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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수련(113)
    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7. 9. 20:14

    문장수련(113)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이번 호에도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원문과 문장치료 후 글과 동시 읽기)

     

     

                          심화기화(心和氣和)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전 ○○

     

     

     

     

     

     

            어젯밤에는 부푼 기대로 마음이 설레어서 밤잠을 설쳤는데, 웬걸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렸다. 그래도 가야 했다. [나는 가야만 했다. 이은상의 시구(詩句)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우적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를 다시 떠올리며 길을 나섰다. * 나는 가야만 했다는 뒷 부분에 소개되는 글쓴이 아드님으로 인한 마음고생도 한껏 함축하는 말이다.] 집으로 되돌아온들 괜히 화만 날 것 같았다. 다행히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여행사에서는 일정대로 추진한다고 했다. 25년 만에 다시 청학동을 찾게 된 것이다. (청학동에 가려는 것이다.)그러기에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차가(차가부터 새로운 단락으로 지을 것. *이유 : 단락의 시간적 배열, 공간적 배열에 관한 사항임.)시내를 벗어나자 가이드는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했다.

              사랑(“ ‘ 사랑 그대로의 사랑’ (사랑도종환.* 고친 이유 : 실제로 가이드가 낭송하는 대로. 뒤에 불쑥 도종환이가 언급되는데... .)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 하는 / 피곤한 마음속에도 나른함 속에 파묻힌 채 허덕이는 / 오후의 앳된 심정 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 있습니다. -이하 생략-[(하략).’ ” * 고친 이유 : 낭송자의 낭송도 직접화법이니, 큰따옴표 처리가 정당하지 않을까. , 시의 제목을 작은따옴표로 처리해 보았다.]

             나는 도종환의 시를 참 좋아했는데 지금은 전처럼 좋아하지 않는다. 시인으로(모름지기 시인은 시인으로서만)존경받고 남아야지 국회의원이 되니 (되었으니,)시는 누가 지킨단 말인가? 문화관광부장관청문회장에서(게다가 문화관광부장관 청문회장에서) 목청을 높이는 그의 모습은 시인으로서 너그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저마다 여러 밥그릇을 차고(차지하고) 나서면 남은 밥그릇이나 있을까? 나는 요즈음에 갑자기 불만이 많아졌다.(나는 이밖에도 요즘에 들어 이런 저런 일에 갑자기 불만이 많아졌다.* 자녀들 문제 등으로 가슴이 답답해져서 심리학에서 말하는 불만투영이 나타난 부분임.)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하늘은 깜깜했다. 날이 새나했더니 다시 어두워졌다.(그러함에도 외려 속이 후련해졌다. 마치 내 마음과도 같은 날씨.’*추가 이유 : 마음 달랠 길 없어 길을 나섰으니... .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먼 산이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어차피 집을 나섰으니 모든 걸 잊어버리자며 흥얼거렸다. 오늘처럼 장대비가 내리면오기택(오기택)'우중의 여인'이란 노래를 부른다.

     

     

               ‘장대같이 쏟아지는 밤비를 헤치고 / 나의 창문을 두드리며 흐느끼는 여인아 / 만나지 말자고 맹세한 말 잊었는가 /그대로 울지 말고 돌아가다오 / 그대로 돌아가다오 / 깨무는 그 입술을 보이지를 말고서-중략-[(중략)]

     

               날씨는 조금씩 좋아지고 차는 어느새 청학동 삼성궁에 당도했다.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곳으로 청학동 주민들은 모두 강대성(姜大成, 18981954)이 창시한 유불선갱정유도교(儒佛仙更定儒道敎)라는 신흥종교를 믿고 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 이곳에 모여들어 마을을 형성했다고 한다. '강민주(한풀선사)'가 그를 수행하는 제자와 함께 40여 년 동안, 돌을 쌓는 것을 일상의 수련으로 생각하고 백만여 평의 부지에 크고 작은 3만여 개의 돌탑을 쌓았다. 돌탑과 돌로 쌓은 벽면에는 돌 절구통이나 맷돌을 군데군데 넣고 쌓았는데 그 수가 자그마치 수천 개는 되는 것 같았다. (같았다. *추가해볼 만한 내용 : 그 노고 자체가 마음 수양내지 도 닦음이라는 걸 왜 이 방문객인들 모르랴! 무너질양이면 또 다시 쌓았을 그들. 그 광경을 바라보노라니, 심란했던 마음이 다소 달래어졌다. * 그냥 바람 쐬러 간 게 아님을 끝까지 물고늘어져야(?) 한다. 가정사와 관련해서.)하단에는 인물들의 조각도 있었다. 삼성궁은 청학(靑鶴)이 날개를 편 모습을 지붕으로 삼아 그 아래에 궁을 지었다. [지었다. * 추가해 볼만한 내용 : ‘청학, 그래 이따가 소개하겠지만, 내 자식들 가운데 한 녀석도 훨훨날개짓하며 멀리, 높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면 얼마나 좋으랴! 삼성궁 앞에서 비원(悲願)을 잠시 가져보았다.‘ * 어디 가서 무엇을 보았고, 또 어디 가서 무엇을 보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가서 마주친 사물 하나하나가 의미롭게 되살아나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기행수필이다.

             삼성궁을 떠나 청학동 도인촌(靑鶴洞 道人村)으로 갔다. 이곳은 지리산 삼신봉(三神峰) 동쪽 능선 아래 해발 800m 고지인 지리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마을로, 특정 종교의 신도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종교취락이기에 도인촌으로 불린다. 도인촌의 모습은 옛 모습 그대로인 듯 상투를 틀고 갓을 쓴 어르신이나 댕기머리를 한 아가씨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 마을 중간에서 한 할머니가 반가이 맞아주었다. 족히 팔순은 넘은 것 같은데 허리도 곧고 피부도 고왔다. 이제 이곳에서는 도시의 자녀들이 방학 동안에 예절과 사자소학을 배우는 예절학교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조금 더 오르니 청학서당이 나왔다.

             나는 이곳을 25년 전 서울에서 내려온 지인이 잘 알고 지낸 전주지역 수녀님 두 분과 함께 왔었다. 그분은 촌장과도 각별한 사이였는데(사이였는데,) 하필 촌장이 그날따라 출타하여 촌장 아들이 대접해 주었다. 점심식사도 진수성찬이었고, 식사 후 다과도 내왔으며, 약초를 숙성시킨 발효액도 내왔다. 그런데 발효액은 오래되어서 술이 되었다. (되어 있었다.) 수녀님들은 술 냄새가 난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촌장 아들은 삼신봉에서 어렵게 구한 약초로 담은 거라며 몸에는(몸에는, 특히)여러 가지 질병에 좋다고 했다. 그래도 거절하자 정 그러시다면 집배만[집배(執杯)’] 하시라며 잔을 권했다. 그때까지 집배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수녀님도 나도 몰랐다. 멍하니 있으니 잡을 집()에 잔 배()이니 그냥 잔만 잡으라는 뜻이라고 했다. '쨍하고 잔만 부딪치자는 거구나!', 그때서야 알았다. 청학동에는 서당이 있으니 한학을 많이 공부했구나 싶었다. 여기에서 함부로 문자를 쓰면 큰 코 다치겠구나 생각했다.

             서당 입구에는 '청학서당(靑鶴書堂)'이라는 세로현판이 붙어있고, 안에 들어서니 문지방 위에 '진실심당(眞實心堂)'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 서당은 주말이라서 쉬는지 빈 책상만 있었다. 벽면에는 '심화기화(心和氣和)'라고 쓰여 있었다. 이곳에서 학생들에게 심화기화를 가르치는구나 싶었다. 나는 '심화기화'음미해보았다.(다시 음미하게 되었다. * 바로 위의 문장을 보아서 글쓴이는 평소에 그 뜻을 알고 있었던 듯. 그러니 다시 음미하게로 씀이 타당하다.) '마음이 편안해야 온몸의 기운도 조화를 이루어 편안해지는구나.'(마음이부터 편안해지는구나.’까지는 독립단락으로 지을 것. * 이유 : 마음속으로 하는 말이다.) 심화가[심화(心火)’ 가 아닌 심화(心和)’만이 * 작가라면, 이 정도는 재치가 있어야 한다.] 모든 에너지의 근본임을 깨달았다.

             사실 (독자 여러분께 이제야 말하지만, 사실 *위에서 주욱 미뤄왔던 혼자만의 비밀을 이렇게 하여 털어놓는다.)요 며칠 동안 마음이 착잡했다. 미국에 사는 딸이 지금의 피닉스에서 곧 실리콘밸리로 이사를 간다며 아빠 엄마를 초대했다. 아내는 두어 차례 다녀왔으나 나는 아직 한 번도 미국 땅을 밟지 않았다. 어디에서 그런 강대국의 힘이 나오는지 알아보고 싶었는데도 말이다. 절호의 기회인데 며칠을 생각 끝에 또 포기하고 아내만 다녀오라고 했다. (내가 그리 했던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으니... .)

            지난해 겨울부터 아들 정기는(정기) 면역력이 급감하여 여러 가지 합병증 증세가 나타나고 출입을(바깥출입조차도) 꺼려했다. 나는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하며 곁에서 보호해주었더니(보호해주었더니,) 전보다도 더욱 아빠에 대하여 깊은 사랑을 느끼는 것 같았다. 간간이 '아빠?', '아빠?'하고 부르며 끌어안기도 하고 볼에 뽀뽀도 해준다. 38살이나 되는 아들의 뽀뽀가 앙증맞기도(얼씨구앙증맞기도 * 사실 앙증맞은 게 아니라 안타까울 따름이니까.) 하겠지만(하겠지만,)정신장애 아들이니 그럴 때마다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멍하니 천정을 바라다본다.(* 사실 이 부분이 독자들 가슴을 울린다. 위 모든 문장들은 이곳으로 집중되어야 한다. 어디 가서 무슨 무슨 사물을 보았다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수필은 철저히 자기 고백으로 이루어진다는 거. 불운하고 불행한 가족사도 이처럼 까발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그런데 그런 아들을 두고 어떻게 떠난단 말인가? 그 사이에 아프기라도 한다면 아빠를 얼마나 원망할까 생각하니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둘째딸은 손녀랑 와서 봐줄 테니(테니,) 염려 말고 다녀오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직도 나를 따라다니는 멍에를 (내가 짊어진 멍에를 * 고친 이유 : ‘멍에는 말 그대로 소가 짊어지는 물건이니 짊어진으로 고쳐야 한다.)벗어버리지 못하는구나!' 생각하니 서운함도 있어 국내여행이라도 다녀온다며 바람을 쐬러 온 것이다.( 위 단락 내 문장들도 가급적 간추려 적기 바람.)청학동 서당에서 만난 '심화기화(心和氣和)' (그러했는데, 여행의 마지막 코스에서 마주친 그 심화기화가 위로가 될 줄이야!)한마디가 (참말로,그 한 마디가)나의 몸과 마음을 봄눈 녹듯 편안하게 해준(녹여준) 주말이었다.

     

                   (  2017. 7. 8.)

     

     

     

            문장치료사 윤쌤(윤근택)의 말]

     

           글쓴이의 문장 자체는 흠결이 없다. 그러나 목표점 즉 주제를 향해 일사분란하게 문장을 정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달리 말해, 작가는 12~15매 원고지 분량의 수필을 쓰곤 하지만, 한 문장 혹은 한 어휘로 된 주제문 내지 주제어를 얻기 위함이다. 여타 문장들은 그 주제문 내지 주제어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

            글쓴이는 윤쌤의 지적사항만 개선하면, 훌륭한 문장가가 될 수 있겠다.

      

             * 공지사항 :

             나는 여태도록 이 문장수련시리즈물 100회분까지 공짜로 많은 독자들한테 제공해 왔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나는 농부이면서 수필가이다. 특히, 나는 농부인 관계로, 농주(農酒)와 비료와 농약이 늘 필요하다.

            이제 감히 요청하오니, 적정 문장치료비(文章治療費)’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나.

                성심성의껏 농주값,비료값, 농약값에 보태쓸 돈을 앞으로는 부쳐주시길.

            재치있고, 용기있는 분은 혼잣말을 이렇게도 할 것이다.

             ‘어머, 그러면 되겠네. 그분한테 나의 글도 부쳐드려 문장치료를 받으면 되겠는 걸!’

               계좌 : 703967-02-028696(우체국,윤근택)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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