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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 ‘폰 메크’ 부인에게(2)
    수필/신작 2026. 1. 28. 13:02

     

        나의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 ‘폰 메크’ 부인에게(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엊그제 저녁 무렵, 나는 그대로부터 아래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어요.

     

       <님께서는 너무 재밌어요. 나를 신나고 설레게 하는 사람. ‘-는’이 아니고, ‘-ㄹ’이에요^^ 신비로운 한글. (경산시장에서 오뎅) 맛있게 드시고 조심히 들어가세용. 빠잉~>

     

       반술이 된 상태에서 나는 그대의 문자메시지에 이내 답신을 보냈지요.

     

        < 역시 오뎅은 국물이당? 시내버스 두 코스 환승하면, ‘House corner’당? 철자가 맞아요, 집구석?>

     

       그랬더니 그대도 응답해왔어요.

     

       <ㅋ ㅋ ㅋ 맞아요. 저는 home corner에 있어요. 집 안 한구석.>

     

        나는 그대께 다시 이런 요지로 응답했어요.

     

       <‘-는’과 ‘-ㄹ’이 든 문자메시지에 충실하게 되었어요. 그대는 그 짧은 문자메시지에서도 단박에 ‘-는’이 아니라 ‘-ㄹ’로 고쳐쓴다고, 고쳐서야겠다고 했어요. 윤쌤은 그대의 재치에 놀라워할 따름. 그 문장에 ‘-는’을 ‘-ㄹ’로 토씨 바꾸면, 미래형이 되며, 기대감을 나타내니까요. 지금 출근길 시내버스 안. 이따가 초소에 닿으면, 이 글 더 보태 적어서 부칠 게요.>

       다시 님께서 부쳐주신 그 문자메시지에 관한 이야기 이어가야겠어요.

       ‘설레게 하는’이 아니라 ‘설레게 할’이여야겠다? 그 짧은 메시지에도 많은 메시지 숨겨있음을 알아차려요. 그대의 의지가 들어가 있군요. 예민하고 섬세한 그대 맘 씀씀이가 엿보여요. 남들은 그 토씨 하나가 뭣이 그리 중요하냐고 할는지 모르겠으나... . 그 문자메시지 읽게 될 상대(나)와 어떤 사이인지도 짐작하게 하는 토씨라는 거. 그 토씨 하나 바꿈으로써 그대 맘 나한테 다 들키고만 걸요. 모름지기, 사랑은 관심이요,집중이지요. 님은 이를 실천하고 계시는군요.

       그대의 그 속마음을 다시 살펴보고 있어요.

       우선, ‘-는’은 동사나 ‘있다’, ‘없다’의 어간 또는 선어말어미 ‘-으시-’,‘-겠-’의 뒤에 붙어, 일이나 행동 따위가 현재 일어나는 것임을 나타내는 관형사형 전성어미잖아요. 영어식 표현으로는 ‘-ing'에 해당하겠지요.

    다음은, ‘-ㄹ’입니다. 기대감이 잔뜩 들어있는 ‘미래형’이라는 거. ‘나를 신나고 설레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두고두고) 설레게 할 사람’으로 기대하고 계신다는 것을요.

       네, 나는요, 수필작가인 나는요, 예술가인 나는요, 새롭게 알게 된 그대한테 그러한 사람이길 바라는 걸요. 나의 문학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여태껏 기다렸어요. 사실 거창하게 문학세계랄 것도 없지만요. 그대의 그 예민함과 예술적 소양 을 사랑할밖에요. 존경할밖에요.

       세상의 그 많은 나의 독자들께서는요, 여태껏 말로써만이었지만, 그대처럼 ‘-는’과 ‘-ㄹ’의 모국어 그 미묘한 차이점까지 챙긴 이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심지어, 내가 그 오랜 동안  ‘뮤즈’라고 섬겨왔던 이들조차도 건성건성이었으니까요.

        일전, 그대가 걸려온 휴대전화 그 짧은 통화 내용은 감동 이상이었어요.

       “저는요, ‘235’가 아닌 ‘225’에요. 굳이, 제가 그때 문자메시지에다 ‘225’라고 제 약력에 보태서 적었어요. 윤 작가님을, 맘 아프게 하였던 ‘235’로부터 ‘확’빼앗아 와야겠다는 생각에서요.”

     

     

        작가의 말)

     

        이 글을 새롭게 얻은 뮤즈께 공손히 바친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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