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음악 이야기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53)

윤근택 2015. 12. 20. 20:36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53)

                          - 신고산 타령(新高山 打令)을 듣다가-

 

 

                                                                  윤요셉(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마침 내 농막에 음악테이프가 하나 남아 있어, 오늘은 무료하던 차에 거듭거듭 듣게 되었다. 그 테이프는 민요 메들리였는데,어랑타령도 수록돼 있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애절한 가락. 어쩔 수 없이,나한테는 한민족 고유의 DNA가 있는 듯하다. 사실 여태껏 이 음악 이야기연재물은 주로 서양 뮤지션과 서양 음악을 다루었는데, 오늘은 크게 반성을 하여 본다.한때 어느 국악인이 텔레비전 광고에서, 손에 잡은 부채를 펴며 하던 말이 떠오르기까지 한다.

우리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이여!”

신고산 타령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미루어 두고, 내가 여태 국악을 등한히 해 왔으니, 이 글을 완성키 위해서라도 기초지식을 새로 갖출밖에. 해서, 인터넷 백과사전 등을 통해 몇 가지 사항을 익히게 되었다.내 신실한 독자들한테도 다소 도움이 될 성싶어 적어본다. 무순(無順)임을 미리 밝혀 둔다. 아울러, 내가 새로 추구하는 꼴라주 형태의 수필' 또 만들어 본다. , 백과사전 등의 내용을 베껴다 붙이겠다는 뜻이다.

육자배기’ : 소리가 여섯박 장단으로 되었다 하여 붙은 육자박이라는 말이 변한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분명한 것은 알 수 없다. 소리의 형식은 절()로 나누어지는 장절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다른 소리와는 달리 뒷소리가 딸려 있지는 않으나 장절 곧 마루의 끝을 제창으로 ‘-거나 헤로 맺는다. 흔히 여러 소리꾼들이 한 마루씩 돌아가며 부른다. 가사는 임을 그리워하는 서정적인 시가 많고, 형식도 시조시로 된 경우가 많다.

시나위’:타악기와 관악기가 중심이 되어 연주되는 기악곡이다. 시나위는 신라노래라는 설과 향악을 말한다는 설, 무속에 뿌리를 둔 음악이라는 설이 있다. 시나위 음악은 한강 이남의 세습무지역에서 발달했으므로 이 지역을 시나위권이라 부른다. 음악의 유형에 따라 경기도 남부, 충청도 전역과 전라북도·전라남도의 3지역으로 나뉜다. 악기편성은 향피리·젓대·해금·장구·징으로 이루어진다. 선율은 무정형의 악장으로 되어 있어 즉흥연주가 가능하다. 가락은 육자배기가락으로 각 악기가 다른 선율을 진행시켜 본청의 통일에 의한 불협화의 조화가 특징이다.

씻김굿’ : 전라도 지역에서는 망자(亡者)의 천도를 위한 굿을 씻김굿이라고 한다. 씻김굿 하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진도씻김굿을 생각할 수 있으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해안과 육지 어디에서든 다양한 씻김굿이 전승되었다. 전라남도에서는 영광, 신안, 진도, 순천, 화순 등 각지에서 세습무가들이 단골판을 형성하였고, 전라북도에서도 군산, 정읍, 전주, 순창 등 각지에서 세습무들이 활동하고 있다.

타령(打令) : 한국 민속음악의 기본 리듬으로, 음악의 가락 이름에서 문학형태의 이름으로까지 되었다. 즉 연극에서는 희곡적 작품을 뜻하고, 판소리에서는 그 사설(辭說)을 뜻하기도 한다. 음악상으로 보면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첫째, 광대(廣大)의 판소리(박타령)나 잡가(장타령민요 등에 대한 총칭을 의미한다. 둘째, 창조(唱調)의 이름이다. 흥타령, 긴아리와 비슷하나 부침새가 조금씩 다르고 마루와 마루 사이에 후렴이 끼는 점이 다르다. 도드리장단에 애조(哀調)를 띤 노래이다. 셋째, 영산회상곡(靈山會上曲)중 제8번째 곡을 지칭한다. 4장으로 되었고 121장단 전 32각이다.

논산 지역의 타령은 판소리·잡가·민요 등을 지칭하는 첫째의 경우에 해당된다. 흥타령, 방아타령, 돈타령등의 타령처럼 잡가나 민요 등의 곡명으로 쓰이는 일반적인 명칭이다. 논산 지역에서 채록된 타령에는 둥구렁뎅 노래, 아리랑 타령, 양산도, 노랫가락, 풍년가등이 있다.

굿거리’ :무당이 굿을 할 때 치는 9박자의 장단.

장단’: 창자(唱者)가 창을 할 때 박자와 속도, 강약의 차이를 구별하여 연주하는 음악의 반주를 뜻하는 말이다. 판소리의 고수는 북으로 장단을 짚어 준다. 북이나 고수가 없을 때에는 창자가 스스로 무릎장단에 맞추어 소리를 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하면 서양 음악의 박자와 같은 것이다.

장단의 종류와 빠르기’ : 진양조(가장느림) - 중모리 - 중중모리 - 자진모리 - 휘모리(빠름). ‘-모리‘-몰이(몰아감)’의 뜻을 지닌다.

진양조(♩=35 )’: 국악 장단 중 가장 느린 장단으로, 전라도 사투리의 질다의 말에서 유래된 말이다. 진양조라는 명칭은 ++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 알다시피 []’이다. ‘은 경기도 민요 놀량에서 보듯이 노래라는 뜻이다. ‘는 곡조를 뜻한다. 결국 진양조긴 노래 곡조라는 의미이다. 진양조는 그 이름에서부터 긴 특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기타 사항은 앞으로 기회 있을 적마다 나의 애독자들과 함께 하나하나 익혀나가도록 하고... .

지금부터는 미뤄뒀던 어랑타령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낮 동안 거듭거듭 들은 그 곡은 김점순 명창(名唱)이 구성지게 부른 것으로, 자진모리(자진머리,잦은모리)였다. 노랫말은 이렇게 되어 있었다.

어랑어랑 어야 어허디야 내 사랑아/ 신고산(新高山)이 우루루 함흥차 가는 소리에/ 구고산(舊高山) 큰 애기 단봇짐만 싸누나//가을바람 소슬하니 낙엽이 우수수 지고요/ 귀뚜라미 슬피 울어 남은 간장 다 썩이네//(중략) 삼수갑산 머루다래는 얼크러 설크러졌는데/ 나는 언제 임을 만나 얼크러 설크러지느냐(하략)//’

내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노랫말 가운데 신고산(新高山)’구고산(舊高山)’이 각각 지칭하는 곳이 흥미롭다. 지금 북한 당국이 행정구역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는 관심도 없다. 함경북도 안변군에 있는, 경원선(京元線)의 한 역() 부근을 신고산이라고 하고, 역과 제법 떨어져 있는 곳을 구고산이라고 한다는 사실. 이들 신고산구고산을 노랫말에서 절묘하게 대비대조 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 민요가 만들어진 때는 대략 1900년대 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시대상황은, 노랫말에서 잘 나타나듯 기차역으로 대변되는 서양문물 유입 시기 즉 개화기이자 일제 강점 시기. 노랫말에는 현대문명에 대한 반발 또한 담겨 있는 듯하다. 시골뜨기 처녀의 들뜬 마음도 담겨 있는 듯하고.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를 글로써 접하자니, 참으로 슬프지 않을 수가 없다. 장정들은 강제징집으로, 아가씨들은 정신대에 일제에 의해 잡혀가야만 했던 시절.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함경북도 안변군 고산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을 거란다. 그러니 혼기(婚期)에 이른 딸을 둔 부모는 부랴부랴 이웃 총각한테 시집을 보내는 풍조가 일었는데, 혼사(婚事) 직후 새신랑은 강제징병으로 잡혀가서 생이별을 하게 되었으니... . 어랑타령은 바로 그러했던 새댁들의 한()을 노래한 거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신다. 내가 생각해보아도 그랬을 것만 같다. 정말 슬픈,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노래한 것 같다.

한편, 기차역이 생겨나고, ‘고무공장등 공장이 들어서고... . 시골뜨기 처녀는 증기기관차가 꽤애~!’할 적마다 막연히 문명에 대한 동경(憧憬)으로 인하여, 이른바 봄바람이 나서 반봇짐을 싸서 열차를 타고 막무가내 도회로 나아가고자 했을 터. 위 민요에는 그러한 내용도 담겨 있는 듯하다.

위 민요의 노랫말 가운데에서 가장 슬픈 부분은 아무래도 여기가 아닐까 싶다. 그보다 어떻게 더 절절하게 노래할 수 있단 말인가. 명색이 수필작가인 나도 그러한 문장은 지을 수 없을 듯하다.

삼수갑산 머루다래는 얼크러 설크러졌는데/ 나는 언제 임을 만나 얼크러 설크러지느냐

함경남도 삼수(三水)와 갑산(甲山)을 동시에 이르는 삼수감산. 그곳 오지(奧地)의 산속 머루다래 줄기는 서로 잘도 얽기고 설키고 하거늘, 노래하는 아낙은 임과 생이별하였으니... .

굳이, 내 글로 이 글을 마감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위키백과에 적힌 글을 그대로 따다 붙임으로써 이번 글 맺도록 하련다.

 

<<민요(民謠)는 민족적인 감정이나 기호를 자연발생적으로 멜로디로써 나타낸 것이다.

음악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서민이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최초의 멜로디는 목소리에 의존하며, 악기로 연주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가락의 원형은 악보에 기재돼 있지 않으며, 기보는 뒤에 음악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 기보한 것이다. 악보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가락은 구전되는 동안 다듬어진다. 따라서 민요는 작사자도 작곡자도 불명인 것이 대부분이며, 작가가 분명한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 서민이 감정을 넣어 부르는 노래이므로 자기 나라 말로 부르며, 따라서 그 나라 말의 악센트가 노랫가락에 나타나 있다. 리듬도 역시 그 나라 말에 따라 달라지는데, 민요는 모국어의 특색을 그대로 반영함과 동시에 국민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활동적이며 활발한 국민은 리듬이 분명한 노래를 부르고, 비활동적이며 그늘진 국민에게는 우울한 노래가 애창된다. 그리고 고지식하고 실무적인 성격을 지닌 국민이 부르는 민요는 역시 부드럽지 못한 가락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많다.

원시적인 민요는 단순한 악상이나 짧은 악구(樂句)를 단조롭게 반복하는 것이 많으나, 문화가 향상됨에 따라 음악의 구성은 복잡해지고 악구는 길어져 악곡 전체의 형이 정돈되고 악구와 악구가 대조적으로 배치되어 스스로 예술적 작품의 향상을 나타낸다. 또한 원시적인 민요는 무반주로 부르는 것이었으나, 지금 우리가 노래하고 있는 외국민요에는 반주가 붙어 있고, 때로는 그 가락을 기악곡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민요는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고, 각 민족의 장점과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고산 타령 듣기 :

신고산 타령/ 김점순 소리 듣기 / 박완서 작가의 "그...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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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종합문예지이며 계간지인 <<自由文學>>에 뒤따라오며 시리즈물로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