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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21)
    수필/음악 이야기 2023. 1. 9. 13:31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21)

                                             - 늘 깨어 있어, 실험하는 예술가만이 -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24시간 내내 ‘KBS 클래식 FM’을 켜두는 나. 농막 처마 밑에도 라디오, 승용차에도 라디오, 격일제로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초소에도 라디오. 언제고 채널고정이다. 나의 ‘만돌이농장’에서 들일을 하는 동안에는 낮 아홉 시부터 낮 열 한 시까지 탤런트 겸 배우인 김미숙 씨가 진행하는 ‘김미숙의 가정음악’이 흐른다. 그 프로그램의 ‘오프닝 뮤직’은 ‘미니멀리즘 음악’을 하는 ‘루도비꼬 에우나우디(Ludovico Einaudi,1955~, 이탈리아)’의 ‘아침의 별(Stella Del Mattino)’이다. 단, 토요일과 일요일은 그 시간대에 첼리스트 송영훈이 진행하는 ‘송영훈의 가정음악’. 그 오프닝 뮤직은 ‘끌로드 볼링[Claude Bolling,1930~2020(향년 90세),프랑스]’의   ‘아일랜드 여인(Irlandaise)’으로 바뀐다.

        이번 시리즈물은‘끌로드 볼링’ 집중탐구 결과물이다. 며칠 동안, 인터넷 검색, 그의 여러 음악 감상 등으로 자료를 최대한 모았다. 메모한 것만도 A4용지로 11매.

       우선, 위에서 소개한 ‘아일랜드 여인(Irlandaise)’부터 소개함이 옳겠다. 그의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가운데에서 제 5번 곡이다. 그의 그 모음곡 가운데에서 제2번 ‘감상적인(Sentimentale)’도 대단히 인기를 누리는 곡이다.

        재즈 피아노의 천재였던 그가, 당시까지만 하여도 클래식 플루트와 다소 저급하다고 여겨왔던 자신의 재즈 피아노의 결합 내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실험적으로 결행했다는 것자체가 대단하다. 그 인기는 11년, 약 530주 동안 빌보드 ‘크로스 오버’ 차트에서 정상을 달리는 기염을 토한, 그야말로 신화 같은 앨범이 되었다는데... . 하기야, <Dark side of the moon>이란 앨범은 1973년부터 1988년까지, 16년간 총 741주 ‘Top 200’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것에 비하면 다소 쳐지지만... .

        끌로드 볼링, 그에 관해서 굳이 내 글로 다 채울 일도 없다. 내가 요즘 즐겨 쓰는 ‘콜라주(collage) 형태의 수필’이란 문장기술(文章技術)을 또 부려 쓰면 될 일.

     

        ‘위키백과’는 이렇게 적고 있다.

     

        <(그는)프랑스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편곡자, 배우이다. 칸에서 태어나 니스 음악학교에서 공부했으며, 그 후 파리에서 공부했다. 신동이었던 그는 14세에 재즈 피아노를 능숙하게 다루었으며 라이오넬 햄프턴(Lionel Hampton), 로이 엘드리지(Roy Eldridge), 케니 클라크(Kenny Clarke)와 같이 연주를 했다. 재즈 기교에 관한 그의 책은 그가 비밥 이상으로 아방가르드 재즈를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전통 재즈 부흥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과도 친밀하게 지냈다.

        그는 백여 개가 넘는 영화(주로 프랑스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으며, 참여한 작품에는 1957년에 칸 영화제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시작으로 <Borsalino>(1970년), <California Suite>(1979년) 등이 있다.

        그는 클래식 음악가들과 공동으로 한 일련의 ‘크로스오버’ 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 피에르 랑팔’과 같이 작업한 음반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는 바로크적 우아함과 모던 스윙을 매력적이고 숙련된 솜씨로 융합시킨 결과물로, 몇 년간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이후의 다른 작업도 같은 방식을 이어 나갔다. 이 음반은 미국에서 특히 인기를 끌어 발매 후 2년 동안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며, 10년이 넘는 530주간 빌보드 순위 40위 내에 들어 있었다.

       볼링은 랑팔 이후에도 알렉상드르 라고야(Alexandre Lagoya), 핀커스 주커만(Pinchas Zukerman), 모리스 앙드레(Maurice André), 요요 마 등의 다양한 음악가와 장르를 넘나들며 공동 작업을 계속했다. 그는 또 라이오넬 햄프턴,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스테판 그래펠리(Stéphane Grappelli),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 오스카 피터슨과 같은 많은 음악가와도 협연하였다.

        그의 앨범 가운데에는 <바로크 앤 블루>, <센티멘탈> 등.>

     

        다시 나의 이야기로 꾸려가고자 한다. 그가 ‘재즈와 클래식의 만남’에 관심을 둔 것은 나이 32세가 되던 1965년의 일. 그가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을 재즈로 편곡하면서부터다. 마침,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였던 피아니스트,‘장 베르나르 드 포미에’가 그 곡을 듣고서 영감을 얻었던지 볼링한테 권유한다.

       “두 대의 피아노를 각각 재즈와 클래식으로 연주해보면 어떨까?”

       깨어 있었던 볼링은 그 제안을 “OK!”하면서받아들여, 1972년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을 선보였고, 이는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가져왔던 것. 이후, 볼링은 본격적인 재즈와 클래식의 결합을 시작한다. 그 첫 번째 파트너가 화려한 음색과 기교로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던 프랑스의 플루트 연주자‘장 피에르 랑팔(Jean Pierre Rampal, 1922 ~ 2000, 프랑스)’. 이들 둘의 만남으로 탄생한 앨범이 바로 위에서 적은<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Suite for Flute & Jazz Piano>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글을 적기 위해 연관 인물들까지 탐구해본즉, ‘랑팔’도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에 관해서는 이 시리즈물 제122화에 다루기로 하고.

        이에 탄력을 받은(?) ‘끌로드 볼링’은, 지난날 농학도(農學徒)였던 수필작가 윤근택다운 표현으로, ‘이종교잡(異種交雜)’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된다. 기타리스트 ‘알렉산더 라고야’와는 < 기타와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협주곡(1975)>를, 바이오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과는 < 바이올린과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1977)>을, 클래식 트럼펫 주자 ‘모르스 앙드레’와는 < 트럼펫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toot 모음곡>을, 첼리스트 ‘요요마’와는 < 첼로와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1984)> 등.

        지금은 고인이 된 그분을 존경해마지 않는다. 사실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서도 조금만 신경쓰면, 금세 그의 음악과 그의 음악세계를 접할 수 있을 터. 그러니 님들 몫으로 남겨둠이 옳겠다. 대신, 나는 이 글을 적는 동안 내내 내 사랑하는 뮤즈들 둘을 생각하였다. 한 분은 빼어난 여류 시인, 또 한 분은 빼어난 여류 수필가. 나는 그분들한테 감히 권고하면서 이 글을 맺으려 한다.

        “음악가들은 다른 작곡가의 곡을 편곡하여 원작보다 애연(愛演)되는 예도 많더이다.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와 ‘프란츠 리스트’의 ‘파가니니 라 캄파넬라(작은 종소리란 뜻임.)’를 한 번 생각해 보시오. 그대들도, 늘 말로만 존경한다는 수필작가 윤쌤의 그 많은 수필작품들 가운데서 한, 두 편 골라서 편곡할 수도 있을 터인데... .”

        사실 농부 수필가인 나는, 이미 문학과 음악을, 딴은 이렇듯 ‘이종교잡’하고 있긴 하지만... .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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