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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9)
    수필/음악 이야기 2014. 4. 21. 22:03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9)                     

     

    - 왕을 위해 10년간 매일 똑 같은 노래 4곡을 부른 성악가-

     

      윤요셉 (수필가/수필평론가)

     

    1737, 그는 이탈리아인이면서 에스파냐로 가서, 깊은 우울증에 빠진 부르봉 왕조의 창시자 펠리페 5(Felipe 5) 왕을 그의 노래 솜씨로 치유해 주었다. 이후 매일 밤마다 10년간 펠리페 5세에게 똑 같은 노래 4곡을 불러주었다. 그는 1759년까지 스페인에 머물렀다.

    그는 남자 성악가이면서도 여성의 음역인 소프라노 또는 콘트랄토 성부를 노래한 가수였다. 그러한 가수를 카스트라토(castrato) 또는 에비라토(evirato)라고 부른다. 카스트라토의 특징과 출현 배경은 다음과 같다.

    넓은 음역,유연성, 힘을 지닌 이들의 소리이며 사춘기 전에 거세를 함으로써 얻었다. 카스트라토는 여성들이 교회 성가대나 무대에 서는 것을 금지하였던 16세기에 나타났고,17,18세기 오페라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카스트라토는 비인간적,불법적인 거세 행위로 나왔지만, 성인 남자의 폐활량과 신체적 중량에서 비롯되는 대단한 힘을 지닌 성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목소리의 독특한 음질과 대단히 어렵고 화려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강한 훈련 끝에 태어나게 되었다. 카스트라토 가수는 오페라 청중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이탈이아 오페라가 전 유럽에 퍼지는 데 기여했다. 18세기 남성 가수의 상당수가 카스트라토였으며,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카스트라토는 그였다. (이 단락은 인터넷 브리태니카에서 죄다 따옴.)

    그의 본명은 카를로 브로스키(Caro Broschi)이며,그는 1705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태어나 1782년 향년 77세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가 바로 카스트라토의 전설, 파리넬리(Farinelli). 그의 일대기는 영화로도 나왔다. 그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 이 또한 소망의 쉼터라는 블로그에서 거의 그대로 베껴오다시피 하였다. 당사자들께 감사와 죄송함을 동시에 표한다.

     

    [파리넬리 (1994, Farinelli : il castrato)] 감독 : 제라르 코르비오

    출연 : 엔리코 로 베르소, 제로엔 크라베, 스테파노 디오니시, 엘자 질버스타인

    장르 : 드라마 / 음악 음악 : 베라 벨몽

    국가 : 벨기에 / 이탈리아 / 프랑스

    기타 : 116 / 18세 이상 관람가 /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악가로 칭송 받았던 사람의 이름입니다. 생존시에도 거의 신화적인 존재로 추앙을 받았는데 목소리가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예쁘장한 남자, 씩씩한 여인의 모습을 두루 갖춘 반남반녀의 아름다운 외모가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파리넬리는 기교가 뛰어난 성악가였습니다. 목소리 자체가 극히 아름다웠음은 물론이었고 감정 표현이 완벽에 가까웠으며, 음역이 넓었고, 호흡 조절은 자유자재였다고 하니 말 그대로 당대 최고였답니다. 기록에 의하면, 그의 음역은 세 옥타브 반이었는데, 한 호흡으로 음표를 250개나 노래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 음표를 1분 이상이나 쭈-욱 길게 노래했다고도 전하는데, 정말 대단하죠? 그 당시 일부 사람들은 파리넬리가 뭔가 특수장치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수근거렸답니다.

    [영화 'Farinelli' 의 대강 줄거리입니다]

     

     

     

     

     

     

    1728년 나폴리의 한 광장. 카스트라토(거세된 남자 소프라노 가수)

    파리넬리(Farinelli/Carlo Broschi: 스테파노 디오니시 분)가 트럼펫 연주자와 대결을 벌인다. '파리넬리의 목소리' '트럼펫 소리'가 각자 지닌 기교와 음역을 넘어 절정에 달하자 군중들은 흥분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무릎을 꿇고 마는 트럼펫 연주자. 그 중에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목소리, 그리고 잘생긴 이 젊은 카스트라토, 파리넬리에게 한 눈에 반해 버린 예쁜 여자들도 있다. 열살 때, 거세를 한 파리넬리와 그의 노래를 작곡하는 형 리카르도(Riccardo Broschi: 엔리코 로 베르소 분)가 여자를 공유하는 '형제의 비밀' 인 것이다.

       

     

     

    이 날 나폴리에서 파리넬리는 영국 왕실의 공인 작곡가인 헨델(Handel: 제로엔 크라브 분)과 첫번째 만남을 갖는다.헨델은 파리넬리에게 영국으로 함께 갈 것을 제안하지만 리카르도는 파리넬리를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에 이를 좌절시킨다. 유럽 순회공연에서 여러 해 동안 형제는 유럽의 각 나라를 돌며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신의 모습으로 치장한 파리넬리가 영혼을 뒤흔드는 목소리로 노래하면 여자들은 기절하고 남자들마저 환호했다.

    모든 여자들에게 사랑을 받지만 파리넬리는 어떤 여자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줄 수가 없다.

    거세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파리넬리. 형 리카르도는 그런 그를 마약으로 위로하며 거세는 중병에 시달리는 어린 파리넬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한다.

       

     

     

     

     1734년 런던. 헨델이 이끄는 코벤튼 가든과 경쟁에서 열세에 밀려 있는

    파리넬리의 스승 포로포라(Porpora: 오메로 안토누티 분)는 자신이 이끄는 노블레스 극장을 살리기 위해 파리넬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노블레스의 주요 후원자, 마가렛 헌터(Margareth Hunter : 캐롤린느 셀리어 분)의 조카인 알렉산드(Alexandra : 엘자 질베르스테인 분)는 그 어떤 여자보다도 열정적인 사랑을 파리넬리에게 바치지만 이를 그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침내 파리넬리의 공연으로 노블레스 극장은 연일 성황을 이루고 헨델은 수세에 몰린다. 하지만 헨델을 비웃는 왕족에게 헨델의 음악성을 변호하는 파리넬리.그는 카스트라토라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 모욕을 서슴지 않았던 헨델이지만 그의 음악성만은 인정하고 존경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형 리카르도의 얄팍하고 기교만을 중시하는 음악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다.

    형제의 갈등은 심해지고 리카르도는 파리넬리를 떠난다.

     

     

     

     

     

     한편,알렉산드라는 헨델의 악보를 훔쳐 파리넬리에게 가져온다. 홀로 헨델의 음악을 열심히 연습하는 파리넬리.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헨델은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로는 그를 감동시킬 수 없다고 비웃는다. 그리고 비열하게도 공연을 앞둔 파리넬리에게 리카르도로부터 듣게 된 거세의 비밀을 폭로한다. 리카르도가 자신의 음악을 노래할 '악기'로 파리넬리를 영원히 소유하기 위해 거세했다는 사실을.그러나 절망과 슬픔을 이기고 진정한 음악을 갈구하는 파리넬리의 목소리가 극장을 가득 채운다.

    헨델의 아리아 카라 스포자! 파리넬리의 목소리는 관객들 뿐 아니라 헨델마저 감동시킨다. 그리고 파리넬리의 생애에서 가장 위대한 공연이 막을 내린다. 1740년 마드리드. 스페인 궁정에서 이제 오로지 국왕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만 노래하는 파리넬리.그의 곁에는 알렉산드라가 서 있다.

     

     

     

       

     

    형 리카르도가 온 인생을 걸고 작곡한 오페라를 파리넬리에게 바치며 용서를 구하기 위해 찾아온다. 이 만남으로 파리넬리의 오랜 상처는 다시 살아나 그를 괴롭힌다. 용서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형 리카르도. 파리넬리는 그런 형을 아내 알렉산드라에게 이끈다. 두 형제는 마지막으로 한 여자를 함께 사랑한다. 그리고 리카르도는 전쟁터로 떠난다.

    이제 신의 목소리 파리넬리는 자신의 아들을 갖게 되고 그의 괴로운 인생은 마침내 안식을 얻는다.[]

     

     

      명색이 수필작가인 내가 이젠 게을러터져서 남의 글을 그대로 베껴다 놓았다. 그렇더라도 그 출처를 밝혔으니, 독자님들께서도 용서해 주시리라 믿는다. 대신, 영화 파리넬리에 쓰인 OST ‘울게 하소서에 관해서만은 제법 성실하게 적어보겠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Rinaldo,1711년 작곡)’  2막 아리아다. 본디 이탈리아 시인 타소(Torquato Tasso,1544~1595)의 장편서사시 해방된 에루살렘에다 곡을 붙인 것이다. 작중 남자 리날도와 리날도의 상관(上官)의 딸 알미레나는 연인 사이였다. 리날도는 애인을 두고 십자군전쟁에 참전한다. 그러는 사이 알미레나는 적군의 요새(要塞)에 포로가 되어, 적장(敵將)으로부터 구애를 받지만, 단호히 거절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노래를 부르게 된다. 그 아리아가 바로 울게 하소서.

    날 울도록 내버려두오/잔인한 내 운명이여,/자유를 갈망하도록!/ 나에게,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날 울도록 내버려두오,/잔인한 나의 운명이여,/자유을 갈망하도록/슬픔이 내 고뇌의 실가지들을 /불쌍히 여겨 부러뜨리네!/ 불쌍히 여겨 부러뜨리네! / 잔인한 내 운명이여,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날 울도록 내버려 두오,/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이제 이 이야기를 정리할 시간인 듯하다. 위 영화가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여부도 나로서는 알 길 없고, 또 영화를 아직도 본 적도 없다. 그러나 파리넬리는 실존인물이며, 그의 목소리가 얼마나 감미로웠던지를 알 듯하다. 그리고 그는 거세된 남자만이 낼 수 있다는 카스트라토성악가였음도 알 수 있다. 그도, 알미레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운명을 한탄 아니 했을 리가 없다. 문득, 또 한 인물이 겹쳐진다. 바로 사마천(司馬遷)이다. 그는 참소리(?) 하다가 한무제(漢武帝)로부터 죽임을 당할 위기에 놓이자, 궁형(宮刑 ;거세당하는 형)을 자청한다. 그러한 힘이 되려 그 유명한 <<사기(史記)>>를 낳게 하였다. 그도 파리넬리와 알미레나와 동시대에 살았더라면, ‘울게 하소서를 애절하게 부르지나 않았을까? 사실 그리스의 호메로스(Homeros)도 앞 못 보는 소경이었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대서사시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적었다. 무릇, 훌륭한 예술가는 그 무엇이 하나쯤 결핍된 사람이고, 그는 그 약점을 예술로 승화하는 사람인 듯하다.

    끝으로, ‘나를 울게 하소서음악 파일을 부치며, 이번 글을 접는다.

     

    (다음 호 계속)

     

    l  본인 허락 없이 위 인용의 글과 화면 가져 와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나를 울게 하소서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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