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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련(85)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1. 25. 00:30
문장수련(85)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이번 호에도 ‘문장수련(81)’~ ‘문장수련(84)’에 이어, 성경의 일부를 텍스트로 삼는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
(마태오복음 13장 3절~12절)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붙잡아 묶어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기 때문이다.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그들이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헤로데가 생일을 맞이하자, 헤로데의 딸이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그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래서 헤로데는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며 약속하였다. 그러자 소녀는 자기 어머니가 부추기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이리 가져다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임금은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어서 ①그렇게 해주라고 명령하고,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②그리고 그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게 하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가져갔다.③요한의 제자들은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장사지내고,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
ㅇ 잉여적 표현(군더더기 표현)에 관해
①그렇게 해주라고 명령하고,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 ‘해주라고 명령’에는 이미 ‘사람을 보내어 요한의 목을 베게 하는’ 것도 포함되거늘, 따로 문장을 지었으니... .
☞그렇게 해주겠노라고 선뜻 대답하였다. 그리고는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 사실 이 뒷문장 내용이야말로 ‘명령’에 해당한다.
ㅇ 무리한 문장성분의 생략은 모호하게 한다.
②그리고 그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 헤로데 스스로가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 병사로 하여금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주어를 그대로 유지하며) 그리고 병사로 하여금 그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오도록
ㅇ 단락짓기의 원리에 관한 사항
③요한의 제자들은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장사지내고,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
☞ 위 내용은 그 앞의 사건과 ‘시간적 경과’가 있는 관계로, 적어도 새로운 독립단락으로 지어야 한다. 이는 ‘단락짓기 원리’ 가운데 ‘시간적 구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쉬어가기)
단락짓기 (화제의 전개)원리
1) 시간적 구성 : 새벽, 아침, 저녁, 밤 등으로 사건 발생을 시간별로 각각 구분해서 짓는다.
2) 공간적 구성 : 안방, 건넌방, 마당 등으로 그 사건 발생을 공간별로 각각 구분해서 짓는다.
3) 물리적 구성 : 나무, 물, 산 등으로 구분해서 짓는다.
4) 기타 구성방법 : ‘점층적 구성’, ‘논리적 인과식 구성’, ‘3단식 구성’, ‘4단식 구성’, ‘5단식 구성’ 등이 있다.
* 다시 말하거니와, 위 성경 구절은 ‘시간적 구성’의 원리를 몰각했다. 이미 펼쳐진 일련의 사건(세례자 요한의 죽음 사건) 이후 ‘시간적 경과’가 있었고, 그 다음에야 비로소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례자 요한의 주검을 수습했다. 해서, ‘요한의 주검 수습’에 관한 사건은 따로 한 단락으로 지어야 한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
(마르코복음 6장 17절~29절)
④이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⑤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궁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소녀가 나가서 자기 엄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목을 요구하여라.”하고 일렀다.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⑥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⑦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ㅇ ‘문장 전개’ 즉 ‘인과관계 설정’에 관한 사항
④이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⑤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 이 헤로데는 자기 아내 헤로디아의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헤로디아는 헤로데의 배다른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였는데, 그가 동생의 아내와 혼인하였던 것이고, 요한은 그러한 처사가 온당치 않다고 여러 차례 헤로데에게 말한 바 있다. 본디 헤로데는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의 말을 들을 때마다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다. (‘대조’의 기법!) 그러함에도 헤로디아만 유독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온갖 계략을 꾸몄으나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 드디어 헤로디아한테(주어 내지 주체를 살림.무리한 문장성분 생략은 모호하게 하므로 살림.) 좋은 기회가 왔다.
ㅇ ‘구체어’와 ‘적시(摘示)의 어휘’ 사용 문제
⑥주었다.
☞ 건네주었다.
* 위에서 이미 동일어 ‘주었다’가 너무 자주 나온 이유도 있음.
⑦소문을
☞ 그 소문을
ㅇ 문제가 많은 문장에 관해
⑤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 주어의 갑작스런 변경은 피해야 한다. 또한, 문장성분(주어)의 무리한 생략은 독자들로 하여금 헷갈리게 한다.
☞ 그런데(‘화제전환’의 접속어임.) 헤로디아한테(주어를 살림!) 좋은 기회가 드디어 왔다.
* 더욱이, '좋은 기회'란, 전체 문장의 주체들(헤로데, 요한 등)한테 두루 적용되는 게 아니라, 헤로디아한테만 국한되는 '좋은 기회'이므로.
쉬어가기)
* 꼭 있어야 할 문장 성분을 생략하면, 뜻이 불명확해진다.
* 긴 문장에서는 주어와 술어가 호응이 아니 되는 경우가 잦다.
* 주어(주체)가 거듭 바뀌어 술어와 호응관계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있다.
독자님들께서 너무 지칠세라, 이번 호는 ‘단축수업’이다. 즉, 분량을 여기쯤에서 줄이겠다는 이야기다.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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