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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共有)’에 관해
윤근택(수필가)
인터넷 개인홈페이지, 개인블로그, 개인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을뿐더러 남들 그것들도 수시로 드나드는 나. 그러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인터넷 용어가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공유’다. 아마도 ‘지적소유권’ 운위(云謂)의 사정으로 인해 그처럼 ‘해량(海諒)의 언어’ 즉 ‘너그러움의 언어’가 일상화 된 듯.
오늘도 나는 어느 분의 개인 카페를 방문하여, 이른바 유트브를 통해 아름다운 뉴 에이지 음악을 공유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공유라는 말이 너무도 아름답다는 걸 느꼈는데... .
공유, 말 그대로 ‘함께 가지다’ 혹은 ‘함께 나누어 가지다’다. 어느 화학자는 원소의 화학결합인 ‘공유결합(covalent bond)’과 ‘이온결합(ionic bond)’을 아주 알아듣기 쉽게 사이버상에서 강의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들 두 화학결합 가운데 ‘공유결합’은, ‘서로 주기 싫어하는 원자 사이의 타협’이라는 게 아닌가. 또, ‘전자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서로 이익을 취하는 결합’이라고 덧붙였다. 퍽이나 흥미로우면서도 의미로운 해설이다.
다시금, 어렵게만 느껴졌던 화학결합을 더듬어 본다. 공유결합은, 2개의 원자가 서로 전자를 방출하여 전자쌍을 형성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생기는 결합을 일컫는다. 대부분의 유기화합물과 일부 무기화합물에서 볼 수 있다. 산소와 수소의 공유결합으로 물 즉 ‘H2O’가 된 예. 좀 더 상세하게는, 수소분자에서 수소원자는 2개의 원자를 공유하여 헬륨형 전자구조를 취하는 거. 이에 비해, 이온결합은 양이온(+)과 음이온(-) 사이의 정전인력(停電引力)에 의한 결합을 뜻한다. 이 이온결합의 대표적인 물질은 NaCl 즉 소금이다. Na(+)와 Cl(-)이 결합된 것인데, 이 결합을 외부 전기에 의해 강제로 갈라 세워 다른 짝과 재결합토록 하면, 전혀 다른 물질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이른바 전기분해가 그것이다. 전기도금이 전기분해의 산물(産物)임을 우리 모두는 알고 지낸다.
다시 우리네 일상용어가 되다시피 한 ‘공유’를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름다운 말이다. 위에서 소개한 어느 화학자의 말이 겹쳐지는 말이기도 하다. ‘서로 주기 싫어하는 원자 사이의 타협’! 달리 말하면, ‘배 불러나 먹기도 싫고 남 거저 주기도 싫은’ 마음 상태 같기도 하지만... . 사실 자신이 독차지하지 않고 이웃한테 골고루 나눠주어 널리 전파하는 게 공유의 본질이다. 그런데 막상 전문가들 가운데에는, 특히 기술 보유자들 가운데에는 이른바 ‘(펜치쟁이) 곤조’라는 게 있어, 자기만 알고 남한테는 전혀 그 비법을 알려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노하우’라는 말로써 그리 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나한테도 공유가 아닌, 사유(私有) 내지 독점을 권고한 수필가가 없지 않았다.
“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문장수련’이라 하면서 100여 차례 시리즈물로 적어대는 그 문장이론 말이에요. 사이버상에서 많은 이들한테 공짜로 나누어주고 계신데요, 다들 수준급으로 올라가면 변별력이 없어질 게 아네요.”
참말로, 나는 개의치 않는다. 기왕지사 문학인의 길로 접어든 이상, 더욱이 모국어를 모두모두 제대로 부려 쓸 줄 아는 백성이 되기를 바라는 이상, 기껍게 그 작업을 수행한다. 굳이 말하자면, 나의 행위는 지식공유 내지 정보공유에 해당할 터. 다만, 그렇게 인터넷에 올리는 나의 글들을 조회 내지 검색만 할 게 아니라 짧은 답글이나 댓글로 예의를 갖추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이따금씩 갖게 된다. 심지어, 본인의 글 가운데 눈가는 부분을 고쳐달라고 하는 이들 가운데에서도 예의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내가 밤 내내 침침한 눈으로, 돋보기안경을 끼고, 문장을 바로잡아 되붙여 주어도 ‘꿀먹은 벙어리’가 된 예가 많다.
다시 ‘공유’ 내지 ‘정보공유’를 생각해 본다.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타인의 블로그 또는 카페에서 ‘공유’함으로써 황홀경에 빠지는 일이 잦다. 여태 그분들 앞앞이 인사를 드리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몰아서 인사를 드린다. 마찬가지로, 여태 나의 수필작품을 읽고서, 또는 나의 수필이론을 읽고서 묵묵부답으로 ‘똑 떼먹은’ 애독자들께서도 한꺼번에 몰아서 답해주시길... .
끝으로, 감히 구인광고를 하며 이 글을 맺을까 한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어느 젊은 여성의 글을 몇 편 읽었다. 각종 문학상을 휩쓴 이의 글이었다. 그녀야말로 우리 수필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이였다. 사실 나는 웬만해서 남의 글을 칭찬하지 않는 법인데... . 경북 문경에 친정을 두고, 나보다 정확히 20년 후인 77년에 이 세상에 왔으며, 요 몇 해 전부터 본격적으로 수필작품을 적고 있다는 정보를 흘린(?) 젊은 여인. 어림잡아 40대 초반의 나이인 ‘박○○’라는 필명을 지닌 이. 나의 신실한 애독자들께서는 그의 e메일주소나 블로그나 카페나 연락처를 알거든 좀 알려주시길. 나는 그에게 아래 소개하는 음악을 꼭히 선물해야겠기에.
참말로, ‘Wanted!’다.
* 바로 위에서 소개한 이한테 선물코자 하는 음악 듣기
0. '바람의 수채화' 듣기... 강추!
[연주곡] Acuarela En El Viento - Laquiruna
2015.04.14
Acuarela En El Viento(바람의 수채화) - Laquiruna 2016.02.24 ... 거듭듣기 가능함.
1. '갈대의 노래' 듣기
(갈대의 노래) Song Of The Reed - Tim Mac Brian 2016.01.05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