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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련(101)문장이론/문장수련(문장이론) 2017. 6. 23. 13:29
문장수련(101)
윤근택(수필가/문장치료사/수필평론가)
이번 호에는 전주에 사시는 ‘김학(金鶴)’ 수필가께서 e메일로 보내주신 어느 분의 글을 텍스트로 삼는다.
원문 읽기)
개망초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수필창작반 강 ○○
아침안개가 뿌옇다. 무덥던 한낮의 기온과는 달리 제법 쌀쌀하다. 오늘의 기도로 하루 일을 계획하고 점퍼의 깃을 올려 다가교 밑 천변 산책길에서 가련교까지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혼자서 땀을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걷는가 하면, 음악을 들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 입으로 무언가를 외우며 걷는 사람, 나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걷는 사람들로 활기찬 하루가 열린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눈에 보이는 것은 잡초와 그 사이에 피어있는 크고 작은 꽃들이다. 매일 지나치다시피 하는 산책길이지만 갈대와 억새는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었다. 금년 가을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손님맞이를 위해 바쁜가보다. 내년을 기약하며 씨를 남기고 떠나버린 마른 풀잎사이에서 망초가 녹색기둥으로 굵직하게 자라고, 단풍잎 모양의 환삼덩굴이 새로이 등장하여 사방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금계국이 수놓았던 주위에는 어느새 기생초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하고, 살포시 얼굴을 내민 등갈퀴가 듬성듬성 피어있다. 길 가장자리에는 키 작은 보랏빛 꿀풀과, 명아주를 기둥삼아 칭칭 감고 올라가는 메꽃은, 더운 여름에 나팔꽃을 마중 나오려고 먼저 피었구나 싶다.
한참을 거닐다 보면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와 얼굴에 스치는 바람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멀리서 보면 안개꽃 같기도 하고 메밀꽃이 만발한 모습 같기도 한 개망초가, 희뿌연 안개와 함께 하얗게 무리를 지어 손을 흔든다. 가까이서보니 낮에는 활짝 피어있던 모습이 저녁이면 꽃잎을 오므려 노란 수술을 하얀 꽃잎으로 가린 채 공처럼 특이하다. 다른 꽃들은 활짝 핀 모습으로 밤을 새우며 새날을 맞이하는데, 이 꽃만은 해가 뜨면서야 꽃잎이 활짝 기지개를 켜며 원래의 모습을 보인다. 아마 자기 몸에 있는 수분 발산을 더디 하기 위한 자기보호 본능이 다른 꽃에 비해 강해서일까?
망초는 잎이 넓고 줄기가 굵으며 꽃은 종 모양으로 작고, 개망초가 진 뒤에 피는 꽃이다. 일제 강점기에 낯선 풀이 전국에 퍼지기 시작하여 이를 본 국민들이 나라가 망할 때 돋아난 풀이라 하여 천하게 여기며 망초라 불렀다고 한다. 흔하다고 관심 없고 무작정 짓밟혀도 아무런 저항 없이 그대로 순응하는 꽃이다.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꽃이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 온 들판을 누비고 있다. 한 여름 더위에도 하얀 눈송이처럼 온 들녘을 시원하고 풍성하게 하는 그대가 아닌가?
개망초는 한 줄기에서 자라다가 꽃이 필 무렵 여러 갈래의 가지 끝에 많은 꽃을 뭉쳐 피우며 ‘계란 꽃’ 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흰색 꽃잎이 게란 흰자와 같고, 수술이 노른자처럼 생겨서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를 만든 모양 같아서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망초와는 달리 잎은 길쭉하며 온 몸에 잔털이 있는 게 특징이란다. 망초에 ‘개’ 자를 붙인 것은 망초보다 못하다하여 붙인 이름이지만, 요즘 온 들과 산을 누비는 게 개망초 꽃이다. 이 꽃은 번식력이 좋아 꽃이 만발한 요즘, 은은하고 수수한 들풀의 아름다움에 나를 빠져들게 한다.
산과 들/밭둑에/꽃 친구가 왁실왁실 모였다/
개망초 꽃/아무 곳에나 뿌리 내린/천더기 꽃이 아니다/
사람과 친하고 싶어 여기저기서/꽃을 피워본다/
작은 꽃 단추 같은 하얀 꽃잎/노오란 둥근 꽃술/
작은 계란 꽃/개망초 꽃이다.
(정두리 시인의 '개망초')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일제 36년 우리의 억울함도 그들이 역사 앞에서 진정으로 무릎 꿇고, 화해의 손을 내밀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편견과 아집 때문에 편 가르기를 좋아하던 과거 우리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화해’, 언제부턴가 우리가 염원하던 말이 아니던가? 이제는 이 꽃이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예쁜 야생화로 여겨 사랑해 주면 좋겠다.
문장치료사인 윤쌤(윤근택)의 지적 부분]
개망초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수필창작반 강 ○○
아침안개가 뿌옇다. 무덥던 한낮의 기온과는 달리 제법 쌀쌀하다. 오늘의 기도로 하루 일을 계획하고 점퍼의 깃을 올려 다가교(☞ ‘다가교(한자)’* 고유명사에는 가급적 한자 등을 병기(倂記)하되, 작은따옴표로 처리하여 주변 어휘들보다 두드러지게 할 것!) 밑 천변 산책길에서 가련교까지(☞ ‘가련교(한자)’까지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good! 홑문장을 즐겨 쓰는 버릇이 좋다.) 혼자서 땀을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걷는가 하면,(☞ 땀을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혼자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 고친 이유 : 병렬문에서는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이,~~한 사람이’ 꼴이기에! 즉, 주어를 살려야 한다는 뜻임.)음악을 들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 입으로 무언가를 외우며 걷는 사람, 나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걷는 사람들로 활기찬 하루가 열린다.
(☞ 이따가 총평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위 첫 단락의 문장이 좋기는 하나, 제재인 ‘개망초’에 접근하는 데 너무 낭비가 심했다. 이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대체로 원고지 12매 안팎으로 이뤄지는 수필에서 ‘지름길’을 두고 굳이 꾸미느라, 장식하느라 ‘에움길’을 택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는 걸 지적하고자 한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전주천을[☞‘전주천(全州 川)’]을 사이에 두고 눈에 보이는 (☞띄는 * 고친 이유 : 같은 문장에 ‘보이다’가 중복적으로 나타나니, 변화를 주자는 뜻임.)것은 잡초와 그 사이에 피어있는 크고 작은 꽃들이다. 매일 지나치다시피 하는 산책길이지만 갈대와 억새는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었다.(☞매일 지나치다시피 하는 산책길이건만, 갈대와 억새가 내 키를 훌쩍 넘긴 걸 오늘에야 발견했다. *고쳐야 하는 이유 : 논리적인 문제 때문에. ‘매일 지나치다시피 하는’ 사항과 ‘ 갈대와 억새가 키가 큰’ 사항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보는 걸 놓쳤으나 오늘에야 훤칠하게 그것들이 자랐음을 보았다는 말이 되어야 한다. *또 하나 지적거리. 산야에서 자라면 억새요,물가에 자라면 갈대인 점을 놓쳐서는 아니 됨.그러니 그 공원길에 억새와 갈대가 공존할 수가 없었다.) 금년 가을 이곳을 오가는(☞오가게 될 * 가까운 장래에 대한, 미래형 어구임.) 사람들을 위한 손님맞이를 위해 바쁜가보다. 내년을 기약하며 씨를 남기고 떠나버린 마른 풀잎사이에서 망초가(* 이 글의 제재이며 주인공인 ‘망초’가 이제야 나타나서야 되겠는가. 여타 야생화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 그러니 ‘망초’를 과녁으로 삼아 집중포화를(?) 쏟아부어야 한다.) 녹색기둥으로 굵직하게 자라고, 단풍잎 모양의 환삼덩굴이 새로이 등장하여 사방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금계국이 수놓았던 주위에는 어느새 기생초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하고, 살포시 얼굴을 내민 등갈퀴가 듬성듬성 피어있다. 길 가장자리에는 키 작은 보랏빛 꿀풀과, 명아주를 기둥삼아 칭칭 감고 올라가는 메꽃은, 더운 여름에 나팔꽃을 마중 나오려고 먼저 피었구나 싶다.(☞여타 야생화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 그러니 ‘망초’를 과녁으로 삼아 집중포화를(?) 쏟아부어야 한다.)
한참을 거닐다 보면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와 얼굴에 스치는 바람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멀리서 보면 안개꽃 같기도 하고 메밀꽃이 만발한 모습 같기도 한 개망초가,(☞멀리서 보면 무리지어 핀 안개꽃 같기도 하고 만발한 메밀꽃 같기도 한 꽃. * ~~한 안개꽃,~~한 메밀꽃 * ~~한 a,~~한 b(대등구) * 또,‘꽃.’으로 문장을 일단 종결하는 이유 : 무리한 관형어절화를 피하기 위함. 이런 경우, 다음 문장은 ‘바로 망초꽃이다.’로 받으면 무리가 없다. 단, 글쓴이가 ‘개망초가,’로 적었음에 유의한다. ‘문장성분간 거리가 멀 때에 쉼표를 친다.’라는 규정을 잘 따랐다.)희뿌연 안개와 함께 하얗게 무리를 지어 손을 흔든다. 가까이서보니 낮에는 활짝 피어있던 모습이 저녁이면 꽃잎을 오므려 노란 수술을 하얀 꽃잎으로 가린 채 공처럼 특이하다. (☞ 가까이 다가가 이 꽃을 찬찬히 살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낮에는 활짝 피어나고, 밤이면 꽃잎을 오므려 그 노란 수술을 하얀 꽃잎으로 가리곤 하였다. 밤이면 마치 아주 작은 공처럼 변신하곤 하였다. * 고친 이유 : '가까이서 보니'는, 순간적 행위이므로 '낮에는'과 '저녁이면'을 아우를 수 없다.)다른 꽃들은 활짝 핀 모습으로 밤을 새우며 새날을 맞이하는데, 이 꽃만은 해가 뜨면서야(☞떠야) 꽃잎이 활짝 기지개를 켜며 원래의 모습을 보인다. 아마 자기 몸에 있는 수분 발산을 더디 하기 위한 자기보호 본능이 다른 꽃에 비해 강해서일까? (* 관찰력과 상상력이 좋음.)
망초는 잎이 넓고 줄기가 굵으며 꽃은 종(☞아주 작은 종) 모양으로 작고, 개망초가 진 뒤에 피는 꽃이다.(☞ 이 부분이 글쓴이가 결정적 실수를 한 부분이다. 제재는 ‘망초’ 가운데에서도 ‘개-’란 접두사를 지닌 ‘개망초’였음에도... . 즉,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뜻이다. ‘개망초’를 앞세우고 ‘망초’가 그 뒤를 따라야하거늘... .)일제 강점기에 낯선 풀이 전국에 퍼지기 시작하여 이를 본 국민들이 나라가 망할 때 돋아난 풀이라 하여 천하게 여기며 망초라[☞ ‘망초(亡草)’라] 불렀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다 ‘윤근택의 망초’를 쳐서 본인의 수필,‘망초’를 찬찬히 읽어보시길. 이 글 고쳐 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흔하다고 관심 없고 무작정 짓밟혀도 아무런 저항 없이 그대로 순응하는 꽃이다.(☞망초든 개망초든 우리 둘레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다. 해서, 무관심으로 곧잘 지질러 밟기도 한다. 그러함에도 망초는 저항은커녕 순응하는 야생화다.)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꽃이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에도 불구하고(☞이미 위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나라를 망하게 하는 꽃’이란 불명에의 이름을 달고 살지만,) 오늘까지(☞오늘날까지)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 온 들판을 누비고 있다. 한 여름 더위에도 하얀 눈송이처럼 온 들녘을 시원하고 풍성하게 하는 그대가 아닌가?
개망초는 한 줄기에서 자라다가 꽃이 필 무렵 여러 갈래의 가지 끝에 많은 꽃을 뭉쳐 피우며 (☞ 개망초는 망초와 더불어 외줄기로 자라다가 여러 갈래의 꽃대로 분화(分化)하여 그 꽃대 끝마다 꽃을 피운다. 이러한 ‘꽃차례[花序]’를 두고‘꼬깔꽃차례[圓錐花序]’라 한다지 않던가..* 글쓴이가 이런 거 저런 거 다는 아는 듯 적으면 독자들이 '젠체한다'고 할 테니, 남(전문가)의 입을 빌려 진실을 전하는 것도 꽤 좋다. 또 문장의 변화를 꾀하는 술어이기도 하다.) ‘계란 꽃’ 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흰색 꽃잎이 계란 흰자와 같고, 수술이 노른자처럼 생겨서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를 만든 모양 같아서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한편, 망초를 ‘계란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 길쭉하며 온 몸에 잔털이 있는 게 특징이란다. 망초에 ‘개’자를(☞‘개-’를 )붙인 것은 망초보다 못하다하여 붙인 이름이지만, 요즘 온 들과 산을 누비는 게 개망초 꽃이다. 이 꽃은 번식력이 좋아 꽃이 만발한 요즘, 은은하고 수수한 들풀의 아름다움에 나를 빠져들게 한다.
산과 들/밭둑에/꽃 친구가 왁실왁실 모였다/
개망초 꽃/아무 곳에나 뿌리 내린/천더기 꽃이 아니다/
사람과 친하고 싶어 여기저기서/꽃을 피워본다/
작은 꽃 단추 같은 하얀 꽃잎/노오란 둥근 꽃술/
작은 계란 꽃/개망초 꽃이다.
(정두리 시인의 '개망초')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일제 36년 우리의 억울함도 그들이 역사 앞에서 진정으로 무릎 꿇고, 화해의 손을 내밀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편견과 아집 때문에 편 가르기를 좋아하던 과거 우리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화해’, 언제부턴가 우리가 염원하던 말이 아니던가? 이제는 이 꽃이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예쁜 야생화로 여겨 사랑해 주면 좋겠다.
문장치료사인 윤쌤(윤근택)의 말]
이미 위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원고지 12매 안팎으로 이뤄지는 수필에서 ‘지름길’을 두고 굳이 꾸미느라, 장식하느라 ‘에움길’을 택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 너무 꾸미려는 즉, 수식하려는 문장을 앞세우면 글의 명료성이 떨어진다.
당부하건대, 수필작가이든 수필작가 지망생이든 다들 제발 공부 좀 부지런히 하시길. 세상만사 다 아는 ‘네이버’ 박사와 ‘다음’ 박사가 있는데, 무슨 걱정을? 한 편의 글을 적기에 앞서 제재에 관해 깊이 공부하는 게 좋다.
끝으로, 본인의 수필 ‘망초’를 동봉하니, 꼼꼼하게 읽어보되, 이 글과 대조해가며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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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 공지사항 :
나는 여태도록 이 ‘문장수련’ 시리물 100회분까지 공짜로 많은 독자들한테 제공해 왔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나는 농부이면서 수필가이다. 특히, 나는 농부인 관계로, 농주(農酒)와 비료와 농약이 늘 필요로 한다.
이제 감히 요청하오니, 적정 ‘문장치료비(文章治療費)’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나.
성심성의껏 농주값,비료값, 농약값에 보태쓸 돈을 앞으로는 부쳐주시길.
계좌 : 703967-02-028696(우체국,윤근택)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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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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