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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강연'
    수필/신작 2016. 12. 25. 08:36

     

                                     ‘크리스마스 강연(Christmas Lecture)’

     

                                                                                                                                         윤근택(수필가)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 아침 9시 무렵이면 맞교대자인 전기과장이 출근할 텐데, 나는 퇴근하자마자 곧바로 성당에 미사 드리러 갈 것이다. 사실 나는 ‘야메(야미; やみ,暗;비공식적이거나 사회의 음지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사항)’로 면접 통과 후 어느 아파트 전기실에 근무하고 있는 처지다. 즉, 자격증이나 면허증 없이 ‘신분세탁(?)’하여 때늦게 전기주임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해서, 요즘은 전기에 대한 기초지식을 익히느라 딴에는 분주하다. 어젯밤은 성스러운 ‘이브’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기기능사’ 시험 준비를 이어갔다. 아니, ‘전기’ 공부를 하였다. 이는 내가 이날까지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한 예이기도 하다. 어젯밤 ‘전기기능사‘ 기출문제를 풀다가 마주친 어느 위인. 나는 인터넷을 통해 그의 생애를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인 나는, 산문(散文) 형태로 쓰인 과학자의 생애와 업적을 통해, 보다 쉽게 과학 이론 등을 익힐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나아가, 새로운 글감도 챙기게 되니, 이 또한 ’일석이조‘다.

       사설이 길어졌다. 내가 어젯밤 읽은 과학자는 바로 ‘마이클 패러데이 (Michael Faraday, 영국, 1791~1867)’이다. 참고적으로, 그의 이름 ‘마이클’은 ‘미카엘 천사(악령들을 몰아내는 대천사.)’에서 따왔다는 거. ‘패러데이’는 ‘크리스마스 강연’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란다. 1826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크리스마스 강연(Christmas Lecture’)이 실시되었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강연은 그 해의 과학적 쟁점을 주제로 하는 극장식 대중 강연으로서 1966년부터는 텔레비전을 통해 영국 전역에 방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패러데이는 1826년부터 금요 저녁 담화(Friday Evening Discourse)를 개최해 저명한 과학자들을 초빙하고 왕립연구소 회원들과 함께 대화를 갖는 시간도 마련했다.

     

        아래는 ‘과학인물백과, 송성수(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의 발췌분이다.

       <<패러데이는 어린이들을 위해 과학 강연을 하거나 실험실 구경을 시켜주는 데에도 열정을 보였다. 특히 그는 1860년의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양초의 화학이란 주제로 6번의 강연을 했고, 그것은 1861년에 『양초 한 자루의 화학사(The Chemical History of a Candle)』라는 책으로 발간되었다. 이 책에서 패러데이는 한 자루의 양초를 통해 화학의 토대를 이루는 물질의 특성과 상호작용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나갔다. 『양초 한 자루의 화학사』는 당시 과학도를 꿈꾸는 어린이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한번은 영국 정부가 패러데이의 업적을 치켜세우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힐 자격이 있다”며 당시 귀족들만 묻힐 수 있었던 묘지를 지정해 주었다. 그러나 패러데이는 작은 공동묘지에 묻히길 원한다며 이마저도 거절했다. 대신에 그는 “배우지 못해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이 과학강연을 들을 수 있게 지원해 달라”고 청원을 했다. 패러데이는 1867년에 7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다음은, 그의 생애와 업적을 나름대로 요약해 본다.

      ㅇ 그는 찢어지게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학교 공부는 보통수준에 머물렀다. 10대 때에 제본소에 취업을 했다. 그는 그곳에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묶으면서 화학과 물리에 재미를 느낀다. 그는 당시 잘 나가던 ‘데이비(Humphry Davy)’의 조수가 되었고,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왕립연구소에 들어간다. 마침 왕립연구소에서 실험실 조수로 일하던 사람이 강연장에서 싸움을 하는 바람에 해고를 당했던 것이다. 왕립연구소는 데이비에게 적절한 인물을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데이비는 다시 패러데이를 불러들였다. 왕립연구소 스타 강사가 된 패러데이. 질투를 느꼈던 그의 멘토, ‘데이비’는 말년에 이런 말을 남긴다.

       “나는 과학적으로 많은 발견을 했다. 그러나 내 생애 최대의 발견은 패러데이를 발견한 것이다.”

       ㅇ 그의 업적 :

       1820년에는 탄소의 새로운 염소화합물 두 가지를 발견했으며 강철의 합금을 제조.

       1823년에는 염소의 액화에 대해 연구.

       1825년에는 부틸렌과 에틸렌의 이성질체(분자식은 동일하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물리화학적 성질을 달리 하는 물질)를 발견.

       1825년에 석유 가스 속에서 벤젠을 인류 최초 발견.

       1820년에 덴마크의 과학자인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는 전류가 나침반의 자침을 움직이게 한다는 사실, 즉 전류의 자기 작용을 발견했다. 패러데이는 외르스테드와 반대로 접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기장을 이용해 전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자기장을 변화시킬 때 전류가 흐르는 현상은 ‘전자기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로 부르는데, 그것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발전기와 변압기. 발전기는 강한 자기장 안에서 도선을 감은 코일을 빠르게 회전시켜 전류를 생산하는 장치. 변압기는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장치. 1차 회로에서 전류가 변하면 자기장의 변화가 유발되고 그 자기장이 2차 회로에서 전압의 변화를 유도.

       1825~1828년에 전자기유도를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시도. 1831년에 오늘날의 변압기와 유사한 장치를 고안한 후 그것을 이용해서 더욱 정교한 실험을 함으로써 전자기유도 현상을 발견. 전압에 의해 극성화된 입자선을 표현하기 위해 ‘유도역선(line of inductive force)’이라는 용어를 사용.

       1837년에 사용된 절연물질의 종류에 따라 축전기가 각기 다른 양의 전기를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발견. 그는 진공일 경우와 특정한 절연물질을 사용할 경우에 축전기가 받아들인 전하의 비율을 그 절연물질의 ‘비유전용량(比誘電容量)’으로 정의.

       1845년에 패러데이는 물체와 자기장 사이에도 비슷한 상호작용이 있다는 것을 발견. 물체 중에는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자기를 띠는 반자성체(反磁性體)와 자기장 안에 넣으면 자기장 방향으로 약하게 자기를 띠는 상자성체(常磁性體)가 있다는 것. 자기장에 의해 빛의 편광면이 회전하는 현상은 오늘날 ‘패러데이 효과’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실험을 바탕으로 패러데이는 1846년에 「빛의 진동에 관한 생각」이란 논문을 썼다. 이 논문은 빛이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시사. 이후에 맥스웰(James C. Maxwell)은 패러데이의 업적을 계승해 빛과 전자기장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1833년에 다양한 물질을 대상으로 전기분해 실험을 하면서 생성되는 물질의 양과 전류의 양 사이에 일정한 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을 발견.. 전기분해를 통해 생성되는 물질의 양은 흘려보낸 전하량과 그 물질의 원자량을 전하수로 나눈 값에 비례한다. 이것이 바로 전기화학의 기본 법칙인 ‘패러데이 법칙’이다. 이 때 전자 1몰이 가진 전하량은 패러데이의 이름을 딴 단위인 패럿(farad)으로 표시된다. 1F(패럿)은 약 96,485C(쿨롱)에 해당하는데, 계산상의 편의를 위해서 96,500C로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전기분해 용어 정립 : 그는 용매에 녹아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을 전해질(electrolyte), 물질에 전류를 통해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전기분해(electrolysis), 양끝의 연결점을 전극(electrode)이라고 불렀다. 전극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양전하로 충전되면 양극(anode)이, 음전하로 충전되면 음극(cathode)이 된다. 전해질을 분해해 얻어지는 결과물이 이온(ion)인데, 이온에는 음이온(anion)과 양이온(cation)이 있다. 이런 식으로 패러데이가 전기화학에 관한 용어를 정비했고, 그가 만들어 낸 용어 체계는 오늘날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음.

       이렇듯, 그의 생애를 공부하자니, 콧잔등이 시큰해 온다. 평소 어렵다고만 여겼던 과학에 대한 사항을 이처럼 정리해보니, 한결 이해하기가 쉽다. 나의 전기 공부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가 없다. 실은 시골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던 나는, 대구에 소재한 명문 공업고등학교 전기과에 응시했다가 낙방한 바 있다. 해서, 부득이 2차 모집인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다가 다시금 대학은 이과(理科)로 분류된 농과대학 임학과에 입학했으며, 직장은 통신회사의 사무직으로 사반세기 보냈다. 내가 왜 이 글에서 느닷없이 애독자 여러분께 나의 과거사를 고백할까? 언제고 ‘나와는 상관없는, 아주 딴 세상의 일’ 정도로 여길 게 없다는 점. 새롭게 알아갈수록 세상은 너무도 아름답고 광활하다는 거. 살아가는 동안, 때로는 모험적이고 도발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미카엘(마이클) 패러데이’, 당신께도 경의를 표하며... .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한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 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본인의 카페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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