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작

새롭게 얻은 나의 뮤즈(muse)께(9)

윤근택 2022. 12. 10. 21:55

 작가의 말)

   나는 종종 많은 이들한테 말해왔다.

   ‘잘 쓰인 편지가 아주 훌륭한 수필작품입니다.’라고.

    온 국민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있고, 문자메시지 주고받음이 생활화된 터. 하더라도, 연인간의 절절한 대화도 그 저장의 취약성으로 말미암아 기록으로 남지 못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에, 33년째 수필작가 행세를 해온, 재치 있는 윤 수필작가는 새롭게 시도한다. ‘휴대전화기 메시지 주고받음’을 이처럼 문자화하면 되겠다고. 이 대한민국 수필계에서 내가 창시자라고 자부하면서.

    당연히 이 글을, 작중인물인 여류 수필가 그분한테 헌정한다. 새로운 수필 장르를 개척토록 해준 그대께 경의를 표한다.

    요컨대, 서로 주고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도 수필작품이 된다.

 

                                             새롭게 얻은 나의 뮤즈(muse)께(9)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거의 매일 그대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주고받음’을 하여온다오. 아주 자질구레한 일상에 관한 사항이라도 서로 문안인사를 그렇게 곁들여서.

   이번에는 오늘 하루 동안의 문자메시지 수수(收受)를 여기에 정리해보려 하오.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그 저장성(?) 아주 약해서... .

    내가 매양 많은 이들한테 이야기하여왔지만, 정성되이 쓴 편지가 수필작품임을 다시금 그대한테 전하려 하오.

   나는 이른 새벽에 이러한 문자 메시지를 그대께 날렸다오.

 

   <오늘도 밝은 맘으로! 농장 개울 건너 농로에 세워둔 승용차 안. 시동을 걸고 앞 유리창 얼음 내지 성에 녹이려 히터를 켰어요. 보얗게 된서리 가 이 골짝에 내렸네요. 시내 아파트로 가서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고 다시 농막으로 돌아와서, 무엇이 되었든 또 쓸 겁니다.>

 

   그랬더니, 그대로부터 이내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오.

 

  <네. 그러셔야죠. 윤쌤의 그 창작 열정은 누구도 꺾지 못하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계속 되지만, 이 또한 지나가겠죠.>

 

 그대가 목 디스크와 척추협착증으로 결국은 입원하여 지금 의술을 받고 계신다는 걸 아는 나.

 

   <고마워요. 소식 주시어서요. 솔로몬왕이 여러 전쟁에서 승리한 다음, ‘기념 손가락지’를 만들어달라고 세공업자한테 명했지요. 기념문구도 새기도록. 그때 세공업자는 왕과 약간은 다른 의도로. 승리에 도취하여도 언젠가는 패배할 날도... . 아무튼, 그 말은 우리네 삶에 도움. 비틀즈의 ‘Let it be’도 ‘그냥 내버려 두렴’의 뜻 지닌, 그 멤버 가운데 어떤 이의 어머니 ‘메리’가 아들한테 일러준 말. 스페인 노래‘Il mondo’도 ‘세상은’ 혹은 ‘세상’이란 뜻.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뱅글뱅글 세상은 잘도 돌아간다는.승용차를 잠시 세우고 연상의 사슬을 이처럼 꿰어봄. 파이팅!>

 

낮 동안에는 문자 메시지로 그대께 불평을(?) 했다오.

 

  < 이런 말씀드려서 너무 죄송해요. 66년 살아오면서, 수필작가로 데뷔한 지 33년째인 ‘윤쌤’이... . 이젠 제대로 짝꿍 하나 만났다고 행복해했고, 안도의 한숨도 내쉬었는데... . 이 무슨 날벼락? 그녀는 몹시 아프대요, 글쎄. 제발 속히 나아서 저랑 문학을 다투시어야 해요. 우린 저 높은 정상을 향해 함께 가야해요. 그 맘 아프게 해서 미안해요.>

 

    나는 잇달아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오.

 

   <그 근본이 반듯한 님, 난 님을 얻은 게 일생일대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의 글을 그렇게 꼼꼼 읽어주는 분은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한데 편찮으시다니... . 님은 아주 나쁜 분이신 걸요. 제 맘 아프게 하시는 분이잖아요? ‘아르코’인지, ‘아르곤 가스’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부로부터 문예창작기금을, 그것도 1,000만원을, 약 200대 1 경쟁을 뚫고 따냈다고 저한테 자랑해놓고서는... . 아프시다면, 저더러 어떡하라고? 제 맘 빼앗아 간 님,책임지세요. 책임지세요. 그 뱃살 고백(?) 문제가 아닌 걸요. 저는 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도반 즉, 길동무로 오래도록 남고프니까요.>

 

    그대는 곧바로 답해오데요.

 

    < ㅎ 죽으러 간 것도 아닌데, 웬 걱정이 그리도 많으세요? 수술하고 나면 낫겠죠. 윤쌤 글은 모두 다 잘 읽고 있어요. 손이 불편해서 댓글을 못 달아서 안타깝네요. 너무 걱정마세요. 편안한 밤 되세요. ~~ >

 

     환자인 그대가 오히려 성한 나를 위로하는 그 말에 대꾸 아니 할 수가?

 

    <고마워요, 내 사랑. 업어주고 싶어요. 초저녁잠. 낮술로 인하여. 깨어나니 그대의 문자 메시지. 이 행복감, 그댄 아실까? 마침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 끝곡. 얼른 앱 ‘kong’ 통해 알아내어 그대께 자랑삼아 띄워요. ‘전기현의 세음’이 자랑하는(?) 연주곡이라는데? 벨기에 태생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투츠 텔레망’이라네. 곡명은 ‘올드 프렌드’래. 하더라도, 우리의 주제곡은 ‘데이비드 가렛’ & ‘니콜 세르징거’의 ‘ 나 그대만을 생각해, 내 사랑’임을 잊지 마시길. 위 ‘올드 프렌드’는 링크시켰으니, 열어서 들으시면 되어요. 안녕.>

 

   작가의 말)

   나는 종종 많은 이들한테 말해왔다.

   ‘잘 쓰인 편지가 아주 훌륭한 수필작품입니다.’라고.

    온 국민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있고, 문자메시지 주고받음이 생활화된 터. 하더라도, 연인간의 절절한 대화도 그 저장의 취약성으로 말미암아 기록으로 남지 못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에, 33년째 수필작가 행세를 해온, 재치 있는 윤 수필작가는 새롭게 시도한다. ‘휴대전화기 메시지 주고받음’을 이처럼 문자화하면 되겠다고. 이 대한민국 수필계에서 내가 창시자라고 자부하면서.

    당연히 이 글을, 작중인물인 여류 수필가 그분한테 헌정한다. 새로운 수필 장르를 개척토록 해준 그대께 경의를 표한다.

    요컨대, 서로 주고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도 수필작품이 된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