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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수련(108)
    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7. 7. 23:11

    문장수련(108)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이번 호에도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원문과 문장치료 후 글과 동시 읽기)

     

     

     

                                            나무는 나의 스승

     

     

     

                                                    꽃받정이수필문학회 전○○

     

     

     

     

             오늘 새벽에는 오랜만에 학산에[학산(鶴山)’] 갔다. 학산은 내가 사는 전주 평화동 코롱아파트에서 불과 1km 이내에 있다. 나는 학산이(학산은 * 고친 이유 : 주어인 나는푸르고좋다의 술어와 호응이 아니 되므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사계절 내내 푸르고, 고덕산까지 연결되어 등산하기에도 아주 좋다. 나는 여기에서 20년째 살고 있다. 학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학산인데(학산인데,) 산 중턱에는 학소암(鶴巢庵)이라는 작은 사찰도 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출근시간에 쫓기면서도 새벽같이 달려가서 운동도 하고 명상도 했는데, 정작 퇴직한 뒤에는 오히려 자주 찾지 못한다. 산의 초입에 이르면 약수터가 있는데( 있어, or 있고,)가뭄에도 호스를 타고 내려오는 물이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이곳에 오면 얼굴과 손을 씻는다. 등산로 입구에 나주 정씨 금성파 세장비가 있는 것을 보면(보면,) 아마도 정씨네 종중산인 것 같다.

     

             그곳을 조금 지나면 좌측에 우람한 홍송이 있는데[홍송(紅松)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나무 아래에 젊은 대학생의 백골이 묻혀있다고 한다. 아들이(몇 해 전 어느 부모는 자기네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 기념으로 사달라고 졸라댄( 졸라대자)오토바이를 사 주었는데 교통사고로 (사주었단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그만 교통사고로)목숨을 잃어서 그곳에 수목장을 한 것이다.(하였단다.) 그 부모님은 얼마나 슬펐을까?

     

             나는 학산의 홍송을(그 홍송을 ) 볼 때마다 젊은 (그 젊은 대학생의 넋으로 푸르게 늠름하게 홍송이 자나나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대학생의 몫까지(나도 그의 몫까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기원한다. (이 곳에 더 삽입해볼 사항 : ‘사실 요즘 들어 인기있는 수목장도 잠시 생각하게 한다. 인간은 기껏 100년밖에 살지 못하나, 수목은 큰 변고가 없는 한 1000년은 산다. 인간의 육신을 그 러한 수목의 발치에다 묻어줌으로써 서서히 그 수목의 자양분이 될 터이니, 수목의 일부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게 아닌가. 후손들은 자신들 조상의 영혼이 머문 그 수목을 찾아가 그 그늘 아래 쉬면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면 될 터이고... .‘ * 추가해보는 이유 : 기왕에 이 글이 나무를 기리는 글이니까. ) 그곳을 지나 산길로 십여 분을 더 가면 나를 반기는 소나무들과 쉼터가 있다. 그곳에는 빈 의자 2, 거울, 철봉, 운동기구함, 그 곁에 쓰레기봉투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의자에 앉아 멀리 바라보면 모악산 정상이 보이고, 그 아래 약간 좌측으로는 교도소가 보인다. (이 부분에 더 삽입해볼만한 내용 : ‘나는 이곳에서 마주치는 나무들 몇 그루한테 각각 이름을 지어 주었다. 사실 세상만물이 다 이름이 있고, 최초에 누군가가 그렇게 명명했지 아니 한가. 그 유명한 린네의 학명도 그러하고 ... . 시인 김춘수도 노래했지 아니한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나름대로 내가 마주친 나무한테 이름을 그렇게 지어주었던 게다.‘)오른쪽에, 밑동은 하나인데 큰 가지가 둘로 퍼진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는 어머니소나무라고 이름 지어 주었는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나무다. 그리고 거울을 단 소나무는 나의 애인인 아내소나무, 그 뒤에 있는 소나무는 키가 제일 크고 우람하여 아버지소나무. 철봉을 메달아 놓은 소나무는 나의 새끼소나무. ‘새끼소나무는 내가 철봉에 매달려 있을 때 나를 떠 받쳐주니 고맙다. 팔이 저릴까봐 철봉 위치를 매년 바꿔주기도 한다. 매단 곳은 알통처럼 오히려 팔이 굵어졌다. 그리고 한 번도 피곤해하거나 거절하지 않았다.

     

            나는 처음에는 아버지소나무에 등을 대고 방아를 찧는 게 미안했다. 그래서 나무에 수건을 감고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이 곳 저 곳을 찧어주니 아버지소나무는 등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시원해 했다. 다른 곳보다 내 등이 닿은 곳의 표면은 더욱 반질반질 광택이 난다. 남자는 부지런해야 처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며 일찍 일어나서 날마다 이곳을 찾아오라고 했다.

     

               ‘어머니소나무는 나에게, “너는 절대로 저기 보이는 하얀 집(교도소)에 가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나는 가정생활에서는 아버지소나무얘기가 떠올랐고, 공직생활을 하면서는 어머니소나무가 가르쳐준 교훈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나는 어머니소나무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안마를 해준다.

     

            마지막으로 나의 애인인 아내소나무는 내가 운동을 하면서 바라보는 거울이 있으니(있으니,) 가장 오랜 시간 바라보는 소나무다. 때로는 더우면 상의를 벗고 속살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내소나무는 나에게, “수염이 많이 길었으니 깎아라!”라고 했고, 일찍 집에 들어오라고도 했다. 이곳에 있는 소나무들과 대화를 나누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다.

     

            나는 학산에 있는 소나무들에게서 배운다. 한평생 이동할 수는 없어도 불평하지 않고 살아가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뭄에는 약수터 물이 적어지는 것을 보면 어려운 시기를 대비한 절약의 지혜를, 장마를 앞두고 갑자기 물이 불어남을 보고는 몸 안의 수분을 모두 발산하여 장마철 피부로 파고드는 빗물에 대처하는 생존의 법칙을!

     

            생물 중에 동물은 개나 호랑이, 사자는 많이 살아야 20년이고 최장인 거북이가 3백 년에 불과한데, 식물은 보통 수 백 년이나 살고, 소나무나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병만 없으면 천년의 절반인 5백 년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나무들은 느림의 법칙을 안다. 빠르게 움직이고 괜스레 촐랑대면 수명이 짧아지고, 침착하며 간간이 멈춰서 수행하고 휴식을 취하면 장수한다는 비법을 가르쳐 준다. 콘크리트로 지은 집이 단단하다고는 하나(하나,) 몇 백 년이 못 가서 재건축을 하는데 목조건물은 천년을 더 지나도 견고하다. 나무는 음지에서 광합성 작용을 못하는 필요 없는 가지는 스스로 영양분을 차단하여 도태시켜 몸을 가볍게 한다. 그런데 나는 욕심을 부려 몸을 불리고 세상 것을 다 움켜쥐려는 것은 아닌지. 만약 산에 나무들이 없고 길가에도 나무들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나무는 나에게 너그러운 마음, 절약하는 지혜, 생존의 법칙 등을 가르쳐 준(주는) 스승이자 은인이다.

     

     

     

            문장치료사 윤쌤(윤근택)의 말]

     

     

     

             문장구조는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수목을 좀 더 심도(深度)있게, 독창적인 시각으로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나무 예찬에 관한 글은 너무도 많았다. 지난날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이양하나무.

     

             대신, 위의 글에서 아버지 나무’, ‘어머니나무’, ‘애인나무등으로 명명하고 그 앞에서 자기암시를 해 왔다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

     

            건필을 빌어마지 않는다.

     

     

     

     

    * 공지사항 :

     

     

     

    나는 여태도록 이 문장수련시리즈물 100회분까지 공짜로 많은 독자들한테 제공해 왔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나는 농부이면서 수필가이다. 특히, 나는 농부인 관계로, 농주(農酒)와 비료와 농약이 늘 필요하다.

     

    이제 감히 요청하오니, 적정 문장치료비(文章治療費)’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나.

     

    성심성의껏 농주값,비료값, 농약값에 보태쓸 돈을 앞으로는 부쳐주시길.

     

    재치있고, 용기있는 분은 혼잣말을 이렇게도 할 것이다.

     

    어머, 그러면 되겠네. 그분한테 나의 글도 부쳐드려 문장치료를 받으면 되겠는 걸!’

     

     

     

    계좌 : 703967-02-028696(우체국,윤근택)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 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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