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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수련(90)/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사
    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3. 13. 22:52

                                                   

                            

                                       문장수련(90)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사 전문’

                                                                                                            윤근택(수필가)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지난 6년, 그리고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흔히 얘기하듯이,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의 모든 가족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는 부족한 저에게 참으로 막중하고 무거웠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가운데였습니다. 또한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때,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저의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써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정세는 급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내부적 갈등과 분열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였습니다.

    ①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②“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한비자>)는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③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④늘 헌법재판소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그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헌법재판소에 주신 국민 여러분의 ⑤격려와 기대, 비판과 질책은 모두 귀하고 값진 선물과 같았습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그 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⑥그 동안 혹시라도 저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시거나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길 빕니다.

       헌법재판소가 늘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큰 역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늘 함께 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13일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이 정 미

     

     

     

    * 옮긴이 윤근택 수필가의 말

     

       그의 퇴임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밑줄 친 부분들입니다. 그는 비교적 모국어를 제대로 부려 쓸 줄 아는 사람이네요. 특히, 맞춤법 규정에 ‘쉼표의 기능은 15개’로 규정되어 있는데, 그 규정을 비교적 제대로 따른 듯해요.

       구체적으로 몇 군데 짚어볼까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 마땅히 쉬어야 할 곳에서 쉬었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 문장 성분 사이에 거리가 멀 때에 쉼표를 친다는 규정을 잘 따름. 위 밑줄 친 부분이 주어부임.

    ②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한비자>)는

    * 문장부호도 인수분해처럼 찍어야 한다.

    ☞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한비자>는

    ☞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한비자>)."는,

    *'는,'으로 쓴 이유 :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문장 성분 사이에 거리가 멀 때에 쉼표를 친다는 규정을  따름. 위 밑줄 친 전체가 주어부임.

    * 단, 바로 위와 같이 고칠 경우의 문제점 : 주어부가 너무 길어져 '대갈장군형(?)'의 문장이 된다. 해서, 첫번째처럼 일단 문장을 '.'로 끊어주고, 동격(同格)의 어휘인 '한비자'를 주어로 삼아 되받으면 낫다.

     

    ③ 민주주의, 그

    * ‘제시어 다음에는 쉼표를 친다.’ 는 규정을 잘 따름.

    늘 헌법재판소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 쉬어야 할 곳에서 쉬지 않았다.

    늘 헌법재판소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⑤격려와 기대, 비판과 질책

    * 짝을 이룬 어휘들 사이에 쉼표를 아주 잘 쳤다.

    공식) a와 b, c와 d

    ⑥그 동안 혹시라도 저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시거나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 ‘절(節)과 절 사이에는 쉼표를 친다.’ 는 규정을 아니 따른 예다.

    그 동안 혹시라도 저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시거나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 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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