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41)
    수필/음악 이야기 2015. 3. 15. 14:45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41)

               

    - ‘투란도트(Turadot)’ 공주(公主)의 수수께끼-

     

    윤요셉 (수필가/수필평론가)

     

           나는 지금 푸치니(Puccini, Giacomo,이탈리아,1858~1924)의 오페라 <<투란도트>> 가운데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un dorma)’를 듣고 있다. 자기가 낸 수수께끼 세 개를 모두 맞혀버린,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Calaf)’의 이름을 날이 샐 때까지는 어떤 방법으로든 기어이 알아맞혀야 했기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장면이다.

           사실 이 <<투란도트>>에 숨겨진 이야기도 퍽이나 흥미롭다. ‘카를로 고치라는 작가의 희곡을 바탕으로, ‘주세페 아다미레나토 시모니라는 이가 협력하여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푸치니는 말년에 4년이 지나도록 완성치 못하고,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그런데도 그는 살아생전 이렇게 자신 있게 말했다.

           나의 그 많은 오페라를 다 잊어도 좋다. 이 한 작품으로 족하다.”

           미완성 <<투란도트>>프란코 알파노라는 이가 마지막 장면을 완성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오페라의 참맛을 모르는 나. 그러나 언젠가 국내 오페라단의 공연을 한 차례 보게 되었는데, 정말 맛깔스러웠다. 앞으로 오페라에도 더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사실 아리아 등도 듣기 좋지만, 그 내용을 알고 전체 작품을 대하면, 더욱 흥미롭다는 거.

            <<투란도트>>의 줄거리를 살펴보았더니, 이러했다.

             1. 등장인물

               o 투란도트 : 옛 중국의 공주

               o 칼라프 : 타타르 나라의 왕자, 티무르 왕의 아들

               o 티무르 : 타타르 나라의 쫓겨난 왕

               o : 칼라프를 짝사랑한 여자 노예

               o 알티움 황제: 중국 황제

               o : 중국 관리( 수상)

               o : 중국 관리( 서무대신)

               o 페르시아 왕자

               o 관리

             2. 줄거리

            전설적인 고대 중국의 수도 북경. 노쇠한 황제 알툼은 죽기 전에 공주 투란도트가 결혼하여 그 남편과 함께 나라를 다스리기를 바란다. 그러나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는 굳게 마음먹은 바가 있다. 아득히 먼 옛날 그녀 선조인 로우링공주가 외국의 정복자로부터 능욕을 당하고 살해되었음을 상기하며, 그 어떤 남자도 자기를 소유할 수 없을 거라고 맹세하게 된 것이다.

            그러했음에도 외국의 많은 왕자들이 투란도트한테 청혼하러 왔다가 죽임을 당했다. 공주는 자기가 낸 수수께끼 세 개를 연달아 맞추면 결혼을 승낙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적엔 죽임을 당하게 된다고 선언한 터라, 이미 여러 명의 후보자들이 죽임을 당했다.

            왕궁 앞에서 관리가 포고문을 읽게 된다. 이번에 가장 최근의 페르시아 구혼자가 수수께끼를 마저 풀지 못해 처형당할 위기. 피에 굶주린 군중이 사형집행자에게 고함을 치는 동안, 병졸에 떼밀려 쓰러지는 눈먼 노인 하나. 그는 최근에 왕자를 잃고 타타르에서 추방당한 티무르 왕이다. 티무르 왕을 따르는 젊은 여자 노예 는 병졸들의 무력 앞에서 살려달라고 고함을 치게 되는데, 잘 생긴 젊은이가 그녀에게 달려간다. 그가 바로 티무르왕의 아들 칼라프 왕자. 부자간의 상봉을 지켜보던 류. 티무르왕은 아들한테 가 그 동안 헌신적이었음을 전한다. 한편, ‘는 이미 오래 전부터 칼라프 왕자에 대해 희망 없는 연정을 품고 지내왔다.

            (중략)

            궁궐 테라스에 나타난 투란도트 공주는 그야말로 절세미인이었다. 카라프 왕자는, 이번엔 자기가 한번 공주의 수수께끼에 도전해보겠다고 한다, 하나뿐인 목숨을 담보로. 그러자 왕자를 짝사랑해온 가 한사코 만류한다. 그때 류는 ‘(제발)나의 말을 들어주세요.’라는 아리아를 애절하게 부른다. 하지만, 갈라프 왕자는 울지마오, .’로 화답한다. 그리고 자기 아버지인 티무르왕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그 얼음공주의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장을 내민다.

           (중략)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죽은 선조 공주 로우링의 환생이라고 말하며 승산이 전혀 없을 테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포기하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칼라프 왕자는 꺾이지 않는다. 이에, 공주가 말을 한다.

            이방인이여, 수수께끼는 셋. 그러나 죽음은 하나.”

           드디어 수수께끼가 시작되었다.

           공주 : 그것은 어두운 밤을 가르며 무지갯빛으로 달아나는 환상. 모두가 갈망하는 환상. 그것은 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이 되면 죽는다. 그게 뭘까요?

           왕자 : 그것은 희망 (La Sprenza).

           공주 : 첫 번째 문제는 용케도 맞히었소. 두 번째 문제오. 불꽃을 닮았으나 불꽃은 아니며,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고 정복을 꿈꾸면 타오르고 그 색은 태양처럼 빨갛다. 그게 뭘까요?

           왕자 : 그것은 피(II Sangue).

           공주 : 맞소. 이제 세 번째 수수께끼가 남았소. 그대에게 불을 주며 그 불을 얼게 하는 얼음. 이것이 그대한테 자유를 허락하면, 이것은 그대를 노예로 만들고, 이것이 그대를 노예로 인정하면 그대는 왕이 된다.

           왕자 : 그것은 바로 당신, 투란도트!

            이렇게 하여 칼라프 왕자가 승리하게 되었으나, 당초 약속과 달리, 투란도트는 승복치 않으려 하였다. 해서, 칼라프 왕자는 날이 새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아맞히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노라고 역제의를 하게 된다.

            공주는 그의 이름을 알아맞히고자 온갖 지략(智略)을 다 펼친다. 온 나라에 그의 이름을 알아맞히기 전에는 그 누구도 잠들어서는 아니 된다고 포고령을 내리게 된다. 동시에, 왕자의 지근거리에 있는 이들을 차례로 불러다가 그의 이름을 알아내고자 고문을 하는 등. 특히, 왕자의 몸종인 를 잡아다가 고문을 하였지만, 그녀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공주는 에게 그러한 용기가 어디에서 나오느냐고 묻게 된다. 류의 대답은 아주 명쾌했다.

            그것은 사랑(Tu che di gel sei cinta).”

            그러고서 류는 병졸들의 단검을 낚아채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군중은 류의 시신을 들고 나가고, 공주와 왕자만 남게 되는데, 칼라프 왕자는 공주한테 단호히 훈계한다. 제발 인간이 되라고. 그러면서 공주의 베일을 !’ 벗겨버리고 강렬하게 키스한다. 그제야 그녀가 얼음공주에서 인간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에게 애걸한다. 제발 떠나주십시사고. 마침내 칼라프는 자기 입으로 자기 이름을 공주한테 알려준다. 긴장의 순간이 흐른 다음, 공주는 드디어 자기 입으로 군중한테 선언한다.

             “(이제 알아냈습니다.) 그의 이름은 ... ‘사랑입니다.”

            다시 내 이야기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자체로 돌아온다. 정말로 극적(劇的)이다. 희곡 원작자 카를로 고치의 동명(同名)의 작품 속 대사(臺詞)도 너무너무 감동적이라는 거. 요컨대, 투란도트 공주의 세 가지의 수수께끼를 통해 사랑을, 사랑하는 법을, 사랑의 속성을 모두 다 말한 게 아니냐고! 세 가지 수수께끼를 통해, ‘사랑은 희망이며, 정열()이다. 그리고 그 상대를 노예로 만들기도 하지만, 그에게 자유를 주기도 한다. 나아가서, 진정한 사랑은 죽음도 두렵지 않게 한다.’ 등의 많은 이야기를 다 함축하고 있다.

            오늘 나는 <<투란도트>>를 음미하는 동안, 문자(文字)로 된 문학작품이 오페라나 영화나 노래 등으로 각색되면, 그 예술성이 한층 더해짐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러한 점에서라도 여러 문학 장르 가운데 희곡은 장점이 대단히 많은, 매력적인 장르인 듯하다. 사실 짧은 시() 한 편 가지고서도 1시간도 넘는 분량의 영화가 된 사례도 본 적 있다. 잠시, 수필전문작가인 나는 부러움을 느낀다. 나의 그 많은 수필작품 가운데 단 한 편이라도 노랫말로, 희곡으로, 시나리오로 각색할 만한 게 있을까 하고서. 푸치니가 그 많은 자신의 오페라 가운데서도 4년여 작업하고서도 미완성으로 남긴 <<투란도트>>에 그토록 애착을 가졌다는 걸 다시 한 번 주목한다. 이국적(異國的)인 소재도 소재였지만, ‘투란도트 공주의 세 가지 수수께끼에 매혹되었던 건 아닐까 하고서... .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 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