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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작가 윤근택이가 신작 및 기발표작 모아두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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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칡뿌리[葛根]를 캐며(4) - 집약(集約) 내지 집중-
    수필/신작 2022. 4. 20. 15:41

     

     

                                                              칡뿌리[葛根]를 캐며(4)

                                                                - 집약(集約) 내지 집중-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작가의 말)

       * 이 글은 뒷날, 먼 뒷날 ‘줄리엣(가명)’이 그의 손주를 맞은편에 앉혀놓고 들려주는 동화다. 전설이다. 내 사랑하는 애독자님들도 ‘줄리엣’처럼 하였으면 참 좋겠다. 나는 ‘나무난로 앞에서’ 연작수필을 100편 이상 적어오고 있다. 그 연작은 오지도 않은 미래의 외손주 ‘으뜸’이와 나무난로 앞에서 나누는 노변담화. 이번은 시계바늘을 향후 10~20년 후로 꿰맞추고, 제 삼자인 ‘줄리엣’이 자기 손주한테 들려주는 방식을 취택.

       그 배경음악은 ‘아이작 알베니스’의 ‘전설(Asturias;아스투리아스;스페인 조곡). 이 연작물을 끝낼 때까지 이 곡만 내내 들으리.

       아래를 클릭하시면 음악 열려요.

    https://blog.naver.com/hssn2710/220579170278

     

       그때, 10여 년 전에 그가 보내온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이 할미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가 말했어.

       "온 정열과 온 정성으로만 행할 수 있는 게 ‘칡뿌리 캐기’작업인 걸요. 제 ‘칡뿌리를 캐며’는 근원에 관한 탐구에요. 지독스레, 집중적으로, 집약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보면, 그 제야 겨우 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 그 근원, 칡뿌리의 실뿌리까지 닿고 싶은... . 오, 아무튼 님께서는 제가 꼭 필요로 하였을 때에 나타나신, 은인이세요. 귀인이세요. 그 오랜 동안 슬럼프에서 허덕이던 저를 구해주신... ."

       대체, 그가 이 할미한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후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이따금 보내오곤 했어. 나중에야 그 메시지들을 규합하여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의 그 많은 수필작품들 가운데에서 ‘Practice(연습)’이란 작품에 이미 다 적혀있던 사실이었어. 참말로, 이 할미는 바보였던 게야. 니도 이따가 인터넷 검색창에다 ‘윤근택의 Practice(연습)’ 한번 쳐 보렴. 하이퍼 링크도 되어 있어. Pracice(연습)

       요지는 이러해.

       < 그는 임업국 핀란드 사람이었다. 이름은 ‘시모 하이하(Simo hayha ; ‘시모 해이해’라고도 부른다. 1905~2002). 그는 시골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부친과 함께 농사를 하는 한편, 사냥총을 들고 사냥에 나서곤 하였다.

      (중략)

      전쟁 영웅이며 애국자였던 그에게 마이크가 쇄도했다.

      (중략)

      기자들은 다시 그에게 마이크를 바짝 들이대며 질문했다.

       “그 많은 소련군을 저격했는데요…. “

       그러자, 그가 답했다.

       “내가 조국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요.”

       다시 기자가 그에게 짓궂게(?) 질문을 던졌다.

       “ 소총에 스코프도 아니 달고 어떻게 그 많은 적군을?”

       그의 답은 고작 한 단어였다.

        “Practice(연습) .”

       한편, 위의 이 글 주인공인 그의 작품,‘Practice(연습)’에는 대한민국 여성 양궁선수들이 매회 10점 만점 ‘골드’를 쏘기 위해 수년 간 피나는 노력을 하였던 것도 적고 있어.

       그는 온전하고 완전무결에 가까운 사랑을 찾아내는 일을,‘칡뿌리를 캐며’에 빗대서 이야기한 거 같애. 실뿌리 하나 다치지 않고 캐어내는 칡뿌리. 이 할미는, 그때 이 할미의 어느 중앙지 신춘문예 당선자들 기념사진을 그이한테 문자 메시지로 보내드리겠다고 졸라보기도(?) 했어. 사실 그때 이 할미의 이쁜 얼굴사진도 자랑하고 싶었거든. 하지만, 그는 한사코 사양했어. 그때에는 그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어.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이 할미의 그 사진을 보면, 당해 신문에 실린 그 사진을 보면, 그가 몹시 슬퍼서, 그 ‘울보아저씨’가 또 울었을는지도 몰라. 니는 아직 어려서 그의 마음 이해할 수가 없을 걸? 그는 이 할미의 그때 그 기념사진을 보면, 모르긴 하여도, 보쌈해가고 가고 싶었기에 그렇게 말했을 거 같애.

    어쨌든, 그는 해마다 겨우내 칡뿌리를 캐는 동안, 자기의 내면 저 심저(心底)를 철저히 알고싶어했던 거 같애. 이 할미를 한 여성으로가 아닌, 성애(性愛)의 대상으로서가 아닌, 그 어떤 신비로운 존재로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애. 지금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

       솔직히 이 할미가 그때 그에게 말하고 싶었던 걸.

       “나 비록 어느 남자의 부인이긴 하지만, 님께서 절 그토록 사랑하신다면, 더 늙기 전에 ... . ”

       망측해. 이 무슨 주책이야.

       니한테 다시금 말하지만, 그는 ‘집약’과 ‘집중’을 이 할미한테 말했으며, 그렇게 철저히 실천했어. 칡을 캐며 그 실뿌리 하나 다치지 않게 1미터가 되었든 2미터가 되었든 아주 조심스레 파고들었던 사람. 자존심이 강할 대로 강한 이 할미의 10점 만점 ‘골드’가슴 과녁을 향해 수백만, 수억만 발 화살을 쏘아대던 사람이었다는 거 아니니? 칡뿌리 캐기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는 넌지시 알려줬어.

     

     

      (다음 호 계속)

     

      (창작 후기)

      이번에는 데이비드 가렛의 바이올린과 니콜 세르징거의 음성으로 만들어진 ‘나 그대만 생각해,내 사랑’이 좋겠네요.

      아래를 클릭하시면 음악 열려요.

    http://cafe.daum.net/beautiful5060/N5hr/7339?q=%EB%82%98+%EA%B7%B8%EB%8C%80%EB%A7%8C+%EC%83%9D%EA%B0%81%ED%95%B4%2C+%EB%82%B4+%EC%82%AC%EB%9E%91&re=1

      다음 호 이야기 또 기다려주세요.

       사실 저는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 ‘농부 수필가가 쓰는 미술 이야기’, ‘대롱’ 등 여러 연작 수필을 엮어왔다는 거 잘 아시죠?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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