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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64)- ‘음악도 추억이요, 체험이다’ -수필/음악 이야기 2024. 2. 24. 20:21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64)
- ‘음악도 추억이요, 체험이다’ -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지난 호, 제 163화에서는 이탈리아 남부에 자리한 ‘아말피 해변도로’를 주(主)로 적었다.
내가 가고자하는 ‘소렌토’와 ‘포지타노’의산발치에 닦은 해안도로. 이 해안도로는 세계도처 여행객들을 유혹하여(?), 명승지로 이름을 얻은 곳.
문득, 시계바늘을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으로 되돌리게 된다. 내 젊은 날 ‘물편’에서 총 4년간 살았다. 울릉 2년, 영덕 1년, 울진 1년. 물론, 직장관계상 그러했지만... .
나는 이 길, ‘아말피 해변도로’를, 15분 간격으로 오는,‘아말피 SISTA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놀랍게도(?) 여느 여행자들의 호들갑(사진, 후기, 맛집 나들이 등 사진찍기에 바빴음.)이 무척 우스꽝스럽다고 느끼게 된다.
물론, 다들 ‘이국정취’라는 게 있는 법. 사람들은 죄다 그 ‘근원’을 ‘파고듦’에 앞서, 한낱 육안으로, 보이는 풍광에만 매몰되어 있나니!
내 이야기 너무 길어질세라, 더군다나 내가 ‘박학다식형’ 다변가(多辯家)인 터에, 지금부터 되도록이면 간략간략 사실만 적을 테니, 부디‘속히 속히’ 따라오시길.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만이라도, 내가 지금 여행하는 이탈리아의 해변 소도시들은 본디 대단한 명승지 아니었을 거라는 사실을 되새겨보시길. 제발, 이들 모든 소도읍이 모두 다 바다를 면(面)해 있다는 사실을 제발 놓치지 마시길. 속된 말로,이곳들은 과부가 많았던 곳이었을 거라고 생각하시길.
물편의 삶. 비린내 나는 물고기를 잡아 생업을 이어갔던 분들. 민초(民草)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이 ‘아말피 해변도로’ 좌측에 층층 집을 짓고 살았거니. 더러는 바다에, 풍랑에 지아비를 잃어버리고 과부로 여생 마감한 여인들도 많았을 터인데... .
기왕지사 내친걸음. 박학다식하고, 혜안까지 지닌 이 농부 수필가가 마구 전하는 말이다. 이 해안, 아름답기로 따지면, 지난 학창시절 익힌 우리나라 남해안의 ‘리아시스식 해안’이 세계 으뜸인데... .
자, 내가 위와 같은 말을 마구 흩뿌릴 때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요컨대, 현대를 사는 우리네는 명승지라고“와!” 탄성을 내지르지만... . 내가 이미 ‘야니’와 ‘폴 모리아’와 함께 가보았던 ‘에게해의 진주’인 ‘산토리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계단식 주택들이, 하얀 회칠을 한 주택들이 층층 계단을 이루고 있었다. 위에서도 이미 밝혔지만, 내가 가서 머물렀던 울릉, 영덕, 울진 등 물편의 주거환경도 대개 그러하였다. 요컨대, 계단, 계단. 가파른 섬에서는, 어업에 종사하는 그들의 주거형태가 ... . 가파른 섬에다 계단계단 집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몰각한 채, 다들 히히덕대며 명승지 탐방이라니? 다음에 적을 ‘포지타노의 계단’에도 소개하겠지만... .
이제 중간고사가(?) 다가오니, 요점만 간략간략 정리. ‘계단식 농업’, ‘잉카 마추픽추의 모라이(계단식 밭), 볼리비아의 계단식 염전인 ‘살리네라스’,‘ 다랭이(다랑이)논’,‘남해의 다랭이마을’, 전면적(全面積) 내지 전면적[展面積; 요철(凹凸)로 넓힌 면적]의 지혜가... .
사실 내 다음 여행지는 포지타노. ‘죽기 전에 가보야야 할 여행지 100선 ’가운데에서 하나로 꼽히는 ‘포지타노’도 그 생성과정은 고단한 어부들의 삶이 녹아있는 듯. 나폴리 가요인‘산타 루치아’도 사실은 어부들 이야기가 녹아 있기는 마찬가지.
그러한데 민초(民草)들의 애환을, 그곳 풍광을, 크리스 보티(1962~ , 재즈 트럼펫, 미국, 본향은 포지타노)는 ‘Steps of Positano( 포지타노의 계단)’으로 세계만방에 새롭게 알렸다는 거 아닌가. 그는 ‘포지타노 명예 시장’인 셈.
이 윤 수필가는 ‘크리스 보티’의 ‘Steps of Positano’트럼펫 연주곡 하나만으로 포지타노 여행 갈음. 만족. 해서, 애독자님들께서 아쉽겠지만, 크리스 보티의 ‘Steps of Positano’로 포지타노 여행 이야기는 끝.
이 윤 수필가가 이 곳 저 곳 물편에 5년여 살아보아서 아는 일이지만, 다들 파도와 해일을 피해, 그러한 주택으로 촌락을 이루고 있었다.
요컨대, ‘죽기 전에 가보아야 할 세계 명승지 100선’ 따위는 고(故) 김영삼 전직 대통령 말대로, “다 모리는(모르는) 소리.”다. 그 ‘계단식 주택’에 그들 선조들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 있나니.
작가의 말)
하고픈 말은 참으로 많으나, 이 글을 쓰기에 앞서, 공부한 것도 참으로 많으나 ... .
하더라도, 이 글도 나의 뮤즈께 바친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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