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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베론(Bebe 論) (2)
    수필/신작 2024. 2. 6. 19:21

     베베론(Bebe 論) (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직전 적은 ‘베베론(Bebe 論) (1)’에 이어 글을 이어간다. 수년간 우여곡절 끝에 나는, ‘베베’를 결국 반려묘(伴侶猫)로 받아들일밖에. 내 농막에서 이 글을 적고자, 키보드를 토닥이는 동안에도 수시로 녀석은 자기랑 놀아줄 것을 요구한다. 키보드를 네 발로 디디고 오자(誤字)를 찍곤 한다. 하기야 일찍이 연상의 여인인 ‘조르주상드’와 동거하였던 쇼팽은, 이러한 상황에서, 피아노 건반을 디디고 가는 고양이의 행태에서(?) 영감을 얻어, <고양이 왈츠>도 적었다고는 하지만... .

        이에, 나는 일본산 ‘튜브 간식’을 녀석한테 짜주며 달랜다.

        “알았어. 베베야, 이 할애비는 글을 적어야 해. 키보드 틈새마다 네가 흘린 털은 진공청소기로 다 빨아내었어. 그러니 잠자코 아랫목에 누워 있으렴.”

        다행. 교감의 덕분인지, 말귀를 알아먹은 모양. 녀석은 아랫목에 얌전히 누워있다. 이 틈을 타서 나는 키보드를 부지런히 토닥이면 된다.

       ‘야옹!’으로 요약되는 이들 고양이들 목소리를 다시 생각한다. 고양이과(-科) 동물들을 생각한다. 사실 동·식물 분류학상 ‘문>강>목>과>속>종’은 대체로 큰 데에서부터 차츰 작은 데로 세분되는데... . 그런데 비해, 고양이과 (-科) 동물분류는 그 반대라는 사실. 몸집이 작은 ‘고양이’가 상위개념인 ‘고양이과’에 자리하고, 몸집이 큰 ‘호랑이’ 등이 하위개념이라는 거. 이 점 신기롭기도 하다. 해서, ‘지적(知的) 호기심’이 많은 나는, 아니 대한민국 최고봉 수필가를 지향하는 나는, 짧은 시간이나마 이 글의 완성도를 더하고자 다시 공부. 핵심은 이러하다.

        ‘고양이과 동물은 두 군(群). 제 1군은 사자·호랑이·표범. 제 2군은 퓨마·치타·고양이. 제 1군과 제 2군의 핵심적 차이점이다. 제 1군에 속한 동물들은 포효, 갈그랑거림 없음, 눈동자가 동그랗다. 우리 베베에 속한 제 2군의 고양이과 동물은 포효하지 않고, 갈그랑거리며, 눈동자가 세로로 되어 있다.’

        나는 여태 그런 줄도 몰랐다. 밤마다 내 품에 안겨, ‘갈그랑거리는’ 베베. 나이가 들어 숨이 그처럼 거칠어진 줄로만 알았더니, 일단 안심.

        의지할 곳 없어 내 농장의 농막에 기숙(寄宿)하는 베베. 솔직히 나는 그의 목소리를 아직도 분별하지 못한다. 녀석의 목소리는 언제고 ‘야옹!’으로만 들릴 뿐. 분명 녀석은 그때마다 자기감정을 달리 나한테 그 억양 등으로 표현했을 텐데... .

        이에, 나의 상상력 내지 연상은 한 단계 훨씬 뛰어넘어서, 드디어 몇몇 음악가들 작품에까지 닿고 만다.

     

        1) 쇼팽의 <고양이 왈츠>

       그는 어느 날 연상의 동거녀인 ‘조루주 상드’의 피아노 건반 위에서, 고양이가 자발없이(?) 건반을 밟아 지어내는 음향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래서 지은 곡이 <고양이 왈츠>.

        2) 르로이 앤더슨의 <고양이 왈츠>

       사실 그는 <나팔수의 휴일>로 유명한 작곡가이다.

        3) 모리스 라벨의 <고양이 이중주>

       그도 고양이를 엄청 좋아했던 모양. 그는 <볼레로>라는 곡으로 무척 유명한데, <고양이 이중주>도 적었다.

       4) 뮤지컬 <Cats>의 작중 의인화한 ‘그리자벨리’의 <메모리(Memory)>

        세계적인 뮤지컬 <Cats>. 그 작중 의인화된 ‘그라자벨리’ . 퇴물로 취급받아왔던 ‘늙은 여성 고양이, 그리자벨리가 부르던 그 노래. 과연 그 <Memory>를 모르는 이 있으리? 그 뮤지컬의  제1대 가수 겸 배우였던 ‘일레린 페이지(Elane Paige, 1981~, 잉글랜드) ’. 그 이후 바통을 이어받아 ‘바브라스트라이샌드(Babra Streisand, 1942~, 미국)'가 그 곡으로 대히트. 그 이후 그녀는 <Women in love>로 대히트.

        기왕지사 내친걸음. 그 <Cats>에서 작중 고양이인 ‘그리자벨리’가 불렀던 노래 가사 소개도 하련다.

       ‘(상략) 쓸쓸한 달빛에 젖어/ 더욱 쓸쓸해지지만/나는 지나간 추억을 꿈꾸지/모든 것이 아름다웠어/ 그때는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 행복했던 그 시절이 추억 속에 아른거리네(하략)’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가수인, ‘니콜 세르징거(1978~, 미국)’의 마지막 소절은 환상.

       ‘자, 우리 다시 시작하는 거야(Look, a new,day has begun).’

       사실 이밖에도 ‘고양이’를 대상으로 적은 곡들이 다수 있다. 하여, 고양이는 강아지와 더불어 예로부터 우리네 인간들 반려동물.

        베베는 무슨 일인지,얌전히 자기 깔개이불 위에 얌전히 앉아있다. 이 글 마무리 지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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