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수가 된 이유는'을 듣다가
‘내가 가수가 된 이유’를 듣다가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일전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통해서 이러한 노랫말을 지닌 노래를 들었다. 왠지 가슴이 미어지는 노랫말. 해서, 곧바로 인터넷에다 ‘복면가왕 인터넷에 나를 쳐보면’으로 검색했더니... .
<인터넷에 나를 쳐보면 이제 내 노래가 나와
내가 왜 굳이 이렇게 가수가 된지 넌 알까
유명하고팠던 이유는 오직 단 하나뿐이니까
니가 날 보고 날 알아듣고 날 찾아줄까봐
기를 쓰고 노래해 그 옛날의 널 위해
그때 다하지 못했던 내 맘을 담아서
이렇게 노래해
‘못해’부터 ‘살다가’까지 니가 없던 건 없으니까
솔직히 터놓고 말해 모두 너와 내 얘기니까
내 노랠 듣고 내가 울고 내가 슬퍼하고
혼자 미치는 나의 이유를 넌 알 것 같은데
TV에 나와 노래해 혹시 니가 볼까봐
날 들으면 날 본다면 날 찾아줄까봐
기를 쓰고 노래해 그 옛날의 널 위해
그때 다 하지 못했던 내 맘을 담아서
내 아픔과 내 눈물과 내 진심을 다해
내 맘 전한다면 너에게 들릴까
이 몇 분짜리 노래가 별거 아닌 가사가
니 귓가에 니 마음속에 울려 퍼지기를
미치도록 기도해 제발 니가 듣기를
이런 내 맘이 들리면 너 돌아오라고
눈물로 노래해>
[출처] 신용재 가수가 된 이유 듣기&실화 곡|작성자 루치아
분명, 무슨 곡절(曲折)이 있었을 듯하여, 나는 여러 ‘연관검색어’로 인터넷 검색창에다 거듭 쳐 넣었더니... .
‘4MEN’의 멤버인 ‘신용재’가수의 실화라며 아래와 같은 글도 있었다. 그대로 베껴다 붙이겠다.
<사귄 지 2년이 된 17살 동갑내기 커플이 있었다. 서로가 너무나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아이가 멀리 전학을 가게 되었다. 그 남자 아이는, 전학가도 나는 너 사랑하니깐 괜찮다고 했는데, 그 여자 아이는 발목을 잡아두는 것 같고, 너무 미안해서 헤어지자고 했다. 남자 아이는 그 여자 아이를 사랑한 만큼 안 된다고 계속 붙잡았다.
그래서 그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에게 약속했다. 둘은 서로 꿈이 있었는데 둘 모두 나중에 커서 연예인이 되는 것이었다.
여자 아이가 말했다.
“우리는 헤어지는 게 아니야. 잠시 멀리 떨어져서 이별하는 것뿐이지. 나중에 서로 꿈을 이루게 되면 그때 꼭 다시 만나자.”
남자 아이는 그제야 여자 아이를 놔주었다.
그렇게 5년이 흘렀고, 여자 아이는 평범한 대학교에 들어가서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주변의 심한 반대로 인해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녀는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TV에서 그 남자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갓 데뷔한 신인이었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흐른 터라 많은 게 변했지만, 이제는 성인이 되어버린 그 여자에겐 예전의 그 남자 아이와 똑같아 보였다.
꿈을 이룬 옛 연인 앞에서 여자는 너무 미안하면서도 반가웠다. 그리고 한편으론 자신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쓸쓸함도 들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TV에 나올 때 마다 했던 말이 있었다.
“꼭 찾고 싶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디에 갔는지 모르겠네요.”
여자는 당장이라도 남자에게 찾아가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막 꿈을 이룬 신인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해가 되기라도 할까, 두려움에 몰래 멀리서 콘서트며 라디오 방송, 해외 콘서트란 콘서트는 다 따라 다니며 저만치서 남자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렇게 또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 남자는 여느 연예인들 부럽지 않을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TV에 나와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 여자 아이는 그저 수많은 팬들 중 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쓸쓸함 속에서 다가가지 못한 채 사랑하는 이를 그저 지켜만 본다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 아이가 어느 토크쇼에 나왔다. 그 여자 아이는 여느 때처럼 방청객으로서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나 자기 얘기를 꺼내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끝끝내 자신의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토크쇼가 끝나갈 무렵.
“아, 저 얘기 조금만 더 해도 되요?”
이에 진행자가 흔쾌히 받아들였다.
“네, 편하게 하세요.”
가수는 말했다.
“제가 옛날에 엄청 좋아했던 여자애가 있었어요. 2년 간 사귀었었는데 거의 8년이 되어가네요. 그 때 헤어지면서 서로 꿈을 이루고 나서 꼭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여자애는 멀리서 계속 지켜보기만 하네요.”
바라보는 여자의 뺨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남자의 영상편지가 흘러나왔다.
“많이 예뻐졌더라. 정말 몰라볼 뻔 했어. 그 많은 사람들 중 딱 너만 보였어. 약속도 안 지키고, 진짜 여태까지 기다리게 하고... 혼날 줄 알아.”
그 여자 아이를 바라보며 남자는 계속 영상 편지를 이어갔다.
“뭘 바보같이 울고 그래. 내가 달려가서 못 닦아줘서 미안해. 꿈을 이루고 나면 이렇게 네 앞에서 당당히 말하고 싶었어. 엄청 보고 싶었다.사랑해.”>
그는 그녀와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로지 그녀를 위해 ‘가수가 된 이유’를 그렇게 불렀던 셈이다. 노랫말보다 더 절절한 그들의 사연. 그들 청춘남녀의 뒷이야기는 잘 모르겠으나, 너무도 아름답다.
수필작가의 길을 30여 년 걸어오는 나. 나한텐들 오로지 한 여성을 위해 적은 수필작품이 왜 없겠는가. 잠시 ‘내가 수필작가가 된 이유’에 관해 생각해 본다. 지금은 저승에 가 계신 내 어머니, 당신을 위한 노래를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고서. 실제로, 나의 데뷔작도 내 어머니에 관한 글, ‘우산’이었으며, 어느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3년간 올라 있던 글도 내 어머니에 관한 글, ‘유품’이었으니... . 그리고 그리고 ... 당시 20대 초반이었고 대학교 신입생이었으며 곧바로 군인이 되었던 나. 나한테도 ‘첫 애인’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숙녀가 있었다. 나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해서, 그녀한테 마지막 편지를 쓰게 되었다. 끝끝내 시인(詩人)이 되기를 바랐던 나는, 그 마지막 편지에다 이러한 비원(悲願)을 담았다.
‘ 자기, 먼 훗날 어린 아이의 손목을 잡고 시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나섰다가, 문득 내가 생각나면 서점에 들러봐. 그때쯤이면 혹시라도 서가(書架)에서 윤근택의 시집(詩集)을 발견할는지도 몰라. ’
참말로, 그 약속은 거의 기적적으로(?) 실천되었다. 그녀는 부산의 어느 유명서점에서, 나의 첫 수필집 <독도로 가는 길>을 발견하고, 시장바구니에 사담아 갔다는 이야기와 함께 출판비에 보태 쓰라며 부조금(扶助金)을 무려 200만원씩이나 몰래 송금해 온 일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 모르는 그녀. 그밖에도 내가 30여 년간 쓴 2,000 ~ 3,000여 편의 글 모두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미지(未知)의 여성이 최초로 읽어주길 바라며 쓰인 글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
끝으로, ‘내가 가수가 된 이유는’을 부른 ‘신용재’ 가수의 대성(大成)을 바라며 이 글 줄인다.
당해 노래 듣기
201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