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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손가락으로 땅에 무어라 쓰셨을까수필/신작 2018. 11. 29. 06:14
오늘 새벽에 잠시 쓴 글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예수님은 손가락으로 땅에 무어라 쓰셨을까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요즘 각종 언론매체가 앞 다투어 어느 특정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해, 부정적으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문득, 중세 암흑시대에 성행했던 ‘마녀사냥’을 떠올리게 된다. 마녀사냥에 관해서는, ‘Daum 백과 에듀윌 시사상식’이 아주 간결하게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마녀사냥은 중세 중기부터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북아메리카, 북아프리카 일대에 행해졌던 마녀나 마법 행위에 대한 추궁과 재판에서부터 형벌에 이르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마녀재판’이라고도 한다. 현대에서는 집단이 절대적 신조를 내세워 개인에게 무차별한 탄압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는 위 특정인의 안팎 수모에(?) 초점을 맞춰보자니, 위 요약 가운데에서도 맨 나중 문장, ‘현대에서는 ~ ~’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 한마디로, 기가 막힐 노릇.
요한복음 제8장 제6절~제9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 그들이(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를 시험하여 보고 고소할 구실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그들이 다그쳐 물으니,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러고는 다시 몸을 굽혀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돌아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으며, 그 여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에 따라, 간음하여 현장에서 잡혀온 여자를 돌로 쳐서 죽여야 한다면서, 예수님 앞에 데려와서 그런 수작을 한 것이다. 사실 위 사건과 예수님의 명판결은(?)에 관해서는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서도 두루 아실 터. 하지만, 명색이 천주교인인 내가 내내 궁금해 하는 것은, 그때 예수님께서는 땅바닥에 무어라 적으셨을까이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의 이목(耳目)을 끌기 위해서? 아니면,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겨서? 그것도 아니라면, 그 여자만 알아보도록 ‘무죄 혹은 다시 죄짓지 말라는 메시지’를? 그것도 아니라면, 나름의 판결을 판시(判示)로 명문화(明文化)하시려고? 참말로, 그때 예수님께서 땅바닥에 적은 내용이 두고두고 궁금하다. 하기야, 이내 군중에게 그처럼 명쾌하게, 꼼짝도 못할 판결을 내리셨지마는... .
다시 중세 암흑시대의 마녀사냥 이야기를 잠시만 더하고 내 이야기 끝내기로 하자. 마녀재판을 하는 방법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는 사실.
첫 번째, ‘눈물 시험(Traenenprobe)’. 마녀망치에서는 ‘마녀들은 사악하기 때문에 눈물이 없다, 그래서 혐의자가 눈물을 흘릴 수 있나 시험해보라’고 나와 있다. 눈물을 흘려서 혐의자가 죄가 없다는 것을 실증해 보여야 하는 것.
두 번째,‘바늘 시험(Nadelprobe). 바늘시험은 성경 구절의 예언서에서 유래된 것으로, 구원받은 자의 표식으로 이마에 먹이나 도장을 친다는 논리에서 유래됐다. 타락한 악마들은 지울 수 없는 표식을 가지고 있으며, 마녀 또한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따라서 재판관이 그녀들의 나체를 관찰하고, 또 관찰의 용이성을 위해 몸의 털, 음모, 눈썹을 깎거나 태운다. 관찰에 의해 사마귀, 융기, 부스럼, 기미 ,주근깨 등 마녀의 점이 나오면 형리는 그 자리를 누르거나 바늘로 찔러 감각을 느끼는지, 피가 흐르는지 시험한다. 사바스에서 난교에 의해 마녀는 피를 다 써버렸기 때문에, 마녀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고 간주.
세 번째, ‘불시험(Feuerprobe)’. 재판관은 혐의자에게 그들의 무혐의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달구어진 쇠로 지지는 것을 견딜 수 있는지, 불위로 걸을 수 있는지, 그리고 다치게 될지를 시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안했을 때 혐의자가 승낙을 한다면 그는 마녀가 된다. 마녀는 이 난관을 악마의 도움을 받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네 번째, ‘물시험(Wasserprobe)’. 일반적으로 물은 깨끗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졌다. 형리들은 혐의자를 단단히 묶고 깊은 물에다 빠뜨린다. 물은 깨끗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녀가 들어올 경우에는 물 밖으로 내쳐진다고 믿어졌다. 만약 혐의자가 물에서 익사한다면, 그는 혐의를 벗게 되겠지만, 물에서 떠오른다면 마녀로 간주되어 화형 되었다. 마녀든 아니든 죽는 것은 마찬가지.
현대에 이르러서는 ‘마녀재판’방법이 위 전통적인 네 가지 전통방식을 지나, 더욱 다양해지고 아주 치밀해졌다는 거. SNS니 뭐니뭐니 하는 모진 흉기가 있어,생사람도 잡을 수 있다는 ... 사실 달포 전 나도 어느 직장에서, 언론 내지 언로(言路)를 독점한 불순세력의(?) 허위보고로 말미암아 쫓겨났다. 비선라인(秘線-)의 허위보고만 믿고 나를 내몬 그 책임자도 머저리인 것은 분명하고... .
하여간, 마녀사냥은 뿌리 뽑혀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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