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택 2018. 3. 26. 07:50

 

                                       

                                                 문장수련(133)

                             -‘,’(),’-의 매력

 

                                                  윤근택(수필작가/ 문장치료사/ 수필평론가)

 

   언제부터인가, 나의 수필작품에는 ,’이나 (),’이 편편 종종 쓰인다. 이들은 아주 매력적인 부사어이다. 이들은 우리네 맞춤법 규정 가운데 쉼표 규정 내지 기능 15에서 제 8번째 사항과 맞갖는다’. 함께 그 규정 요약을 살펴보도록 하자.

  ‘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 ‘다시 말해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앞말 다음에 쉼표를 친다.’

   이 규정은 영어권에서 말하는 동격(同格)의 쉼표인 셈이다.

  ‘동격의 쉼표용례)

  ‘윤근택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 <이슬아지>는 홑문장으로 주로 되어 있어, 박진감이 넘친다.’

   위 문장은 영어권식 표현이었다. 이를 혹은 을 사용하여 아래와 같이 바꾸어 적을 수도 있다.

  ‘ 윤근택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 곧,(,) <이슬아지>는 홑문장으로 주로 되어 있어, 박진감이 넘친다.’

  사실 요즘 들어 내가 수필작품을 빚으면서,’이나 ,’을 즐겨 쓰는 이유가 그저 문장절약(?)만을 위함이 아니다. 작가가 경계해야 할 현학적(衒學的) 냄새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려, 독자들로 하여금 친밀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데도 이만한 어휘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 부사어는, 다소 전문적인 사항이거나 글쓴이만이 아는 어휘 등에 관해, 따로 부연설명하기보다는 곧바로 다잡을 수 있는 어휘이다. 친절히 따로 괄호(‘( )’) 처리하는 등의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 본인의 수필, ‘이슬에 쓰인 실례(實例)를 함께 음미해보도록 하자. , 바로 위 문장에 쓰인 쉼표(‘,’)가 바로 영어권 동격의 쉼표에 해당한다.

  ‘그런가 하면, 이슬알갱이가 잎 표면이 지닌 미세한 세포막으로 투과(透過) , 삼투(渗透)된다고도 한다.’

  또, 본인의 수필,‘스무고개에 쓰인 예도 함께 들여다보자. , 바로 위 문장에 쓰인 쉼표(‘,’)도 영어권 동격의 쉼표에 해당한다.

  ‘그럴 때일수록 장화는 나를 도와 생산적인 일 즉, 소출 나는 일을 이룩해나갈 것이다.’

  이제 ,’,’의 용례를 더 파고들어보자.

  용례)

뛴다는 것은, 다시 말해 빨리 움직이는 것이다.’

  * 문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앞 문장과 ,’,‘,’, ‘이를테면,’으로 적으면 된다.

  * , 앞 문장이 끝났을 때는 쉼표를 쓸지 안 쓸지는 글쓴이 임의의 판단에 맡긴다.

  용례)

  ‘ 그는 만족한다. , 충분히 얻었다는 소리다.’

 ‘ 그는 만족한다. 즉 충분히 얻었다는 소리다.’

  이 ,’,’ 쓰임에 관해, ‘고려대 우리말샘이 밝히는 사항을 찬찬히 살펴보자.

 

 < (1)

 (기본의미) 앞의 내용을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할 때 쓰여 앞뒤 어구나 문장을 이어 주는 말. ‘바꾸어 말하자면의 뜻으로 쓰인다.

민지는 성호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즉 성호는 민지에게 실연당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 년 전, 즉 우리 회사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진행해 오던 일이다.’

 (2)

  앞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일 때 쓰여 앞뒤 어구나 문장을 이어 주는 말. ‘자세히 말하자면의 뜻으로 쓰인다.

날다람쥐는 초식 동물이다. 즉 날다람쥐는 나무의 열매나 새싹, 껍질 등을 먹고 산다.’

 

 

그 문제는 화용론, 즉 단어와 문장의 뜻과 실제 상황에 나타나는 발화의 뜻을 연구하는 학문의 분야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3)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글을 쓴다는 것은 즉 생각한다는 것이다.’>

 

  출처 : 고려대 우리말샘

 

   나는 틈만 나면, 수필작가들과 수필작가 지망생들한테 말해 왔다.

  “ 문장부호 가운데 쉼표 기능 15개를 완전히 익혀, 쉼표만 제대로 쳐도 나는 그를 훌륭한 문장가로 본다.”

   이제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사인 ,’,’의 매력과 마력마저도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 이렇듯 소개하였다. 작가라면, 적확한 어휘를 제자리에 정확히 갖다놓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이고.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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