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칭( <댕기풀이>) 수필집‘책머리에’수필/신작 2020. 8. 2. 01:48
가칭( <댕기풀이>) 수필집‘책머리에’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큐비즘(Cubism;立體派)의 화가’인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스페인, 1881~1973)’의 화풍(畫風)에 관해, 후세 비평가들은 ‘청색시대’, ‘장미시대’ , ‘큐비즘 시대’,‘신고전주의 시대’등으로 시대적으로 세분화하여 말하곤 한다. 그러한데 수필작가 윤근택은 영 글러버렸다. 나의 작품들을 시대구분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피카소에 비견할 바는 못 되지만, 나도 꽤나 오랜 동안 수필작가 행세를 해왔다. 이 책머리를 적는 2020년 가을을 기준하여 역산(逆算)해본즉, 31년 전인 1989년, 당시 32세 철없던 나이에 <월간 에세이>란 잡지를 통해 수필가로 데뷔했다. 그리고 멋모르고 두 권의 수필집, <독도로 가는 길>과 <이슬아지>를 연달아 내었다. 그 이후에도 줄기차게 창작하여 왔고, 줄잡아 3,000여 편의 작품을 빚었다. 이제는 내가 싸질러놓은(?) 새끼들의 수효도 정확히 모를뿐더러 그 새끼들 이름들조차 낱낱이 다 모르고 지낸다. 단지, 내가 게을러터져 책 발간을 차일피일 미뤄 왔을까? 천만의 말씀. 종이책 발간의 무의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두 차례 경험했던 출판비 문제, 싸 묶고 부치고 하는 중노동의 문제 등으로.
하지만, 환갑 진갑을 다 지난 최근에 이르러 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블로그’니 ‘카페’니 ‘전자도서관’이니 하는 인터넷 저장고(?)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제주도 본산인 ‘한국디지털도서관’은 그 시스템이 망가져 폐업함으로써 내가 그토록 자랑했고 수년간 이어오던‘문장수련’ 강의가, 그것도 수백 만 건 접속이 이뤄졌던 그 인터넷 무료강의가 졸지에 사라져버렸으니까.
해서, 그 동안 아니 해온 궁리가 없다. 종이책으로 묶자니, 서른 권도 넘을 책 분량.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이에 잔꾀 아닌 잔꾀를 부리기로 마음먹게 이르렀다. 어떻게? ‘종이책 + QR코드 +USB’로 하기로. 그 구체적인 아이디어에 관해서는 잠시 후에 알려드리기로 하고. 사실 그 동안 나는 ‘여러 장르의 수필’을 꾀해 왔다. ‘가지도 않은 외국기행 시리즈’, ‘오지도 않은 미래의 외손주와 노변담화(爐邊談話) 시리즈’,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 시리즈’, ‘농부 수필가가 쓰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지극히 생활인으로서 수필’, ‘고전적인 유형의 수필’,‘우화(寓話) 형태의 수필’, ‘수필로 쓰는 작은 수필론 시리즈’, ‘ ‘문장수련’으로 이름하는 문장이론’ 등. 사실 나의 수필작품들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아주 개성강한 글들이라 여기며 줄기차게 적어왔다는 거.
그 많은 글들을, 그것도 30여 년 동안 적어온 그 많은 글들을, 단 한 권의 종이책으로 압축하여(?) 만들어내는 묘안(妙案)을 드디어 찾아내었다는 거 아닌가. 이 또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기며. 그 방법이 바로 위에서 밝힌,‘종이책 + QR코드 +USB’이다. 본책(本冊)은 그 많은 글들을 장르별로 한, 두 편씩만 출판사의 전문 편집인한테 맡겨 골라 그룹화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 장르의 여타 작품은 본인의 블로그인 ‘이슬아지’ 또는 카페인 ‘이슬아지’ 혹은 ‘인터넷 검색창에서 관련 검색어’로 찾아 읽을 수 있도록 ‘QR코드화’해두었다. 젊은 세대는 모바일 즉, 휴대전화로 모든 거 해결하는 터에. 그리고 제대로 수필창작을 공부하려드는 후학(後學)들이나, 호기심 많은 수필 연구가들을 위해, 책갈피에 작은 봉투를 붙여 거기에다 내 한평생의 숨결이 머문 글들로 정돈된 ‘USB’를 담아서 동봉해 부치는 거. 사실 이 또한 나만이 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니, 다른 이들은 아예 흉내 낼 꿈조차 꾸지 말기를.
‘본전 생각’ 내지 ‘상품성 생각’으로 말미암아, 내가 독자 여러분께 감히 놓칠 수 없는 말이 하나 더 있다. 책값은 종이책만을 원할 적에는 15,000원이고, 내 ‘수필 생애’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든‘USB’까지 마저 원할 때에는 30,000원이다. 어느 경우라도 공짜는 없다. 내 살붙이 피붙이라도 공짜는 없다. 계좌번호는 703967-02-028696(우체국, 윤근택)이다. 다들 꼴랑(꼴난) 한 자리 술값도 아니 되는 30,000원에 제발 목숨 아니 걸기를. 단, 내 글 재미없다거나 품격 없다거나 하여 ‘고객 클레임’ 걸면, 즉시 환불 조치해드릴 것을 약속한다.
끝으로, 내 문학 아카데미 최초 스승이었던, 지금은 저승에 가 계신 내 어머니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여성들한테 이 책을 바친다. 그분들은 하나같이 나의 연인들이었으며 나의 글 스승들이었다. 나는 그 동안 수필작품을 쓰고 있노라고 여긴 적 단 한 번도 없다. 언제고 아직도 못다 쓴 연서(戀書)를 쓰고 있노라고 여겼기에... .
이 책을 만드는 데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自由文學> 발행인 겸 아동문학가 ‘신새별’ 선생과 편집인 ‘?’한테도 머리 조아려 감사인사를 드린다.
- 2020년 가을. 경산의 어느 외딴 농막에서 저자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수필 > 신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한화서(無限花序)’ (0) 2020.08.08 황소를 몰고 온 남자 (0) 2020.08.02 '더뎅이' (0) 2020.07.27 '가을감자'를 심고 (0) 2020.07.27 헌정(2) (0)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