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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수련(92)
    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3. 18. 09:07

     

                       

                                     문장수련(92)

     

        이번호에는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1) 원문 읽기

     

                        세상은 편들기라지만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oo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흔히들 무심코 하는 물음이다. 아이는 곤혹스러울 것이다. 답이 없거나 한동안 망설이리라. 아빠가 물으면 아빠가 좋아!”, 엄마가 물으면 엄마가 좋아!”, 하지만 같이 있으면 누구를 좋다고 할 것인가?

           세상을 오래 살고 보니 세상살이는 이처럼 곤혹스런 선택의 연속이었다. 잘 선택하면 수월하고 성공이 빠를 것이다. 그러나 잘 못된 순간의 선택이 행복과 멀어지는 게 인생살이가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시절을 되돌아보았다. 일본에서 그들과 같이 생활했다. 구호는 내선일체(內鮮一體)라지만 친밀감을 느껴보지 못했다. 전교적으로 반도(조선)사람이 없었고 정장영이란 이름으로 학교에 다녔으니 그네들과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더욱 내 편이 없는 외톨이, 놀림의 대상은 되지 않았으니 다행이었다. 요즘말로 따돌림 없이 잘 살아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이름은 그 많은 어린이들 가운데 서너 명밖에 없다.

           귀국해서 살다보니 초등학교 동창생과 고향친구들이 평생친구인데 그들이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다행히 중등교육 이후는 동창생들이 있어 외로움이 덜했다고나 할까? 이제 친구들은 거의 가고 없다. 지난날엔 초등학교 친구가 없어 부러울 따름이었다. 혈연, 지연, 학연, 일자리들도 편들기에 한 요소가 된 세상이다. 모두 이해관계와 사회적 동물이라 외롭게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옹색할 때 누구든 자기편을 들어주면 좋아한다. 가족 간, 친구 간, 동료 간은 물론 사회생활 전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더욱 극심하다. 또한 짝짜꿍을 잘 못 두면 낭패 보기 일쑤다.

           요즈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원인제공은 누가 했을까? 시비(是非) 이전에 그 책임은 없겠는가? 시각에 따라 극과 극으로 달리는 반면, 이현령(耳懸鈴), 비현령(鼻懸鈴) 식으로 만들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경향도 있었다. 또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사리(事理)보다 편(便)들은 경향이 너무 확연해서 서글펐다.

           찬반 모임에 정치인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보기 좋았을 텐데! 촛불에 맛선 모임에 태극기의 등장은 매우 어색했다. 더욱 국내문제에 다른 나라국기가 등장하니 또 웬 일인가? 심지어 어느 화면에는 계엄령 선포란 표어도 등장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얼마나 은혜를 입었는지는 모르지만 극성스런 사람들이어서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외국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 염려스러웠다.

         생각과 시각(視覺)은 자유다. 촛불집회에 모인 군중에도 보수와 진보성향이 있고, 태극집회에도 보수와 진보성향이 있었을 것이다. 편파적으로 네 편 내편 가르기로 볼 필요는 없겠다. 그런데 차츰 편 가르기 성향으로 흐르니 어쩌면 좋을까?

           법치국가이니 변호인이 있게 마련이다. 죄인들도 인권을 지킬 권리가 있으니 변호인이 필요하다. 변호사는 공개적으로 허가 낸 법조인이다. 편들어 먹고사는 직업인이다. 아무리 죄인이라도 내편 좀 들어다오.” 하면 거절할 수 없다. 능력이 없으면 나라에서 국선(國選)변호인을 선정해 준다.

         명분은 법치라지만 변론인은 쟁점사안을 법리(法理)와 법망(法網)을 피해 귀걸이, 코걸이 식으로 몰아가 무죄 아니면 감형을 주장한다. 더러는 가끔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 무죄, 무권 유죄가 성립되게 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유사 이래 처음 기이(奇異)한 변호인단도 생겨났다. 국회탄핵소추인단과 권좌의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란 호칭이다. 권력자라 자진변론자도 나섰다. 쉽게 말하면 국회와 대통령과의 다툼이다.

         일반 법률은 국회만 통과해 공포하면 그만이다. 쟁점은 삼권분립으로 사법부의 삼심제(三審制) 판정을 한다. 희귀하고, 있어서는 안 될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대통령의 탄핵안이다. 헌법기관인 중립적 헌법재판소의 확인 판결에 승복하도록 한 것이 민주국가다.

         지난 31011시 오천만 국민의 숨죽인 시선이 집중한 가운데 현명한 역사적 선고가 이루어 졌다. 기적의 전원일치(8:0)’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다시 한 번 감동했다. 보수니, 진보니 편든 흔적이란 찾을 길이 없었다. 고심 끝에 내린 판결이다. 헌법재판관들의 인품에 존경심과 엄중함을 실감했다.

           재판관이 편들어 주는 사람인가? 대취종필[大醉縱筆:심의(沈義, 1475~?)]같은 것도 아닌 사시(斜視)와 편견(偏見)! 편들어 주지 않아 변론에 실패했다고 해서 막말을 쏘다내는 K변론인. 11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서 헌재는 국회의 출장소라고 한 그 얼굴을 다시 한 번 떠 올리게 된다.

         스스로 선택해놓고 자기 뜻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이다. 아무리 내편은 없소!” 절규해 보아도 이미 끝난 일이다. 흥분해서 패패감에 사로잡힌 소리라라지만 법조인답지 못한 태도에 실망했다. 국가존립의 제도(制度)이니 이의(異意)가 없어야 한다. 세상은 사리(事理)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천칙(天則)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2017. 3. 17.)

     

             2) 윤근택 수필가가 고쳐본 글

     

                         세상은 편들기라지만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oo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흔히들 무심코 하는 물음이다. 아이는 곤혹스러울 것이다. 답이 없거나 한동안 망설이리라. 아빠가 물으면 아빠가 좋아!”, 엄마가 물으면 엄마가 좋아!”, 하지만 같이 있으면 누구를 좋다고 할 것인가?

           * 도입이 아주 자연스러움.

           세상을 오래 살고 보니, 세상살이는 이처럼 곤혹스런 선택의 연속이었다. 잘 선택하면 수월하고 성공이 빠를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시쳇말로 순간의 선택이 행복과 멀어지는 게 인생살이가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시절을 되돌아보았다. 일본에서, 일본인들 그들과 같이 생활했다. 구호는 내선일체(內鮮一體)’라지만 친밀감을 결코 느껴보지 못했다. 전교적으로 반도(조선)사람이 없었고, 정장영이란 이름으로 학교에 다녔으니, 그네들과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더욱 (그러나) 내 편이 없는 외톨이였으되, 놀림의 대상은 되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요즘말로 따돌림 없이 잘 살아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이름은 그 많은 어린이들 가운데 서너 명밖에 없다.

         귀국해서 살다보니, 초등학교 동창생과 고향친구들이 야말로 평생친구인데, 그들이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다행히 중등교육 이후는 동창생들이 있어 외로움이 덜했다고나 할까? 이제 그 친구들마저 거의 가고 없다. 지난날엔 초등학교 친구가 없어 부러울 따름이었다.(위에서 이미 언급된 사항이니, 이 문장 빼심이?)

            사실 위와 같은 학연 뿐만 아니라 혈연, 지연, 직장인연 등도 (락을 새로 지은 이유 : 단락내에서는 통일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문장은 이질적 요소다. 통일성이란, 단락 내 다루는 화제(topic)는 하나여야 한다는 뜻이다.)편들기에 한 요소가 된 세상이다. 모두 이해관계로 얽혀 있으며, 우리가 사회적 동물인 터라 외롭게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단락 바꾸지 말고)특히, 옹색할 때 누구든 자기편을 들어주면 좋아한다. 이러란 일은 가족 간, 친구 간, 동료 간은 물론 사회생활 전역에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더욱 극심하다. 또한 짝짜꿍을 잘못 두면 낭패 보기 일쑤다.

           요즈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마침표는 문장을 깔끔하게 만드는 효과 있음에 유의바람.) 원인제공은 누가 했을까? 시비(是非) 이전에 우리 모두가 제각각 그 책임은 없겠는가? 시각에 따라 극과 극으로 달리는 반면,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한자어군은 제법 길어도 하나의 품사로 인식하면 된다.) 식으로 만들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경향도 있었다. 또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사리(事理)보다 편들기(便-)’의 경향이 너무 확연해서 서글펐다.

            찬반 모임’(탄핵 건을 넌지시 이야기함. good!)에 정치인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보기 좋았을 텐데... . 촛불에 맛선 모임에 태극기의 등장은 매우 어색했다. 더욱 국내문제에 다른 나라국기가 등장하니 또 웬일인가? 심지어 어느 화면에는 계엄령 선포란 표어도 등장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얼마나 은혜를 입었는지는 모르지만 극성스런 사람들이어서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외국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 염려스러웠다.

           생각과 시각(視覺)은 자유다. 촛불집회에 모인 군중에도 보수와 진보성향이 있고, 태극집회에도 보수와 진보성향이 있었을 것이다. 편파적으로 네 편 내편 가르기로 볼 필요는 없겠다. 그런데 차츰 편 가르기 성향으로 흐르니 어쩌면 좋을까?

           법치국가이니 변호인이 있게 마련이다. 죄인들도 인권을 지킬 권리가 있으니, 당연히 변호인이 필요하다. 변호사는 공개적으로 허가 낸 법조인이다. 편들어 먹고사는 직업인이다. 아무리 죄인이라도 내편 좀 들어다오.” 하면 거절할 수 없다. 그래도 가난뱅이한테는 나라에서 국선(國選)변호인을 선정해 준다.

          명분은 법치라지만 변론인은 쟁점사안을 법리(法理)와 법망(法網)을 피해 귀걸이, 코걸이 식으로 몰아가 무죄 아니면 감형을 주장한다. 더러는 가끔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 무죄 무권 유죄가 성립되게 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더러는혹은 더러하나를 빼심이?)

            유사 이래 처음 기이(奇異)한 변호인단도 생겨났다. 국회탄핵소추인단과 권좌의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란 호칭이다. 권력자라 자진변론자도 나섰다. 쉽게 말하면, 국회와 대통령과의 다툼이다.

         일반 법률은 국회만 통과해 공포하면 그만이다. 쟁점은, 삼권분립의 정신에 입각하여 사법부가 삼심제(三審制) 판정을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삼세판바로 그대로. 희귀하고, 있어서는 안 될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바로대통령의 탄핵안이다. 헌법기관인 중립적 헌법재판소의 확인 판결에 승복하도록 한 것이 민주국가다.

           지난 31011시 오천만 국민의 숨죽인 시선이 집중한 가운데 현명한(글쓴이의 단정일 수도 있으니, 이 어휘는 빼심이?) 역사적 선고가 이루어졌다. 기적의 전원일치(8:0)’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다시 한 번 감동했다. 보수니, 진보니 편든 흔적이란 찾을 길이 없었다. 고심 끝에 내린 판결이다. 헌법재판관들의 인품에 존경심과 엄중함을 실감했다.

           재판관이 편들어 주는 사람인가? 1)심의(沈義, 1475~?)가 노래했던 <大醉縱筆(대취종필)>도 아니거늘, 그 사시(斜視)와 그 편견(偏見)이여! 편들어 주지 않아 변론에 실패했다고 해서 막말을 쏘다내는 K변론인. 11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서 헌재는 국회의 출장소라고 한 그 얼굴을 다시 한 번 떠 올리게 된다.

           스스로 선택해놓고 자기 뜻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이다. 아무리 내편은 없소!” 절규해 보아도 이미 끝난 일이다. 흥분해서 패패감에 사로잡힌 소리라라지만 법조인답지 못한 태도에 실망했다. 국가존립의 제도(制度)이니 이의(異意)가 없어야 한다. 세상은 사리(事理)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천칙(天則)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특히, 주기(朱記)된 부분을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윤근택 수필가의 작은 생각)

           글쓴이의 글짓기 솜씨는 일정 수준에 도달한 듯하다. 아마도 지시작문(指示作文; 누구로부터 제재를 부여받아 지은 글)인 듯한데, 비교적 잘 적어 내려갔다. 사실 지시작문 내지 백일장 글짓기는 어려운 편인데... .

           흥분하지 않고, 즉 감정 절제하여 적은 점도 칭찬할만하다. 글쓴이는 사물을 바라보되, 자기감정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잔잔히 바라보고 있다.

           하더라도, 이 윤근택 수필가가 밑줄 친 부분을 찬찬히 살피어, 무얼 요구하는지 무얼 지적하는지 알아차리면,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1)

          심의(沈義, 1475~?)가 노래했던 <大醉縱筆(대취종필)>

                    

                          대취종필(大醉縱筆)

        古琴澹無音(고금담무음) 오래된 거문고 고요히 소리 없는 것은, 中藏太古心(장태고심) 태곳적 마음을 간직해서

         라네. 世人非子期(세인비자기) 세상 사람들 종자기가 아니니, 誰識峨洋高與深(수식아양고여심) 아양곡의 높고 깊

         은 정취 그 누가 알아줄까. 高深旣莫辨(고심기막변) 높고 깊은 정취 분별할 이 없다면, 有聲無聲唯我志(유성무성유

        아지) 소리를 내든 말든 내 마음대로 하리. 吁嗟乎無世無伯牙(우차호무세무백) 아아! 세상에 백아는 늘 있었지

         만, 而無子期耳(이무자기이) 종자기가 없을 뿐이로구나.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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