름을 떨치게 된다. 흙으로 빚은 오카리나 하나로 말이다. 그의 연주곡 가운데 대황하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 춤추는 용도 들어도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끝으로, 우리의 명상음악가 김영동. 그분은 전통악기 으로 바람의 소리를 불었다. 천 년의 침묵을 불었다. 먼 길을 불었다. 특히 먼 길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내 어린 것, 작은딸애는 전통무용을 그리도 공부하고 싶어했다. 그 어린 것이 작은 보퉁이를 소품으로 삼아 먼 길을 틀어놓고 춤사위를 펼칠 때 왜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 그러했던 녀석을 가까이 살면서도 가까이 다가설 수가 없다. 그러기를 벌써 1년여. 어린 날 이 애비의 방황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로 인하여, 이 애비를 여태 쉬이 받아주질 않는다. 어서 그 질곡(桎梏)에서 벗어나길,주님께 성모님께 기도를 드릴밖에 없다.

요컨대, 음악은,특히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귀중한 길목에서 만났던 음악은 쉬이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그 음악에 쓰였던 악기가 대체 어떤 악기였던지, 또 그 음악을 연주했던 이가 어떤 뮤지션이었던지 등을 이처럼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작은 예의일는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이번에도 독자님들께 관련되는 음악을 동봉하면서 글을 접기로 한다.

 

(다음 호 계속)

 

작가의 말)

 아래 블로그 및 카페 주인님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저작권 내지 지적소유권에 해당하는 것들일 테니까요.

 

 

Song of ocarina(ocarina solo)

2013.06.02

 

...Diego Modena & Jean-Philippe Audin - Ocarina burning ...

 

 

에릭 쿠페"Ocarina - Forever

2007.05.03

연주곡 14 무료연속듣기 '대황하 - 노무라 소지로' 포함 연속듣기...

2012.08.31

'바람의 소리' - 김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