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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메일 ---------
보낸사람: "yoongt57" <yoongt57@hanmail.net>
받는사람: ??
날짜: 2017년 8월 15일 화요일, 16시 05분 52초 +0900
제목: 다시금 위로해드리고요, '구인광고' 내었어요(전설)제2신)
그리고 제 마지막 당부사항이어도 좋을 이야기에요.
님께서 여태 습작해두신 거 한꺼번에 몽땅 부쳐주세요.
쓸쓸해서 그 작품들만이라도 마저 손봐드려야겠어요.
새 파트너 생길 때까지라도요.
그리고 우리 둘의 이야기는 참말로 '전설'이 맞네요.
님께서는 자못 감각적이에요.
사실 그 때문에 님한테 빨려들었던 거에요.
그때 화답을 너무 멋지게 해 왔거든요.
그리고
'시내에 나섰다가 우체통이 보일길래, 막걸리를 우체통에 넣었어요.' 식의 표현 아무나 쓸 수 없어요. 그 아름답고도 문학적인 표현이, 절 이렇게 님으로부터 버림받도록 했다니까요!
그 표현이 너무도 대단한 거였거든요.
먼 훗날, 꽤나 시간이 흐르면, 님과 저는 그 짧았던 시간의 만남을,
또 어느 삶의 모롱이에서 이웃들한테, 겨우내 양지 쪽에서, 합죽이가 되어서, 한숨쉬며 이야기할 것 같네요. 그게 바로 '전설'이에요.
그래서 이 수필가는 미리 무척 슬퍼하는 거에요.
"무슨 소리? 그때 어느 70대 할머니가 60대였던 나를, 얼굴도 모르는 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슬퍼서 도망쳤다구!"
아니지요. 그 70대 할머니가 이웃들한테 한숨지으며 얘기했죠.
"거,모르는 소리 하지말게나. 어느 개구쟁이 60대 수필가 나부랭이가 당시 70대였던 이 할망구한테 사랑한다느니 뽀뽀하고 싶다느니 하면서 연애편지를 자꾸 적어 오길래, '앗,뜨거!' 하며 절교를 선언했다구! 다들 알기나 해? 그때만 해도 나는 꽤 잘나갔다고!"
윤 영감, 다시 돋보기를 들고 놀다 2015.04.28
모쪼록 행복하게 지내세요.
저는 앓는 척 하지만,
또 새로운 파트너 구할 테지요.
실연의 경험이 많은 저는, 이내 새 사람 구하거든요.
그 빈 공간 채우기 위해서라도요.
저도 벌써 나이 육십 하나에요.
그리고 명색이 예술가에요.
이런저런 경험 왜 없었겠어요?
그 빈 공간 채우기 위해서
구인광고는 내었으나,
조건(50세 이하, 남성만)이 까다로워서인지 여태 입질(?) 없네요.
광고매체를 더 다각화해야겠어요.
제가 이렇게 애쓰고 있으니, 새로운 파트너는 분명 생기겠지요.
전설의 주인공, 님은 바보에요. 정말 바보에요. 저를 용서도 않고 붙들지도 않으니까요. 아무나 예술가인 줄 아세요? 아무나 예술가가 되는 줄 아세요?
제1신)
아내와 함께 성당에 가서 '성모님 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례했어요.
님을 위해서도 묵묵히 기도 드렸어요.
'든(들어온) 사람은 몰라도 난(나간) 사람은 안다.'지 않던가요?
지금 제 가슴 온통 비어 있어요.
모두 제 불찰이에요. 제 잘못이에요.
소중한 분들을 하나하나 다 잃고 말았으니까요.
어디 그뿐이겠어요?
님의 경우, 그렇게 잘 자라나는 싹에다 진한 질소비료를
발치에다 뿌린 격이 되었으니,
굵은 소금을 확 뿌려버린 격이니... .
이를 어쩌죠?
앞으로 한 동안 자중자애하며 지낼 겁니다.
대신,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이런 광고를 내긴 했어요.
Wanted(구인광고) 6분전
지금은 농막이고요,
내일은, 여름휴가를 하루 신청했기에, 홍고추 따며 하루 지낼 겁니다.
그래도 제 마지막 위로자는 막걸리이니 연거푸 마실밖에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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