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련(123)
문장수련(123)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이번 호에도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원문과 문장치료 후 글과 동시 읽기)
수필과 시는 성실한 사고로(☞성실하게 *‘성실한 사고’는 또 도대체 어떤 말인가? *일찍이 ‘윌리엄 와트’는‘좋은 글 12개 척도’를 제시한 바 있다. 그 가운데에는 ‘성실성’도 들어 있다. 성실성이란, 자기다운 글을 정성되이 쓰는 걸 일컫는다.‘성실’의 사전적 정의도, ‘정성스럽고 참됨’임. 그러니 굳이 ‘성실한 사고’로 적을 필요가 없다. *단어간에도 군더더기를 없애야 한다. )로 써야
허 ○○
한 편의 수필을 쓰기 위한 작법이라는 글을 [☞ ‘한 편의 수필을 쓰기 위한 올바른 작법’이란 글을 or ‘한 편의 수필을 제대로 쓰기 위한 작법’을 *고쳐야 하는 이유 : 원문은 어디까지가 하나의 어휘군(語彙群)인지 마구 헷갈린다. * 작은따옴표로 묶음으로써 그 어휘군을 하나의 품사(명사)로 느끼게 한다. 작은따옴표의 위력! * ‘-이란 글을’을 그냥 ‘-을’로 고쳤음을 눈여겨보기 바람.]쓰고자 나는 꽤 오래 고민 했었다.[☞했다. * 고인이 된 아동문학가 이오덕은 우리말에 대과거시제(‘-었었다’가 없음을 그렇게도 강조했다.] 왜 그러느냐면 내가 쓰는 수필이나 칼럼이 어떤 규칙이나 법칙의 테두리에 안에서 씌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남에게 발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왜 그랬느냐 하면, 평소 내가 적는 수필이나 칼럼은 어떤 규범을 따르지 않아도 좋았지만, 그 글만은 많은 이들이 읽게 될, 일종의 공적(公的) 글이라서 조심되었던 게다. * 원문은 논리상 다소 문제가 있다. * 또, 원문에는 ‘씌어지는’란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중피동형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지다’꼴이다. 능동형 용언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 그렇다고 해서 내가 쓰는 수필이 아무렇게나 즉흥적으로 써내는 무책임한 글이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 그렇다고 하여 내가 평소 적어대는 수필이, 아무렇게나 즉흥적으로 그리고 무책임하게 적어댄 글들이었다는 뜻도 아니다. )한 편의 (☞실제로, 나는 한 편의 )수필이나 칼럼을 쓰기 위해 때로는 일주일 또는 한 달 가까이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명작을 쓰는 것도 아니다.(☞그렇게 하여도 명작을 빚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 . * 고친 이유 : 겸손한 표현! 원문대로 두면, 글쓴이는 종종 명작을 빚어낸다는 오만함을 보이므로.) 하지만 글을 쓰는 과정은 어떤 문학 장르나 다를 바 없을 줄 안다. (☞이 문장은 아래 단락의 문두에 놓아야 한다. 단락의 원리 가운데 ‘통일성’과 관련됨. 통일성이란, 단락 내에 다루는 화제는 하나여야 한다는 뜻임.☞비단, 이처럼 지난한 과정을 거쳐 한 편의 작품을 얻게 되는 게 수필만은 아니리라. * 원문에 나타난 ‘하지만’은 부적절한 접속어이다. ‘하지만’은 말 그대로 ‘역접(逆接)의 접속어’이니... .)
시인이 한 편의 시(詩)를 쓰기 위해 머릿속에 떠올리고 가슴으로 덥힌 다음 적절한 언어를 골라 창조해 내기까지 무한한 고뇌와 망설임과 노력을 기울이듯, 수필(隨筆) 쓰는 이들의 과정 또한 같을 것이다. [☞시인들도 한 편의 시를 얻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는 걸로 알고 지낸다. 그들은 머릿속에 떠올리고, 가슴으로 덥힌 다음, 최적의 언어를 골라 한 자, 한 행, 한 연을 적으리라. 숱한 고뇌와 망설 끝에 얻어진 한 편의 시. 사실 수필가도, 올바른 수필가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 한 편의 글을 얻게 된다. *‘수필(隨筆)’을 ‘수필’로 고친 이유 : 병기(倂記)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어떤 어휘가 한 편의 글 가운데 최초로 쓰일 때에만 병기를 해야 한다. 이러한 실수는 글쓴이가, 자기가 쓴 글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문장 전체를 휘어잡지 못함을 보여주는 ... .]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 나는 마음속에 하나의 주제를 끌어안고 얼마나 오래오래 생각하는지 모른다. 때로는 길을 걸으면서, 또 차를 타고 가면서, 또 새벽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주로 무엇을 어떻게 쓸까 고민한다.(☞어떻게 하면 그 주제를 효율적으로 끌어낼까 고민한다. * 고쳐야 하는 이유 : 위에서 이미 ‘하나의 주제를 끌어안고’를 적었던 걸로 보아, 이미 ‘무엇을’에 해당하는 주제는 있는 관계로. 아니면, 앞부분에 적은 ‘하나의 주제를 끌어안고’을 ‘하나의 글감을 끌어안고’로 고치든지.)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의 테마가 떠오르면 (☞ 하나의 얼개를 생각하게 되고, 징검다리에 해당하는 소재를 모아 * 고쳐야 하는 이유 : 위 단락에서 이미 ‘하나의 주제를 끌어안고‘라고 적었다. ‘주제’는 무엇이고 ‘테마’는 무엇인가. 같은 말일 따름이다.* 문예문일지라도 지나치게 비논리적인 문장은 곤란하다. )나는 주로 아침시간을 택해 써내려 간다. 내 수필의 길이는 대개 2백자 원고지 (☞원고지 기준으로) 8매에서 12매가 고작이다. 하루에 다 쓰지 못하고 며칠 걸릴 때도 있다. 이것은 분명 내 습관 탓도 있겠지만 ( ☞내 습관 탓도 있겠지만, *‘분명’을 빼야 하는 이유 : ‘분명’은 확신의 말인데, 뒤에 가서는 ‘있겠지만’ 추측의 말이 나온다. * 문장성분간 호응의 문제!)어떤 원고든지 나는 한두 번 꼭 다듬곤 한다. 한 번 써놓은 원고를 고친다는 것은 밤새워 지어 놓은 저고리를 뜯어 다시 바느질을 하는 것 이상의 고난이 (☞수고로움이 or 수고가 * 고쳐야 하는 이유 : 그게 고난까지 될 수는 없다. * 플로베르의 일물일어설!)따른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면 그 작품은 (☞ 그렇게 해서 만든 작품은 * 문장은 간결하게, 명료하게!) 작가를 떠나 독자들의 것이 된다. 그것을 생각할 때 그 글 한 편에 담긴 사상과 철학과 인생을 보는 눈 그리고 재치 있는 표현력 등을 엄밀하게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작품을 내 손에서 떠나보내며 무한책임을 느끼곤 한다. 그 무섭고 까다로운 독자들이 어떻게 말할지 두렵기도 하고. 해서, 중국 장적의 시에 나오는 ‘행인임발우개봉’의 맘으로 고치고 또 고치고 하는데... .) 나는 수필을 쓸 때 참된 사고와 진솔한 내용, 성실한 태도를 잘 버무리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바탕에서 신선하고 맛좋은 포도주가 나오리라고 믿는다.
오늘날 한국독서 인구 중 시(詩)나(☞시나) 소설 이외의 독자 중에는 수필 독자가 가장 많을 것이다. 이는 수필의 대중적 인기와 그 중요성을 말해 준다. (☞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한 편의 수필을 쓰더라도 문학성이 있어서 독자의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감동적인 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랑을 받기를... .* 문장은 압축과 생략이 생명이다.)
문장치료사 윤쌤(윤근택)의 말]
우리 수필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한 지 30여년 되는 수
필전문작가 윤근택. 그는 그 오랜 동안 문장기술론을 거
의 독학으로 익혀왔음에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언제고
첫걸음마에 불과하다는 것을.
글을 쓰기가, 그것도 좋고 올바른 글을 쓰기가 그처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짧은 수필을 적기란 매
우 어렵다. 내가 기억하기로, 윤오영의 ‘달밤’과 윤근택
의 ‘유품’ 정도가 짧은 수필의 진수 아니었을까 하고서.
그 두 작품이 성공작이 될 수 있었던 데는 특별한 이유
가 있었다. 바로 ‘압축과 생략’이었다는 것을.
기왕에 글쓴이는 짧은 수필을 즐겨 적는다 하였으니, 윤오영의 ‘달밤’과 윤근택의 ‘유품’을 읽어보길.
* 공지사항 :
나는 여태도록 이 ‘문장수련’ 시리즈물 100회분까지 공짜로 많은 독자들한테 제공해 왔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나는 농부이면서 수필가이다. 특히, 나는 농부인 관계로, 농주(農酒)와 비료와 농약이 늘 필요하다.
이제 감히 요청하오니, 적정 ‘문장치료비(文章治療費)’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나.
성심성의껏 농주값,비료값, 농약값에 보태쓸 돈을 앞으로는 부쳐주시길.
재치있고, 용기있는 분은 혼잣말을 이렇게도 할 것이다. ‘어머, 그러면 되겠네. 그분한테 나의 글도 부쳐드려 문장치료를 받으면 되겠는 걸!’
계좌 : 703967-02-028696(우체국,윤근택)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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