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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41) - ‘바닷가의 예쁜 소녀’
    수필/음악 이야기 2023. 3. 16. 21:07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41)

                                                   - ‘바닷가의 예쁜 소녀’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그는 갔다. ‘코로나 19’의 후유증으로, 그는 2022년에 79세로 생을 마감했다. 야속하다. 그는 모래톱에서 조가비를 줍는 ‘바닷가의 예쁜 소녀’를 두고, 홀연히 ‘미지의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 섭섭하다. 정말 섭섭하다. 나는 그를 20대 초반에 알게 되었다. 그는 프랑스 다큐 <동물의 묵시록>의 주제곡인 ‘바닷가의 예쁜 소녀’를 적었다. <동물의 묵시록>은 우리 식으로는 ‘동물의 왕국’과 같은 내용. 발칸포 사수, 일병이었던 나. 심야에 보초를 서면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통해, 그의 연주곡을 들었다. 아련한 향수. 특히, 저기 충남 대천 해수욕장 근방 신흑리에 파견근무하던 제대 말년을 생각하면... .

        뒷날 그에 관해 파고들었다. 하여간, 그는 위인임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정규 음악교육도 받은 바 없었던 그. 그는 그리스 출신이다. 그는 이미 10대에 음악 그룹 활동을 하였다. 그들 그룹이 만들어낸 ‘ Rain and tears(빗물과 눈물)’과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은 1968년 이래 대한민국에서 대히트.

         그의 음악활동은 종횡무진, 장르불문, 악기 불문. 특히, 그는 ‘신디사이저(synthesiser)’를 최초로 음악에 접목시킨 위인이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신디사이저란, ‘사운드로 변환될 수 있는 오디오 신호를 생성하는 전자악기로서 각종 악기의 음색을 전자적으로 발생시키고 변경, 합성하여 연주할 수 있는 장치’를 일컫는다.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사는 끝날 줄 몰랐다. 감히(?), 그는 영화음악에도 손을 댄다. <블레이드 러너>의 주제곡을 그가 적었다. 1982년 그가 적은 영화 주제곡 , <불의 전차>는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들고 만다. 두 육상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주제곡.

       그의 그 영화음악이 대박이 되자, 스포츠 관련 음악이면 모조리(?) 그가 도맡았다. 1997년 그리스 개최 세계육상대회, 2000년 시드니 하계 올림픽 폐막식, 2004년 아테네 하계 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축가(anthem)’.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그가 1982년에 적어, 공전의 히트를 한 <불의 전차>가 연주되었다.

        인내심 있게 여기까지 읽어온 분들한테 특혜. 그가 바로 ‘반젤리스(1943- 2022, 그리스)’다. 그는 작곡가 겸 영화음악가 겸 키보드 연주자다. 그는 ‘사이키델리 록’, ‘프로그레시브 록’, ‘앰비언트 록’,‘ 스페이스 록’ 등의 다양한 음악 장르를 개척한 음악인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가‘코로나 19’ 후유증으로 79세로 2022년 세상을 뜨자, 많은 이들이 추모사를 적어 바쳤다. 그 가운데에는 ‘우주 공간’에 대한 그의 애정을 기린 추모사도 있다.

       ‘정녕, 그대는 2004년에 유럽우주기구가 발사한 ‘로제타 우주탐사선’에 탑승하고 계시오?’

       ‘그대, 낙원을 정복하였는가? 이제 그곳에서 영원한 안식을.’도 있다. 그의 영화음악, < Conqest of Paradise 1492>를 두고 하는 말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그  영화음악을 빗대서.

         사실 농부 수필가인 나. 그에 관한 각종 정보를 그 동안 얼마나 챙겼겠냐고? 하더라도, 최소화했음을 널리 이해해주시실. 그는 갔다. ‘바닷가에다 예쁜 소녀’를 남겨놓고서 그는 갔다.  모래톱에서 조가비를 줍는,영원한  이 소녀는 어떡하라고?

     

     

       작가의 말)

       구질구질하지 않아요. 꼭 필요한 말(글)만 적어요.

        저는 이 글로써  '음악 칼럼니스트'로 까지 데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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