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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 수필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취하다(1) - 인트로(intro) -
    수필/신작 2025. 3. 12. 09:42

     

                    윤 수필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취하다(1)

                               - 인트로(intro) -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종종 혼잣말을 하게 된다.

       ‘진즉에 세계사를 요즘처럼 몸살 앓을 지경으로 공부하였더라면... .’

       파고들수록 흥미롭고 경이로운 우리네 인류 역사. 음악 애호가이도 한 나는, 여태껏 장르 불문하고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음악’을 차례차례 공부하여 왔는데... . 1970년대 전 세계 선풍적 인기를 누렸던 자메이카 출신, 독일인 흑인여성 3인과 흑인 남성 1인으로 구성된 혼성 그룹. 그들의 자메이카 민속고유‘레게(reggae)’인 <바빌론강가에서(Rivers of Babylon)>. 바로 그 음악의 노랫말이 ‘농땡이 천주교인’나더러 때늦게‘(히브리인들의)바빌론 유수(流囚)’와 관련된 사항임을 깨우쳐줄 줄이야! 또, 한동안 음악인으로서는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베르디’가 대성공을 이룬 <나부코(Nabuco)>오페라 가운데에서 나오는‘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도 그러한 역사적, 성경적 토대에서 비롯되었음을 여태 왜 몰랐던고? 그 오페라는 구약성경을 바탕으로 지은 작품임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이는 진실된 고백이다. 오는 주일(主日)에는 사제께 ‘성경 이해 내지 공부 부족’ 등의 이유만으로도 고해성사를 해야 할 판.

       설혹, 나의 글이 장황해지더라도, 엉킨 실타래에서, 아니 누에고치에서 실마리를 한 가닥 잡고 끝끝내 풀어낼 테니... .

       전자(前者), ‘보니 엠(Boney. M)’의 <바빌론강가에서(Rivers of Babylon)>의 노래는, ‘레게 풍’인데, 이는 자메이카에서 1960년대에 시작된 음악과 춤의 양식을 본 따왔고, 꽤나 경쾌하다. 하지만, 그 <바빌론 강가에서> 노랫말만은 정반대다. 한마디로, 눈물짓게 하는 내용이다.

       ‘바빌론 강가에 앉아서 우리는 울었다네, (떠나온) 예루살렘의 성지(聖地)인 시온[Zion-산(山)])을 기억하면서.’로 시작된다. 부득이 요다음 호부터 솔솔 풀어서 적게 될 테지만, 신바빌로니아 왕국 제2대 왕인 ‘네부카드네자르 2세(Nebuchadnezzar II)’의 행적과 맞물려 있다. 그는 인류최대의(?) 역작(力作) 성전(聖殿)인 바벨탑과, 인접국 여러 나라 침탈을 위해 전략적으로 결혼동맹을 맺은‘메디아’ 나라 출신인 왕비 ‘아미티스’를 위한‘공중 정원’등을 짓고자 막대한 재원과 인력이 필요했다. 요즘 우리네‘정원’이란 개념도 그가 건축한 ‘공중공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도 이번에 새로 알게 되었다. 사실 그 구조물의 내구성이 결코 천년만년 유지될 수는 없는 ‘진흙벽돌’이었던 게 큰 탈이었다. 그는 28세로 시작하여 68세로 생을 마감하던 재위기간 40년 동안 그 사실을 결코 깨닫지 못한 듯. 나아가서, 그는 자기 사후(死後) 펼쳐지게 될 어린 아들들과 사위와 부하 등으로 여러차례 이어지는 권력암투를 예견인들 했겠냐 싶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고 하였으니, 후일 페르시아 왕조에 의해 ‘쫄딱’망하고, 그 많은 흙벽돌들이 이 나라 저 나라에 의해 여러 쓰임으로 빼돌려질 걸 꿈엔들 생각했을까. 그리고 더 먼 뒷날 그의 후예 국가수반‘사담 후세인’이 미국 코쟁이 ‘조지 부시’의 ‘조지고 부시는’ 공격으로 무참히 암살당할 걸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이 점은 동서고금 모든 권력자들이 공히 겪는 어리석음이긴 하지만... . 더 나아가, 페르시아 제국과, 그 ‘진흙벽돌’이 섭씨 1500도 정도로 구워낸 인류 최초 세라믹 재질이었다손치더라도... . 지금 내가 생각하기에, 네부카드네자르 2세야말로 광인(狂人) 권력자의 본보기였다. 그는 재위기간 40년 동안, 그것도 사막에다, 사각형으로, 당시 수도(首都) 바빌론의 인구가 15만 명 안팎이었다는데, 건축물당 8천 만 개가량 흙벽돌로 성곽을 짓고 피라미드, 즉 ‘지구라트’를 만들었다니 말이 되냐고? 유프라테스강에서 길고 긴 수로(水路)로 물을 끌어다가 숫제  수상도시(水上都市)를 야심차게 만들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 사람임에 틀림없다. 밤낮가릴 것 없이 성전 건립에 동원되었을 민초(民草)들의 고통도 미루어 짐작케 하고. 그가 하필이면 내륙에 그처럼 건축한 것은, 강의 범람 때문이기는 하였겠지만... . 다음 호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갔겠지만,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의 오줄없는 범람으로 인해 물길이 수시로 돌렸을 테니, 설령 외침(外侵)이 없었더라도, 그 구조물들은 결코 오늘날까지 성하지는 못했으리라. 여담이지만, 실제로 위 두 강과 달리, 이집트의 나일강만은 대략 365일 주기로 최대 수위(水位)가 되고 범람하는데, 이집트인들은 그 주기를 정확히 알아 대처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요즘 우리네가 쓰는 1년 365일은 그들이 셈한 나일강 범람 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정복왕이며 건축왕이었던 그. 그러함에도 나이 28세에 등극해 혈기왕성했던 그이였으니, 천지분간 없이 천 년을 살 것처럼 역사(役事)를 이룩해나가지 않았을까? 그는 재위기간 40년 동안,이웃 나라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여 수많은 재물을 약탈해가는 한편 그곳 백성을 노예로 잡아가게 된다. 구 이스라엘 한 분파인 시골 ‘남유다왕국(南-)’은 그 전쟁에서 멸망하고, 시드기야(치드키와) 왕을 비롯한 백성이 기원 전 587년을 시작으로 세 차례나 그러한 이유로 신바빌로니아로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다 당한다. 다만, 재물과 인력만이 문제가 아니었던 듯. 그 또한 세상의 모든 싸움의 불씨인 ‘종교’가 문제덩어리. 종교전쟁이기도 하였다. 신바빌로니아 왕국은 다신교(多神敎)를 믿었으되, 최고의 신은 ‘마두르크’. 후일 70년씩이나 노예생활을 하던 그들 히부리인들, 즉 남유다인 백성을 본국으로 풀어준 은인은, 놀랍게도 가해자가 아닌 페르시아제국(현 이란) 키루스 2세. 현대에 이르기까지 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벗도, 영원한 적도 없다더니, 이 하나의 사례만으로 설명이 충분하다. 그러했던 페르시아 후예 이란과 남유다의 후예인 이스라엘의 끝이 아니 보이는 전쟁도 보기에 민망하고... . 사실 성경에 의하면, 기독교의 ‘이사악’과 이슬람교의 ‘이스마엘’은 배다른 형제이다. 둘 다 아브라함의 아들들이고, 이사악은 큰어마이(본처) ‘사라’의 배에서 태어났고,이스마엘은 작은어마이(첩) ‘하갈’에서 각각 태어났을 뿐. 따지고 보면, 아브라함이 문제덩어리였다. 뒤늦게 늙은 큰어마이한테서 아들 이사악을 얻자, 젊은 작은어마이와 아들 이스마엘을 내쳤다. 그길로 모자(母子)는 이를 보드득 갈고 눈물 흘리며 떠나가 보란 듯이 딴살림 즉, 이슬람(순종,복종 뜻 지님)을 세운다. 이를테면, 배다른 형제와 그들 후손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죽기 살기로 싸워대는 셈이다.

       어찌되었든, 위에서 소개한 ‘보니 엠’의 노랫말에는 구약성경 시편 137편에 적힌 대로 그러한 가사로 채워져 있다.

       후자(後者), 베르디의 성공 오페라 ‘Nabuco’에 나오는 ‘히브리인들의 합창’ 또한 그 대본은 위 ‘바비론 유수’를 기초로 한다. 단, 원전(元典) 대본 작품에 소개되는 인물의 풀 네임은 ‘ 나부코도노소르(Nabucodonosor)’인데, 구약성경에만 적혀 있을 뿐. 살펴본즉, 신바빌로니아 6대에 이르는 왕들의 이름 가운데에는 동일인물이 존재치 않았다. 하더라도, 초대 왕의 이름은 ‘나보폴라사르(Nabopolassar)’이고, 이미 위에서 소개했듯 제 2대 왕의 이름은 ‘네부카드네자르 2세 ‘네부카드네자르 2세(Nebuchadnezzar II)’이고, 마지막 제 6대 왕은 ‘나보니두스(Nabonidus)’로 밝혀졌다. 나라에 따라 표기법이 다를 수도 있을 테니... . 아마도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는 정복왕이며 건축왕이었던 제2대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를 가리키는 대본으로 삼은 게 아닐까 하고서.

        실제로, 메소포타미아를 무력통일한‘함무라비 왕’의 고 바빌로니아 후예를 자처하며 천년만년 태평성대를 누릴 듯 설쳤던(?) 신바빌로니아 왕국. 강대하고 영원하리라 믿었던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왕국도 고작 90년 만에 멸망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기원 전 1894년에 나라를 세운 그들 신바빌로니아인들. 그들은 그들보다 무려 4,000년 여 전인 기원전 6,000년대에 살았던 토착민 ‘수메르인(Sumer人)’들로부터 전수받은 대로 진흙벽돌로 수십 미터, 아니 수백 미터 높이로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지구라트도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수메르인들은 그들보다, 아니 네부카드네자르 2세보다 4,000년 여 이전에 ‘진흙벽돌 피라미드 지구라트’를 지은 바 있다.

     

       창작후기)

     

       음악 애호가인 윤 수필가는, 두 곡 ‘바빌론 강가에서’와 ‘나부코’가운데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가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실마리 내지 꼬투리를 잡고서,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 시원(始元)을 향해 얼마나 거슬러 올라갈는지, 얼마나 긴 여정 이어갈는지 다들 호기심 갖고 지켜보시길.

       미리 힌트 드리겠는데, ‘튀르키예( 구 터키)’동부 고원에서 발원한 ‘유프라테스강’과,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어느 작은 호수에서 발원한 ‘티그리스강’두 강이 하류에서 만나 페르시아만 바다에 이른다. 이들 두 강을 아울러 ‘메소포타미아’라 부르며, ‘두 강 사이의 땅’이라는 뜻이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들 가운데에서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왕국(현 이라크)과 페르시아 제국 (현 이란)을 포함한 9개국이 현재 메소포타미아 인접국들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실 오랜 역사의 흐름 가운데에서 차츰 퇴색해버린 ‘종족’이니 ‘종교’니 하는 문제로 이들은 그 오랜 동안 지지고 볶고, 죽이고 살리고 하였다. 이 모두의 시작과 끝은 언제고‘물’과 ‘진흙’이었다. 진흙이되, 강의 오줄없는 범람으로 인해 종종 씻겨 내려와 쌓인 유기질(有機質) 토양이었다. 농경사회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하구(河口)에 부채살처럼, 초승달처럼 펼쳐진 기름진 토양은 촌락을 이루고 살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으니... .

       거슬러, 두 강의 발원지인‘튀르키예’야말로가 그곳 9개국을 길러낸 젖줄인 셈. 그 젖을 최초로 맛본 이들은 다음 호에 적게 될 ‘수메르인들’.

       다음 이야기부터는 이 연작물(1)을, 엉킨 실타래 풀 듯 한 올 한 올 풀어나가기만 하면 될 듯. 거의 보름 동안 몸살 앓으며까지, 뻑뻑한 눈알에 인공눈물까지 넣어가면서까지 공부한 걸 그대로 썩힐 수는 없지 않은가.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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