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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밈음'에 관해
    수필/신작 2017. 11. 2. 23:27

     

     

                             꾸밈음에 관해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나는 어떤 사물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수필작품쓰기도 그러하고 음악듣기도 그러하다. 수필작품쓰기와 음악듣기는 생활화 단계를 지나, 어느새 호흡이다. 음악듣기의 경우, 클래식, 뉴 에이지 음악, 유행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되, 그날 기분에 따라 특정 한 곡만을 거듭듣기 하곤 한다. 특히, 한밤에는 그 한 곡을 거듭듣기로 귓전에 흘려두고, 자는 둥 마는 둥 하게 된다. 그러니 이 또한 몰입이라고 할 수 있다. 요 며칠째는 밤마다 쿠스코(Cusco)’ 악단의 Alcatraz(앨카트래즈)’를 그렇게 귓전에 흘려 놓곤 하였다. 참고적으로, ‘쿠스코악단은 잉카음악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명승지를 노래하기도 하였다. 앨카트래즈는 미국 샌프란스스코에 있는 섬으로, 한 때는 연방 교도소가 있었으나, 지금은 관광지로 알려져 있단다.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서도 그 음악을 함께 들어보았으면 좋겠다. 아래를 클릭하면, 음악이 열린다. 저작권 등의 문제가 있으니, 당사자들한테는 미리 양해를 구한다.

    Cusco/ Alcatraz

    들어보니 어떠한지? 심금(心琴)을 울려주는 부분 부분이 있지 아니한가? 음악 문외한이긴 하지만, 나는 간드러지고 산드러지는 부분이 있다는 걸 금세 느끼게 된다. 어른들 말마따나 가락이 잘도 넘어간다는 것을. 참말로, 군데군데 애간장을 녹인다. 어떤 슬픔을 느끼기에 충분한... .

    이 음악을 거듭거듭 듣노라니, 문득 꾸밈음이란 서양음악 용어가 떠오른다. 참말로, 그것을 꾸밈음이라고 하였다. ‘장식음(裝飾音,ornament grace)’이라고도 일컫고, 국악에서는 시김새라고 말하는 꾸밈음. 내가 그 곡 ‘Alcatraz’의 악보를 직접 본 적 없어 잘은 모르겠으나, 분명 몇 종류의 꾸밈음표가 삽입되어 있을 것만 같다.

    꾸밈음이란, 멜로디나 화성(和聲)을 꾸미기 위하여 덧붙인 음, 또는 음군(音群)을 말한다. 보통 작은 음표나 특정의 기호로 표시된다. 멜로디에 우아함을 줄 뿐만 아니라, 특정한 음과 리듬에 활기를 주거나, 화성에 변화를 주거나 하는 기능을 지녔다. ‘네이버 백과는 아래와 같이 전한다.

    <광의의 꾸밈음은 고대·중세에도 사용되었으나, 그것들은 일반적으로 기보(記譜)되는 일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되었다. 르네상스시대에 정형화가 진척되고, 바로크시대에 가장 체계화되어, 음악에서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꾸밈음의 최성기는 대충 16001800년 무렵이다. 19세기 이후에도 사용되었으나 그 종류는 감소되고 보통 음표로 기보되는 일이 많아졌다.>

     

     

    , 몇 종류의 꾸밈음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앞꾸밈음 (appoggiatura): 본디음 앞에 붙는, 짧게 악센트가 주어진 음.

    떤꾸밈음(trill): 한 음을 반음이나 온음 위의 음으로 빠르게 연속 반복함.

    돈꾸밈음 (turn): 본디음 주변의 음들을 짧게 연주하는 음.

    잔결꾸밈음(mordent): 본디음과 바로 위의 음을 빠르게 연속 연주하거나, 잔결꾸밈음표에 세로로 줄이 있으면 본디음과 바로 아래의 음을 빠르게 연속하여 연주함.

    층거리꾸밈음(arpeggio):급속한 펼침화음.

     

    슈베르트가 20대에 작곡한 아르페지오 소나타의 제 2악장 악보에는 아르페지오 꾸밈음이 들어있고, 하이든의 교향곡 제88G장조는 돈꾸밈음으로 되어 있어, ‘도레도시도미형태라는 거. 바로크 음악의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는 꾸밈음이 많았다는 거. 중요한 부분이나 화려한 표현을 하고자 할 적에 썼다고 한다. 바로크 음악의 쌍벽(雙璧)요한 세바스찬 바흐헨델. 이들 양인 가운데에서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장식음에 관해 이렇게 적고 있다.

    충분한 연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연주자라면, 우리(작곡가)가 악보에 표현해 놓은 것보다 더 많은 장식음을 사용할 수 있다. ... 장식음이 표기되어 있는 곡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장식음에 대한 표시가 매우 적거나 전혀 없는 곡이라면 적정한 방법으로 장식음을 추가하여야 한다.”

    요컨대, 그는 연주자로 하여금 악보에 적힌 이상으로 기교를 발휘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1719~1787)’는 자신의 저서에서, 기악 음악에 필요한 장식음에 관해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뤘다고 한다. 그가 아들 모차르트를, 장식음을 많이 쓰던 바로크 양식으로 교육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모차르트는 과감한 장식음과 즉흥연주를 선호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피아노협주곡 및 독주곡 연주시에는 즉흥적인 장식음을 추가하곤 했단다. 심지어, 그가 아버지한테 보내는 편지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는 거 아닌가.

    저는 피아노협주곡 연주시 도입부, 1)카덴차(cadenza) 등에 순간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연주하곤 해요.”

    뿐더러, 모차르트는 자기 누나 난네를(Nannerl)'이나 제자들을 위해 쓴 즉흥연주 내지 협주곡의 장식음 필사본도 많이 전해진다고 한다.

    우리는 즉흥연주나 즉흥노래에서 장식음을 자주 듣게 된다. 가령, 나훈아 가수가 자신의 노래인 물레방아 도는데를 무대에서 부를 때에 원곡과 달리, 멋지게 넘어가는 게 바로 즉흥적 장식음 덕분이겠지. 음악 전문가들은 장식음에 관해 이른다.

    풍부한 장식음이나 즉흥연주는 엄격한 음악적 훈련으로만 효과를 거둔다.”

    , 음악 문외한인 농부 수필가가 더 이상 장식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성싶다. 다만, 수필작품을 적을 때에도 음악의 꾸밈음에 해당하는 요소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고서. 같은 내용의 문장이되, 맛깔스런 문장으로 만드는 거. 그 기교적인 표현이 곧 음악에서 말하는 꾸밈음은 아닐까.

    아직도 내 귓전에는 하트 스트링을 울리는 쿠스코Alcatraz’가 거듭거듭 흐른다. 참말로, 애간장을 녹인다. 아련한 그리움이여! 잔잔한 슬픔이여!

    Cusco/ Alcatraz

    1)카덴차(cadenza)

    마침꼴혹은 종지형(終止形)’이란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임. 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에 독주자나 독창자가 연주하거나 부르는 기교적이고 화려한 부분으로 대개 무반주로 행해진다. 5분간 이어진다.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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