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수필작가 윤근택이가 신작 및 기발표작 모아두는 곳임.

Today
Yesterday
Total
  • 문장수련(78)
    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6. 2. 14. 04:59

     

     

    문장수련(78)

    윤요셉(수필가/문장치료사)

     

    이번 호에는 어느 재미 수필가가 부쳐온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우선, 그분 글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도록 하자.

     

    1. 원문)

    엉킨 뿌리의 삶

     

    0 0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갈기갈기 찢어진 수많은 다리를 가진 커다란 괴물 같기도 하고, 어마어마한 거인이 큰 다리를 뻗고 성벽에 걸터앉은 것 같기도 하고, 거대한 기중기로 성벽을 몽땅 들어 올리려는 것 같기도 한 거대한 나무. ‘타 프롬(Ta Prohm)’ 사원, 유적지 안에 있는 스펑나무(spung tree)이다.

    이 사원부터 소개하면, 이것은 12세기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캄보디아(Cambodia)의 위대한 조상, '크메르(Khmer)' 족의 유산으로,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에 있다. ‘앙코르(Angkor)' 제국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자야바르만(Jayavarman)’ 7세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하여 건축한 사원으로 규모는 1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 버금가는 건축물이다. 당시 수도승과 더불어 12,500여 명이 사원 안에 기거했고, 물자 조달과 건물 유지로 인근에 80,000여 명이 거주했다는 기록이다. 하나의 무게가 300kg이 넘는 돌을 쌓아 올려 벽을 만들고 탑을 건립하였다. 벽마다 기둥마다 빈틈없이 각종 조각(彫刻)으로 형상(形象), 이 거대한 작품이 단지 5년여간에 이루어졌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랐을까?

    이 중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건물의 벽을 타고 자라난 스펑 나무(spung tree)’. 또는 카폭(kapok)’이라고도 불리는 거대한 나무의 기괴한 장면이다. 이것은 멕시코,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며 높이가 6070m에 줄기가 3m까지 굵어지는 거대한 나무이다.

    몇백 년 전, 처음으로 유적을 발견한 유럽의 학자들이 사원의 손상을 염려하여 제거했어야 할 나무들이었다. 그러나 정글 속에 숨겨져 있었던 사원을 발견했다는 증거를 보존하려고 일부러 내버려두었단다. 이것이 마음대로 자라면서, 겉 뿌리 하나가 족히 한 아름이 넘는 굵은 나무로, 벽면을 타고 내려와 바닥까지 파고 들어간 채 버티고 섰다. 벽과 건물의 돌 틈으로 뱀처럼 뻗어 나간 뿌리와 줄기는 금이 생긴, 벽의 형상과 돌벽 사이로 파고들며 육중한 담벽 자체를 뒤덮었다. 이렇듯, 인간이 이루어 놓은, 앙코르 제국의 위대하고 완벽한 건축물을 무참하게 짓밟고 통째로 뭉개버리는 자연의 거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한 군주가 자신의 효심을 과시하기 위하여, 갈고 닦아 쌓아올린 무수한 돌 벽돌 한 장 한 장. 그 속에 스며있는, 수십만 일꾼의 허기진 땀과 채찍에 맞은 엉 긴 피. 이를 먹고 자란 나무가 억울한 죽음과 가슴에 맺힌 한을 들추어내려는가! 갈퀴 같이 엉킨 뿌리로 돌벽을 휘어잡은 꿈틀림속에서 아빠!”, “엄마!”, 또는 아이들을 찾던 가냘픈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 바람 소리가 괴괴하게 느껴진다.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사원의 돌 벽돌 틈에 떨어진 홀씨는 바람에 쌓인 흙먼지 속에서 겨우 싹을 내고, 천신만고로 돌쩌귀 틈으로 뿌리를 내렸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의 모든 악조건을 견디고 이겨내며 가까스로 생명을 유지해 왔다. 폭우가 쏟아져 땅을 흠뻑 적실 때도 돌 틈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 물로 해갈하며 아쉬움을 달랬을 것이다. 그런데도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면서 수백 년 동안 거대한 작품을 이루어 놓은 것이다.

    구불텅구불텅 뻗어진 나무뿌리를 바라보면서, 서울에서의 힘겹던 대학 생활이 오버랩 되어 온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을 돌보고자 진학을 포기하고 그냥 시골에 머물러있었더라면, 숲 속의 작은 나무처럼 그냥 덤불로 자랐을 것이다. 그러나 꿈을 품고 서울이라는 곳에 씨앗을 던졌다. 분침, 초침 따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마다 뿌리를 내려 보며, 기고 엉기면서 살아남으려 애썼다. 다들 가는 대학을 그저 졸업했다고 남들은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혼혈을 다한 삶과 투쟁의 현장이었다. 눈을 들어 옆을 보면 흘러넘치는 것들도 많은데, 나에게는 어찌 그리도 부족한 것뿐이었는지……. 내 팔다리는 멀쩡해 보여도 머릿속의 뇌세포들은 저 뿌리처럼 꼬이고 단단해져서, 무엇이든지 견디어 내고, 움켜잡을 수 있는 강인한 것들로 변해 있을 것만 같다.

    이제, 나의 뿌리는 단단히 대지에 박혀 있으며, 가지는 마음껏 하늘 위로 뻗쳐 올라가고 있는가? 스펑 나무처럼…….

    생각해 보면, 인간의 힘으로 이루어 놓은 위대한 사원’. 그것을 짓뭉개버린 자연의 스펑 나무’. 그러나 오히려 그 파괴가 작품이 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타 프롬유적지이다. 돌이켜보면, 눈물로 범벅된 나의 시련의 삶. ‘그 삶을 내 생애 최고의 기쁨으로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중얼거려본다.

    그런데 문을 나서기 전, 또 다른 광경에 눈길이 멎었다. 뿌리에 치여 허물어진 담벼락과는 달랐다. 수백 년 동안 요리조리 파고든, 악어 껍질처럼 거친 뿌리는 갈기갈기 담벼락의 돌 벽돌들을 움켜잡고 있다. 얽히고설킨 뿌리는 담을 무너뜨리기는커녕 돌들과 하나 되어 그 벽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것이, 마치, 철근으로 벽을 밭치듯이 견고하게 지키며 거목을 받들고 있다.

    문득, 살벌한 경쟁으로, 무너뜨리고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서로서로 굳건히 붙들고 함께 살아가야 할, ‘공생상생이 나의 삶의 최고의 기쁨이 되어야 한다고 엄숙한 자연은 깨달음을 주는 듯…….

    엉켜져 있는 굵은 뿌리 위에 나의 두 다리를 얹고 기념사진 한 장 부탁하여 본다.

     

    1 앙코르 와트(Angkor Wat): 캄보디아의 앙코르(Angkor)에 있는 사원으로, 12세기 초에 자야바르만(Jayavarman) 2세에 의해, 옛 크메르(Khmer) 제국의 도성으로 건축된 사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

     

    2. ‘윤쌤의 문장치료 후

     

    엉킨 뿌리의 삶

     

    제목을 아예 스펑나무(spung tree) 뿌리라고 고쳐보심이? 제목을 이렇게 고친다면, 당연히 아래 스펑나무(spung tree)’는 그냥 스펑나무라고 고쳐 적어야 할 것임. 한자병기든 영어병기든 한 차례로 족하므로.)엉킨 뿌리의 삶은 곧 주제어에 해당하므로, 주제의 노출을 막아보자는 의도임. 덧붙여, 스펑나무의 삶에 빗대 글쓴이 본인의 젊은 날 삶을 노래한 이 글은 빼어나다고 미리 말해둔다.

    0 0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갈기갈기 찢어진 수많은 다리를 가진(찢어진, 수많은 다리를 가진 바로 뒤의 어구를 꾸미지 않을 적에는 그 사이에 쉼표(,)를 친다는 규정에 의거.갈기갈기 찢어졌으며 수많은 다리를 가진문장의 리듬을 살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무.’란 어휘 넣어보세요. 일단 문장을 마침표를 사용해서 끊어주고 새로운 문장 지어보라는 뜻임. 문장 단속(斷續;끊어주고 이어주고 반복)의 묘미!)커다란 괴물 같기도하고, 어마어마한 거인이 큰 다리를 뻗고 성벽에 걸터앉은 것 같기도 하고,(하며,~하고,~하고,~하고꼴보다는 ‘~하고,~하며,~하고꼴이 리듬을 살리며 문장의 변화를 주게 된다. 참고적으로, 이 윤쌤은 천주교인인데, 성경과 <<매일미사>>라는 책에는 후자(後者)로 철저히 되어 있음을 눈여겨보곤 한다.) 거대한 기중기로 성벽을 몽땅 들어 올리려는 것 같기도 한 거대한 나무. (이 빈자리에 바로 스펑나무다.’라는 어구 삽입해보세요. 이렇게 고친다면, 당연히 아래 스펑나무이다.’거목 스펑나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도로 고치면 되겠죠?)‘타 프롬(Ta Prohm)’ 사원, (사원, 그 유적지 안에물론 타 프롬 사원이 곧 유적지와 동격이니 동격의 쉼표 찍은 것은 틀린 게 아니지만, 문장 리듬을 살리기 위해.) 유적지 안에 있는스펑나무(spung tree)이다.

    이 사원부터 소개하면, 이것은 (이곳 스펑나무를 소개하자면,우선 이 사원의 내력부터 독자들께 알려드림이 옳을 듯하다. 이 사원은) 12세기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캄보디아(Cambodia)의 위대한 조상, '크메르(Khmer)' 족의 유산으로,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에 있다. ‘앙코르(Angkor)' 제국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자야바르만(Jayavarman)’ 7(자야바르만(Jayavarman) 7하나의 고유명사로 보자는 뜻임.)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하여 건축한 사원으로 규모는 1(본문보다 글씨 호수 작게하세요. 1)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 버금가는 건축물이다. 당시 수도승과 더불어 12,500여 명이 사원 안에 기거했고, 물자 조달과 건물 유지로(유지를 위해) 인근에 80,000여 명이 거주했다는 기록이다.(기록이 있다. 제왕의 위세도 위세이지만, 사원의 규모를 이로써도 아니 가본 분들도 짐작하기에 충분하리라.) 하나의 무게가 300kg이 넘는 돌을 쌓아(그렇듯 수없이 쌓아) 올려 벽을 만들고 탑을 건립하였다. 벽마다 기둥마다 빈틈없이 각종 조각(彫刻)으로 형상(形象), 이 거대한 작품이 단지 5년여간에(5년여 만에) 이루어졌다고 하니(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애먼 백성들)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랐을까?

    이 중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내 눈길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건물의 벽을(돌벽을) 타고 자라난 스펑 나무(spung tree)’. 또는 (-. 일명)‘카폭(kapok)’이라고도 불리는(부르는불필요한 피동형이니 앞으로는 부르는으로 고쳐 써 버릇하세요.) 거대한 나무의 기괴한 장면이다. 이것은 (이 나무는 본디)멕시코,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며 높이가 (수고(樹高)6070m,)에 줄기가 (흉고(胸高) 직경)3m까지 굵어지는(,그야말로) 거대한 나무이다. (이 빈 자리에다 이러한 문장 삽입해보세요. ‘그러한 나무가, 본향을 떠나 그 먼 이국 땅에 와서 정착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양토(壤土)가 아닌, 성곽의 그 거대한 암벽 틈새를 비집고 그토록 장구한 세월동안 자랐다는 사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건 숫제 수수께끼이며 기적에 가깝다.)

    몇백 년 전,(수백 년 전1860년 프랑스의 탐험가이자 자연학자인 앙리 모우는 앙코르 주변의 캄보디아 정글 속에 숨어 있는 옛 크메르 문명의 유적지를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는데, 바로 이 사원이었다. 그 이후) 처음으로 유적을 발견한 유럽의 학자들이 사원의 손상을 염려하여 제거했어야 할 나무들이었다. 그러나(내가 생각하기에는, 당시 고고학자들은 장차 사원의 손상을 염려해서라도 그 나무들을 제거했어야 옳았을 터인데... . 하지만 그들은 생각이 달랐다. 그들은) 정글 속에 숨겨져 있던(그토록 장구한 세월 동안 숨겨져 있던)사원을 발견했다는 증거를 보존하려고 일부러 내버려두었단다.(증거 그 자체도 중시하여 ‘Ta Prohm- Trees’'라고도 부르는 그 나무들을 일부러 베지 않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탁견(卓見)이 빛난다. 사실 관광객들은 타 프롬 사원자체뿐만 아니라 그 나무들을 보기 위해 세계방방곡곡에서 모여드는 편이니!) 이것이 마음대로 자라면서, 겉 뿌리 하나가 족히 한 아름이 넘는 굵은 나무로, 벽면을 타고 내려와 바닥까지 파고 들어간 채 버티고 섰다. 벽과 건물의 돌 틈으로 뱀처럼 뻗어 나간 뿌리와 줄기는 금이 생긴, 벽의 형상과 돌벽 사이로 파고들며 육중한 담벽 자체를 뒤덮었다. 이렇듯, 인간이 이루어 놓은, 앙코르 제국의 위대하고 완벽한 건축물을 무참하게 짓밟고 통째로 뭉개버리는 자연의 거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무참하리만치 짓밟고 통째로 삼켜버리는 듯싶다. 그것은 우리네 인간이 도저히 범접할 수없는 자연의 거대함이다.)자연의 거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한 군주가 자신의 효심을 과시하기 위하여, 갈고 닦아 쌓아올린 무수한 돌 벽돌 한 장 한 장. 그 속에 스며있는, 수십만 일꾼의 허기진 땀과 채찍에 맞은 엉 긴 피. 이를 먹고 자란 나무가 억울한 죽음과 가슴에 맺힌 한을 들추어내려는가! 갈퀴 같이 엉킨 뿌리로 돌벽을 휘어잡은 꿈틀림속에서 아빠!”, “엄마!”, 또는 아이들을 찾던 가냘픈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 바람 소리가 괴괴하게 느껴진다.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나는 스펑나무 그 억센 뿌리 하나를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글쓴이가 어느 장소에서 어떤 시각으로 사물을 다루느냐는 문제 즉, 관점에 관한 사항이다. 그리고 실감나게 글을 적으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원의 돌 벽돌 틈에 떨어진 홀씨는 바람에 쌓인 흙먼지 속에서 겨우 싹을 내고, 천신만고로 돌쩌귀 틈으로 뿌리를 내렸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의 모든 악조건을 견디고 이겨내며 가까스로 생명을 유지해 왔다.(왔음이 분명하다. 유지해 왔을 것이다.논조(論調)에 관한 사항. 것이다. 것이다.것이다.’와 맞추어야 한다.폭우가 쏟아져 땅을 흠뻑 적실 때도 돌 틈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 물로 해갈하며 아쉬움을 달랬을 것이다. 그런데도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면서 수백 년 동안 거대한 작품을 이루어 놓은 것이다.

    구불텅구불텅 뻗어진 나무뿌리를 바라보면서, 서울에서의 힘겹던 대학 생활이 오버랩 되어 온다.(바라보노라니, 이번엔 느닷없이 서울에서 힘겨웠던 나의 대학생활이 오버랩 될 줄이야!) (나는 ?살일 적에 당시 ??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이른바 소년가장이 졸지에 되었다. ’란 문장 삽입해보심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을 돌보고자 진학을 포기하고 그냥 시골에 머물러있었더라면, 숲 속의 작은 나무처럼 그냥 덤불로 자랐을 것이다. (오히려 왜소하게 자나났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꿈을 품고 서울이라는 곳에 씨앗을(건곤일척 내 한 몸 씨앗으로) 던졌다. 분침, 초침 따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마다 뿌리를 내려 보며, 기고 엉기면서 살아남으려 애썼다. 다들 가는 대학을 그저 졸업했다고 남들은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혼혈을 다한 삶과 투쟁의 현장이었다. 눈을 들어 옆을 보면 흘러넘치는 것들도 많은데, 나에게는 어찌 그리도 부족한 것뿐이었는지……. 내 팔다리는 멀쩡해 보여도 머릿속의 뇌세포들은 저 뿌리처럼 꼬이고 단단해져서, 무엇이든지 견디어 내고, 움켜잡을 수 있는 강인한 것들로 변해 있을 것만 같다.

    이제, 나의 뿌리는 단단히 대지에 박혀 있으며, 가지는 마음껏 하늘 위로 뻗쳐 올라가고 있는가? 스펑 나무처럼…….

    생각해 보면, 인간의 힘으로 이루어 놓은 위대한 사원’. 그것을 짓뭉개버린 자연의 스펑 나무’. 그러나 오히려 그 파괴가 작품이 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타 프롬유적지이다. 돌이켜보면, 눈물로 범벅된 나의 시련의 삶. ‘그 삶을 내 생애 최고의 기쁨으로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중얼거려본다.

    그런데 문을 나서기 전, 또 다른 광경에 눈길이 멎었다. 뿌리에 치여 허물어진 담벼락과는 달랐다. 수백 년 동안 요리조리 파고든, 악어 껍질처럼 거친 뿌리는 갈기갈기 담벼락의 돌 벽돌들을 움켜잡고 있다. 얽히고설킨 뿌리는 담을 무너뜨리기는커녕 돌들과 하나 되어 그 벽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것이, 마치, 철근으로 벽을 밭치듯이 견고하게 지키며 거목을 받들고 있다.

    문득, 살벌한 경쟁으로, 무너뜨리고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서로서로 굳건히 붙들고 함께 살아가야 할, ‘공생상생이 나의 삶의 최고의 기쁨이 되어야 한다고 엄숙한 자연은 깨달음을 주는 듯…….

    엉켜져 있는 굵은 뿌리 위에 나의 두 다리를 얹고 기념사진 한 장 부탁하여 본다.

    (☞ ㉗ 이하 끝 문장까지는 단락의 원리를 무시하고 부랴부랴 적은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참고적으로, 단락의 원리는 통일성· 일관성· 강조성·완결성 넷이다. 글쓴이는 무리하게 독립단락 (한 문장이 한 단락되거나 소단락이 되거나 한 걸 지적하고 있음.)으로 지었다.)

    해서, 이 윤쌤이 이 부분 통째로 아래와 같이 문장치료해 드리려고 한다.

    내 나이 칠십?. 돌이켜보니, 나야말로 이 스펑나무의 모습을 쏙 빼닮은 것 같다. 나의 뿌리도 단단히 대지에 박혀 있으며, 가지도 저처럼 마음껏 하늘 위로 뻗쳐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참말로 스스로 대견해한다. 정말이지 나는 스펑 나무의 화신(化身)이다. 다시 보아도 대형분재같기만 한 이곳 스펑나무. 대체로, 분재 애호가들은 좋은 흙 대신에 자양분이 거의 없는 마사토나 암석을, 애지중지하는 자신의 분재 발치에다 넣게 되는데, 그것들은 그 열악한 환경을 타개하여 뿌리를 뻗고자 자신의 실뿌리에서 암석을 녹이는 물질을 내어놓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저 거대하고 두려움까지 자아내는 스펑나무는, 위에서 언뜻 소개했듯, 300kg이 넘는 암석 틈새에다 여느 식물들보다 더 많고 강력한 용암물질(熔岩物質)을 실뿌리를 통해 내어놓는다고 보아야 할 테지!

    생각해 보면, 한 시대 떵떵댔던 자야바르만(Jayavarman) 7의 위업도 대단한 게 못된다. 관광객들이, 고고학자들이 죽기 전에 꼭 가보야 할 명소로 이곳 사원을 곧잘 꼽고는 있으나, 그 또한 허위(虛僞)인 듯하다. 이 대단한 사원의 옹벽마저도 헤집고 온통 뒤덮어버린 스펑이야말로 위대한 자연의 힘임을. 다시 말하거니와, 인간이 성업(聖業)의 산물(産物)’로 여기는 성전(聖殿)마저도 장구한 세월동안 서서히 아주 서서히 허물어버리는 스펑이야말로 가장 위대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러한 허물어짐의 장관(壯觀)’을 보기 위해 세계 도처에서 구름처럼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게 아니냐고? 그러한 점에서, 나 스스로 눈물로 범벅된 시련의 삶이었다고 내 아들, 딸들한테, 이웃들한테 늘 공치사했던 게 이제야 부끄럽게 느껴진다.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말을 내뱉지 않을 요량이다. 내가 이곳 관광을 오기를 참 잘 했다. 스펑나무를 이처럼 가슴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축복이냐.

    그런데 성문(城門)을 나서려다, 이번엔 또 다른 광경에 흠칫 놀랐다. 나는 스펑나무를 내내 자기네가 최고라고 여기는 인간의 걸작품을 여지없이 지배하고 무력화하는 존재로만 여겼더니... . 도대체 또 무얼 보았기에? 단지, 스펑나무가 파괴자 내지 정복자만은 아니더라는 거. 더러는 그것들 뿌리는 담벼락을 허물어버리기도 했지만, 그 거대한 암석 벽과 공존동생하며 조화를 이룬 예도 의외로 많았다는 걸 나는 똑똑히 보았다. 수천 년 동안 요리조리 파고든, 악어 껍질처럼 거친 뿌리는 갈기갈기 담벼락의 돌 벽돌들을 움켜잡고 있었다. 얽히고설킨 뿌리는 담을 무너뜨리기는커녕 돌들과 하나 되어 그 벽을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마치, 콘크리트 속 철근같은 역할을 하더라는 거. 그것은 나한테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하나의 교훈으로 다가왔다. 문득, 살벌한 경쟁으로, 무너뜨리고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서로서로 굳건히 붙들고 함께 살아가는 게 온전한 삶, 건강·건전한 삶임을. 돌이켜보아, 내 젊은 날엔 그리 하지 못했던 듯하여 부끄럽기까지 하다.

    나는 일행한테 부탁하여, 엉켜져 있는 굵은 뿌리 위에 나의 두 다리를 얹고, 함께 간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 한 장을 찍었다. 그는 내 간절한 속마음을 알기나 했을까?

     

     

    1 앙코르 와트(Angkor Wat): 캄보디아의 앙코르(Angkor)에 있는 사원으로, 12세기 초에 자야바르만(Jayavarman) 2세에 의해, 옛 크메르(Khmer) 제국의 도성으로 건축된 사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

     

    (다음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문장이론 > 문장수련(문장이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장수련(80)  (0) 2017.01.17
    문장수련(79)  (0) 2016.12.30
    문장수련(77)'  (0) 2016.02.10
    문장수련(76)  (0) 2016.02.02
    문장수련(75)  (0) 2016.01.1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