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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Buffalo)의 비극수필/신작 2025. 2. 26. 14:39
버팔로(Buffalo)의 비극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버팔로란, 아메리카들소를 일컫는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 원주민들과 공존동생했던 야생동물이다. 사실 때로는 경쟁관계였지만, 자연동화의 시간들. 그러한데 버팔로들은 졸지에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들어온 놈이 동네 팔아먹는다’는 우리네 조상들의 속담과 맞물려서 가슴 먹먹해지는 사건.
지금부터 내 이야기는 시대구분도 없이 종횡무진할 텐데... . 마치 푸른 초원을 무리지어 내달리던 버팔로떼처럼. 고백하노니, 이 글은 김봉중 역사학 박사(1959~)가 ‘TVN’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 가운데에서 70분짜리로 방영한 미국편, ‘단 100년 맘에 영토가 6배가 된 나라’또는 ‘미국 개척에 흐르는 인디언의 눈물’등 부제가 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았다. 나는 그 김봉중 박사의 70분짜리 강의를 동영상과 함께 8회 거듭 수강하였다.
1862년, 미합중국 16대 대통령으로 재직 중이던 링컨. 그는 1861년에 발발한 남북전쟁 기간임에도 ‘대륙간 횡단철도 착공 문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이미 서부에 모여든 ‘노다지꾼(no- touch꾼)’들을 토대로, 서부개척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애초 소문과는 달리, ‘사금(砂金) 채취’즉, ‘골드 러쉬(gold-rush)’도 시들해갈 무렵이었다. 철도회사는 철로(鐵路)를 개설해나가는 과정에서, 총잡이들을 고용해서 열차 위에서 버팔로떼를 향해 무차별 총질을 하게 된다. 해서, 1869년 대륙간 횡단철도가 완공될 동안 100만 마리의 버팔로를 죽여버린다. 그런 다음 1872년에서 1874년 사이에는 400만 마리를 사냥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미국 서부의 버팔로는 씨가 말라버릴 지경에 이르게 된다. 1890년 그 야생돌물의 두개골이 산더미처럼 쌓였던 광경을, 나는 위 김봉중 박사의 강의 중 보여주는 사진을 통해 생생히 보았다.
이따가 이야기하겠지만, 미국의 비극은 아니, 미국 서부의 비극은, 아니 아니, 버팔로의 비극은, 아니 아니 아니 그 땅의 주인이었던 토착민들의 비극은 그 눔의(그 놈의) 황금 탓이었다.
내 글 서술은, ‘다그닥다그닥’ 먼지를 일으키며 떼 지어 달리는 버팔로처럼 세월을 이리저리 거슬러, 이번엔 1829년으로 향한다. 미합중국 제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시절에 닿는다. 그는 영국 식민지배하에 있던 미국의 독립을 위해 일선에 나섰던 전쟁영웅이기도 하였지만, ‘인디언 킬러’로도 소문났던 이다. 잭슨은 어느 날 새로 개척한 조지아주 북쪽 어느 곳에 황금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그리고는 곧바로 그곳에 살던 ‘체로키’ 인디언들을 내몰 요량으로, 1830년 ‘인디언 보호구역법’에 서명하고, 그들 부족을 네슈빌 - 오클라호마로 쫓아내게 된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들어온 놈이 동네를 (다) 팔아먹는다’더니... . 그렇게 하여 공장 짓고, 학교 세우며 다소 문명화하고 미국화된(?) 체로키족은 약 1,300km를 도보로, 3~4개월 강제이주하게 된다. 하루에 배급은 삶은 옥수수 한 줌과 순무 끓인 물 약간.
그때 호송을 맡았던 어느 미국 군인의 수기는 나를 눈물짓게 한다.
‘ 스모키 산맥을 넘는 동안 하룻밤 사이에 22명이 폐렴과 감기와 담요 없음으로 죽었다. 4,000개 무덤을 지나 1839년 3월 26일 도착에 이르자 8,000여 명 가운데에서 4,000여 명만 남았다.’
체로키족들은 ‘ Amazing Grace’를 부르며 그렇게 가고 있었다. 그들은 ‘눈물의 행로(The trail of tears)’를 그렇게 가고 있었다.
코쟁이들한테 그 눔의 황금이 대체 뭣이기에? 밀리고 밀리던 체로키족을 비롯한 인디언들한테는 불행이 또 다시 닥쳐오게 된다. 미국 서부 수우족 부족마을‘검은 언덕’에서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신생 미 연방국에 쫙 퍼지게 된다. 그러자 야만족이자(?) 이주자들인 코쟁이들이, 그곳에 무단침입하고 약탈을 일삼게 된다. 급기야 광산권을 두고, 원주민들은 미합중국 정부에 협의를 요청하게 된다. 원만히 타협이 이뤄지지 않자, 약탈자들은(?) ‘수우족’ 부족마을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게 된다. 수우족 위대한 추장 ‘미친 말’은,지파(支派)‘라코타족’ 추장‘앉은 소’와 협력하여, 미국 정부가 파견한 코쟁이 중령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가 이끄는 군대와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내가 8차례 복습한 그 김봉중 박사의 70분짜리 강의를 통해 익힌 바, 세 시간의 전투 끝에... .김봉중 박사는 70분짜리 그 강의 중 좌중에 앉은 ‘패널들(?)’한테 또 다시 퀴즈를 내게 된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러자 너무나도 얼굴 예쁘고 교양미 넘치고,왼 볼에 매력적인 점 하나 박힌 ‘이혜성(李惠成, 1992~, 서울대 경영학과 졸, 아나운서)’이 혼잣말처럼 탄식조로 말한다.
“기적이 일어났으면 참 좋겠는데... .”
참말로, 그녀의 소망처럼 2,000명 인디언 군대가 기적적으로 승리하게 된다. 김봉중 박사의 70분짜리 그 강의에서 야만족인 ‘나중에 들어온 놈’,코쟁이 커스터 중령의 미국 군대는, 40% 전력을 잃어버린다. 전쟁이 원주민의 승리로 오래도록 이날 이때까지 지속되어 미합중국을 온전한 자기네 나라로 간직해오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
그 황금전쟁에서(?) 인디언들은 승리하였으나, 기쁨도 잠시. 부족을 이끌었던 추장‘미친 말’은 사로잡혀 호송되는 과정에서, 미국 침입자들 내지 약탈자들 군인의 단검에 의해 살해되고... .
전의(戰意)가 한껏 위축된 토착민들. 그들 부족들은 차례차례 미합중국 군인들 총구(銃口)에서 토해내는 화약내음에 스러져 갔다. 그리고 부족마다 순차적으로 그 미개한(?) 코쟁이 군대한테 항복하게 이른다. 사실 그들이 굴복 아닌 굴복을 할밖에 없었던 사정은, 바로 ‘버팔로 떼의 사라짐’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 그들 백인 인간백정들은(?) 버팔로를 그렇게 죽임으로써, 토착민들 식량보급을 원천적으로 끊어버렸다는 거. 생존한 인디언들은, 싸움을 이어가고자 하였으나... .
이는 인류의 비극이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동물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사실 현재 미국의 서부 캘리포니아주를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여긴다면,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국가라는데... .
나는 이 프로그램 내용을 암기할 정도로 공부하는 동안, 그때 마지막까지 저항한 ‘귀머거리 추장’,‘ 검은 이리’의 스토리도 온 가슴으로 알게 되었으며, ‘문디드니 학살’도 알게 되었으며, ‘큰발 추장’의 통한의 눈물도 알게 되었다. 다시 백인들한테서 거의 멸종당하다시피한 버팔로들이, 다시 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온 정열 다해 추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유령 춤’을 영원히 잊지 못하리.
작가의 말)
이제 눈물 훔치며, 명강의를 해주신 김봉중 박사와 그 강의를 들으며, “기적이 일어났으면 참 좋겠다!” 등으로 그때그때마다 재치 있는 반응을 보인 ‘이혜성 아나운서’한테 경의를 표한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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