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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85) - 작중인물 여성이 죽음으로써 대성한 오페라 작곡가-수필/음악 이야기 2022. 7. 7. 19:37
하릴없이 글만 적어대어요.
제 음악 이야기는 한 동안 주욱 이어질 겁니다.
이 시리즈물이 제 200화에 닿든, 제 1000화에 닿든... .
기왕지사 시작한 거.
대한민국 문학인 가운데에서 음악적 소양이 최고인 이로
기록되어도 그리 나쁘지는 않죠?
끊임없이 음악 공부할 겁니다.
두루두루 사랑해요.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85)
- 작중인물 여성이 죽음으로써 대성한 오페라 작곡가-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
오페라 작곡가들 가운데에서 이 글 주인공만큼이나 작중인물 여성을 죽음으로 내몰아(?) 대성한 이도 드물 것이다. 그 실물사진으로 보아, 온화하기 그지없는 그가 어찌 그리도 잔인했을까. <마농>·<타이스>·<복수의 여신>을 그의 대표 오페라로 꼽고 있다. 세 작품 공히, 여주인공의 아리아 혹은 죽음으로써 더욱 작품이 빛나게 되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마농>은 작중인물이 ‘마농’이며 여성. 프랑스 소설가인 ‘아베 프레보의 연작 소설’ 중 <마농 레스코>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이다. 낭만주의 남녀 간의 사랑을 격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 글의 주인공은 그 결말 부분을 각색하였다.
‘클래식 백과’는 그 오페라 5막 말미를 이렇게 요약한다.
<마농과 ‘데 그뤼’는 재회에 서로 기뻐하며, 데 그뤼가 마농에게 도망갈 것을 청하지만, 마농은 이미 자신이 병들었으며 죽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죽음 앞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마농은 행복하게 죽을 수 있음에 기뻐하며 눈을 감는다. 절망한 데 그뤼는 그녀의 주검 위로 쓰러진다.>
다음. <타이스>에 관해 ‘클래식 백과’는 또 아주 이해하기 쉽게 이렇게 요약한다.
< 향락에 젖은 알렉산드리아의 창녀,‘타이스’를 구하기 위해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선교사) 아타나엘이, 되려 타이스에 매혹되어 함께 타락해간다는 내용이다. 특히, 2막에 연주되는, (타이스가 마음 다잡고 회개하는)‘타이스의 명상곡’은 대중에게 친숙한 수록곡이다.>
물론, 타이스도 스러진다.
끝으로, < 복수의 여신>. 사실 나는 이번 시리즈물을 이 이야기로 끈덕지게 끌고 가려 한다. 더는 늦지 않게, 이 글 주인공 작곡가를 소개하고 넘어가겠다. 그가 바로 ‘쥘 마스네(Jules Massenet, 1842~1912, 프랑스)’이다.
오페라 <복수의 여신> 가운데에서 <세 여인의 비가(悲歌)>는 성악곡으로 독립되어, ‘엘레지( elegy)’로도 유명하다. 그 ‘엘레지’는, 기악곡인 ‘가브리엘 포레’의 <엘레지>와 직전 나의 ‘농부 수필가가... 음악 이야기’ 제 84화에서 소개했던 ‘모차르트의 레퀴엠’ 가운데에서 ‘라크리모사(Lacrimosa, 슬픔의 나날)’와 함께, 음악 애호가들이 뽑은 ‘세상에서 슬픈 클래식 상위 10곡’에도 든다. 내 이야기가 뒤죽박죽이지만, 그 노랫말부터 맛보고(?) 이야기 이어가자.
엘레지
오, 지나간 봄이여. 그리웁다. 영원히 가고보니... .
마음이 슬프도다. 온갖 새들 노랫소리 그치고, 외로움만 남았네.
오, 나의 님도 가셨네.
오, 그리운 지나간 봄날은 님과 함께 갔구나.
오, 기분 좋은 봄, 녹색의 계절은 가버리고 말았네.
이젠 푸른 하늘은 나에게 보이지 않네
내게는 이제 새들의 즐거운 노래는 들리지 않나니
내 행복을 가지고 넌 어디로 가버린 거냐?
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니
님과 함께 가버리고 이젠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니
즐거운 태양, 미소짓는 한낮은 헤어져갔다네
내 마음은 어둡고 쓸쓸하다네.
본디 ‘르 콩트 드 릴’의 희곡을, 그 유명했던 오페라 대본가,‘갈레(1698?~1757)’가 작시(作詩)로 각색, 다시 마스네가 그 시에다 성악 중심으로 작곡한 오페라 부수음악. 그 모음곡 7곡 가운데에서 정확히는 제 3번째 곡인 ‘엘렉트라(Electra)의 기도’. 음악평론가들은 그 곡을 두고,‘온화한 기복(祈福)과 슬프고 아름다운 가락은 애끓는 심정을 느끼게 한다.’고들 하는데... 이제 농부 수필가한테 남은 몫은 번연하다. 마스네의 오페라 <복수의 여신들> 가운데에서 <세 여신의 비가> 에 관한 스토리만 소개하면 될 터.
그리스 신화에는 복수의 세 자매 여신 <에리니에스>가 있다. ‘엘렉트라’는 ‘아가멤논’과 ‘틀리템네스트라’의 딸. 아가멤논은 트로이 지방 총사령관으로, 전장에서 돌아와, ‘아이기스토스’와 불륜관계에 있던 아내, 틀리템네스트라로부터 살해된다. 자기 불륜사실 감추려고 그리했겠지. 그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엘렉트라는 어머니를 증오하고, 아버지 원수를 갚으려 애쓰고... .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마스네는 ‘세 여신의 비가’라고 이름 붙였겠냐고? 복수의 과정에서 결국은 엘렉트라도 죽고, 그녀의 어머니도 죽고, 엘렉트라 여동생도 죽게 되었으니... .
하여간, 복잡한 사건이었지만, 비극이었다. 오페라 작곡가인 마스네는, 그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오페라를 적었으며, 그 부수음악인 ‘엘레지’는 ‘세상의 슬픈 클래식 10위’ 상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 덤으로 하나 알려드릴 사항. 일찍이 ‘프로이트’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응해, 딸이 아버지를 편애하는 정신병적(?) 증세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한다는 것도 이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거.
두서없으나, 위 이야기를 통해,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전해드릴 메시지는 분명 하나 있다.
‘ 내 화려했던 봄날은 다 가버렸어. 내 사랑했던 님도 가버렸어.’하며 더 이상 탄식하지는 않으리! 내 가슴에는 언제고 봄날이, 나의 연인이 ‘펄펄’ 살아 있으니... .
작가의 말)
‘자료 챙김’은 몇 몇 날. A4용지에 ‘4B 연필’로 적은 게 10여 장. 완전히 나의 것으로 소화함. 그리고 ‘쓰기’는 잠시.
요체는 영감!
윤 수필작가는 5,000여 편 글을 써오는 동안, 미리 알아서 쓴 글 거의 없음. 쓴 후 관련된 ‘토막 지식 ’얻었음. 그것이 줄잡아 5,000개. 왜? 내가 쓴 글이 그 정도 편수이까. 그러함에도, 숨어 얼굴 내밀지 않는 나의 애독자님들, 님들은 양심에 솜털 났어요?
그리고 이 글도 이 세상에 하나뿐인 그이한테 바쳐요. 이 ‘농부 수필가... ’를 이어가도록 한 데는 님의 역할이 커요. 님은 ‘모티브’를 준 거에요. 저한테 글 쓸 수밖에 없는, ‘동기(動機)’를 늘 주시는 분이시까요. ‘소리없는 깊은 강’처럼 모성애를 실천해보이시는 님.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 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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