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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 (83)
    수필/신작 2026. 1. 16. 11:25

     

    내가 2014..7.20.  본인의 이 디스토리에 올린 글로 갈음.

     

     

     84. 농기구 사용요령(2) 

        

     

      윤요셉 (수필가/수필평론가)

     

     

      이 글은 농기구 사용요령(1)의 후속작이다. 우리는 상반된 내용의 이야기를 하는 일이 왕왕 있다. 일 못 하는 이 연장 나무란다. 연장이 일을 한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속속들이 알고 나면, 둘 다 옳은 말이다. 서로 통하는 말이다. 연장을 나무랄 게 아니라, 연장을 자기가 사용하기 쉽게, 자기와 혼연일체가 되도록 개선하여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연장이 일을 한다고 함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성능이 좋은 연장을 구해 씀과 동시에 효율적인 상태로 유지함이 옳다.사실 나는 장맛비가 내리는 등으로 들에 굳이 나설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엔 헛간에서, 양철 지붕을 토닥이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농기구를 정비하는 예가 많다.

     

       1. 연장 자루 고치기

     

      일을 하다가 보면, 삽 자루가 부러지는 일도 생겨나고 괭이자루가 말썽을 부리는 일도 생겨난다. 경험상 연장의 자루로 쓰는 나무는 연장 종류에 따라 달리 함이 좋았다. 톱을 스는 줄의 경우, 워낙 강도가 센 줄인지라 부러지기 쉬워 견고한 나무는 곤란하다. 오동나무가 좋았다. 미리 오동나무를 자루로 다 다듬어 줄의 자루목을 박기보다는 제법 굵은 오동나무자루를 박은 후 낫이나 칼로 다듬어 나가는 게 유리하다. 그러면 자루가 터지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자루박기는 그런 방식을 취하는 게 좋다. 설 다듬은 후에 자루를 박고, 그런 다음에 차츰 다듬어 나가면 터지지 않는 등 이롭다는 뜻이다. 대체로, 도끼자루로는 물푸레나무를 쓴다. 물푸레나무는 프로 야구 선수들의 방망이 재료로도 쓰인다고 한다. 야구 방망이는 북미산 물푸레나무가 재료라고 한다. 물푸레나무는 탄력이 있어, 도끼질을 할 적에 반동(反動)을 더해주어 나무 패기에 도움을 준다. 대체로, 농기구 자루로 선발된 물푸레나무는 곧지만, 그래도 반듯하게 교정해야 할 때가 많다. 360도 균등한 힘의 분배가 생명이기에 그렇다. 아궁이에다 물푸레 생나무를 넣어 구운 후에 얼른 꺼내 바윗돌 등을 지질러 놓고, 거기다가 차가운 물을 끼얹음으로써 본디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반듯하게 교정해서 쓰면 딱 좋다. 탄성이 아닌 소성(塑性)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요즘은 세상이 더욱 편리해져서, 아궁이불 대신 토치램프를 활용하면 된다. 야외용 부탄가스 주둥이에다 토치 노즐을 장착하고 쐐애 불을 뿜으면, 자유자재 굽은 나무를 바로 잡을 수 있다. 자루를 박을 때에는 보족(補足)으로 부르는 패킹을 끼우는 게 아주 중요하다. 다소 헐렁한 연장의 자루구멍에다 *형 또는 +형으로 칡이나 자전거 튜브 등으로 받쳐두고 거기다가 자루를 박으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을 두고, 연장의 자루구멍를 이쁜이수술한다고나 할까? 아니면, 자루의 끝을 남정네의 거시기처럼 여겨 음경을 키운다고나 할까? 보족 재료는 다양하나, 자전거방에서 폐튜브를 얻어다가 쓰면 거저다. 사실 폐튜브는 농가에서 두루 쓰인다. PVC 농수(農水)파이프 연결 때도 쓰기에 딱 좋고, 누수 개소를 때울 때도 딱 좋다. 폐튜브나 자동차 타이어의 배를 가르는 요령마저 알려 드려야겠다. 칼이나 가위나 낫에다 물을 묻혀가며 배를 가르면 빡빡 하지 않아, 즉 끼지 않아 잘 베인다는 거. 이는 일찍이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배운 바다. 끝으로, 농가에서는 각종 연장 자루 예비품을 갖춰두는 게 좋다.

     

      2. 수동 분무기 사용 요령

     

      짊어지는 수동 분무기는 두 대를 준비해두는 게 좋다. 한 대는 살충살균제 살포용으로, 또 한 대는 제초제 살포용으로. 한 대만 지니고 있으면, 제초제를 살포한 후 깜박 잊고 제대로 씻지 않아 자칫 작물에 약해(藥害)를 입힐 수 있다. 약대로 일컬어지는 파이프의 길이 조절도 꽤나 중요하다. 사실 약대를 카본 낚싯대처럼 뺐다 넣었다 할 수 있도록 만든 게 있으면 좋겠는데, 막상 시중에는 그러한 게 나와 있지 않다. 나는 제초제를 살포할 적에 약대를 하나 더 끼워 길이를 두 배로 늘린다. 그러면 제초제 분사지점으로부터 내 몸이 더 떨어지기에 한결 안전해진다. 이 또한 생활의 지혜다. 약이 분사되는 노즐도 몇 종류가 되어야 한다. 작물에 따라, 작물의 배열 즉, 줄뿌림이냐 흩여뿌림이냐에 따라 노즐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다. 일본제품, 노르웨이 제품의 노즐은 아주 성능이 좋은 편이다. 노즐은 미세한 분사력만이 답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도록 하여야 할 적이 있다. 바로 제초제 살포 때에 그러한 요령이 필요하다. 왼손으로 분무기 펌프 자루를 잡고 거듭거듭 잣게 되면, 바로 앞에 뚝뚝 떨어지던 제초제가 3~4미터 전방까지 분사됨을 알게 될 것이다. 작물이 심겨 있지 않은 밭 등에다 제초제를 칠 경우, 이렇게 하면 아주 효율적이다. 45도 좌우로, 중첩하여 약대를 리드미컬하게 흔들어대면 아주 효율적으로 제초제가 뿌려진다. 군대생활 내내 익힌 경계근무의 수칙을 그대로 적용해보라는 말이다. 좌에서 우,우에서 좌. 중첩하여. 의심 나는 곳은  다시.. , 제초제 살포 때에는 알뜰히 단 한번에 잡초를 죽이겠다고 덤벼들 필요가 없다. 며칠 지난 후 살아남은 잡초를 확인사살(?)하면 되는 까닭에. 그러면 제초제 사용량도 줄이게 되고, 일손도 덜게 된다. 사실 제초제 살포요령은 꽤나 중요하다. 생력농업(省力農業)의 총아인 제초제. 제초제는 새벽에, 풀들이 이슬 맺혀 있을 적에 살포하는 게 기본으로 되어 있다. 물의 습성을 그대로 응용한 것이다. 이슬방울에 제초제 입자가 보태지면, 이슬방울을 더욱 키우고 확산되어 잎 전체에 제초제가 퍼진다는 거 아닌가. 제초제를 칠 적엔 보조제(補助劑)인 전착제(展着濟)를 함께 태우는 게 좋다. 전착제란, 잎 표면에 약의 입자를 펴지게[] 하고 빗물 따위에 씻겨 나가지 않게 접착하는 이중의 기능을 수행한다. 제초제는 농약회사의 권장량보다 다소 낫게 태우는 게 낫다. 제초제에다 전착제만 가미할 게 아니다. 약 한 말[]에다 요소비료 한 움큼을 집어넣어 보시라. 한 움큼이면 대략 60그램이 될 텐데, 약물에 녹아 0.5% 내외의 수용액이 될 것이다. 왜 그렇게 하냐고? 이른바 엽면시비(葉面施肥)의 효과를 거두기 위함이다. 식물은 뿌리로만 영양분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잎의 기공(氣孔)을 통해서도 영양분을 흡수한다는 사실. 특히, 가뭄이 들거나 작물의 뿌리상태가 부실할 때 우리는 엽면시비를 하게 된다. 엽면시비는 마치 링거주사와도 같은 것이다. 제초제 더하기 전착제 더하기 요소 비료에서 끝낼 게 아니다. 거기다가 쓰다 남은 농약까지를 섞어 넣는 게 좋다. 쓰다 남은 농약통은 라벨이 떨어져 있는 등 살균제인지 살충제인지조차 모를 경우가 있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렇게 섞어 넣으면 된다. 제초작업에다 토양소독까지 거두게 될 것이다.

       이제 글을 마무리 짓도록 하자. 직장생활을 하다가 명예퇴직이나 정녕퇴직이나 하게 될 즈음, 많은 이들이 입버릇처럼 노후에 농사나 하지 뭐. 한다. 단언컨대, 농사가 말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유년시절부터 익힌 학문과 교양 따위를 제대로 응용해야 할 적이 많다. 경험이, 불편함이 새로운 요령 내지 아이디어를 낳게 한다. 글쟁이이기도 하지만, 농사꾼인 나. 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존중한다. 나는 지극히 생활인이다. 탁상맡에서 적은 관념적인 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뜬 구름 잡기 식의 글은 참으로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글 접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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