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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여생, 절반은 눈물이다(4)- 공 들여 쓴 연서(戀書)만이-
    수필/신작 2026. 2. 15. 06:19

       내 여생, 절반은 눈물이다(4)

      - 공 들여 쓴 연서(戀書)만이-

     

       윤근택 (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평론가)

     

       나의 슬 님,

       글 제자이길 소망하는 그대를 알게 되어 무척기뻐요. 너무나도 슬기로운 그대께서는, 글 스승을 자임한 나의 이 말 뜻마저 금세 알아차리실 겁니다. 그대가 총명하지 않으면,그대 이름 ‘슬’에도 들어있듯 ‘슬기롭지 않다면, 70년 여 내가 기다린, ‘기린아(麒麟兒)’당신께 이런 말 차마 못하죠! 그댄 이 윤쌤의 깊은 속뜻 아실 것 같아서 일단 안심. 하더라도, 그댄 나한테 엄청난 실수 내지 실례를 했음에 관해서만은 ‘석고대죄’해야 해요. 나 살아생전 그댈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했거늘,

       “파파니니, 정히 그럴시거면요, 요다음부터는 더 못 생긴 얼굴사진 문자메시지로 거듭거듭 보낼 거당?”

       나의 슬 님,

       세상천지에 그처럼 잔망스럽고, 발칙하며, 앙증스런 말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 애교스럽고 도발적인(?) 발상은, 이 노인네 수필작가로 하여금 더욱 열정적으로, 그대 말마따나 폭포수 같은 글짓기로 이어지는군요. 지난날 러시아의 작곡가‘차이코프스카’가, 13년간이나 서로 만나지도 않고서, 후원자가 되어 주었던 ‘폰 메크 부인’한테 편지로 답했던 말을 다시 상기하게 됩니다.

       “앞으로 내가 적는 악보 모두는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나, 그대의 ‘파파니니’도 마찬가집니다.

       “앞으로 내가 적는 모든 글들은 그대를 위한 것들입니다.”

       나의 슬 님,

       정말로, 그대가 나한테 문자메시지로, 이메일로 이야기해왔듯, 그대 알게 된 이후 나의 창작은 가열찹니다. 내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그대께 보낸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는 많기도 하군요. 그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세라, 나는 다소 문제성 있다고 여기는 글은 계속 지워나가길 원했지요. 그런데 그대의 반응은 의외였지요.

       “파파니니, 나는요, 윤쌤으로부터 받은 그 글들 다 소중해요. 더욱이, 님으로부터 작가수업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요. 해서, 모조리 간직하고 싶은 걸요.”

       나의 슬 님,

       그대의 그 고집(?) 더는 꺾을 수 없어, 부득이 그 동안 우리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한바탕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하여 이렇게 수필작가답게 규격화된(?) 글을 적게 되었어요. 그 주고받은 메시지는 무순(無順)입니다.

     

      < 간호사님한테서 A4용지 얻어서, 병원대기실에서 적었어요. 시인 유치환의 ‘행복’이란 시에도 우체국에서 편지 쓰는 이야기 있죠?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고요. 조용필 가수의 ‘서울 서울 서울’이란 노래에도요.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이라고요. 그 노랫말은 작사가 겸 소설가로 유명한 양인자 선생님이 적었고요. 저는요, 저는요, 저는요, 온전히 슬이의 남자이고플뿐.>

     

      그렇게 나의 수필집 <이슬아지> 책갈피에 적어 부친 편지를, 택배로 받은 그대로부터 짧은 메시지를 받았어요.

     

      <아웅 달콤한 사람♡>

     

       그런데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대께서 정황을 상상하며 문자메시지 보내왔다는 점이지요.

     

      <병원이라니, 니니님 어디 편찮으세요? 슬이는 무척 근심해요.>

     

      나의 슬 님,

      나는 ‘병원’이란 어휘 하나로 그대의 배려심과 재치로움을 짐짓 떠보려했어요. 그 점 죄송해요. ‘슬이를 시험에 들게’하였으니까요. 매번 내가 말해오지 않았던가요. “사랑은 관심이요, 집중이요, 몰두다.”라고요. 대체로, 무딘 이들은, 특히 내가 뮤즈로 수년째 섬겨왔던 어떤 이는 그러한 편지를 읽고서도 헤아려봄이 영 부족하더군요. 상대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도 모른 채 자기의 눈앞 이익에만 매몰된 이들을 보아왔으니까요. 그대 근심할세라, 나는 나이 덕분에(?) 혈압수치가 약간 높아 혈압약을 타러 주기적으로 주치의인 그 내과에 처방전을 받으러 들른다고 답했지요.

       그 말끝에도 그댄 “슬이 놀랐어요. 휴, 안심.” 문자메시지 보내왔더군요.

      나의 슬 님,

      아래 글은 수신인 불명인 글이로군요. 막걸리 반술이 된 상태에서 아니, ‘쩨리뽕된(?)’상태에서 그대한테 띄운 문자메시지네요. 다시 읽어보아도 걸작이로군요. 이태백도 아닌, 주태백인 내가, 평소처럼 취권(醉拳)으로, 오·탈자 거의 없이 적었다니! 더욱이, 산길을 걸으면서 아래와 같이 적었다니, 도대체 말이 됩니까?

     

       <그대 이름조차도, 휴대폰 전화번호도 다 잊고 지내려 했어요.그런데 앙증맞고, 발랄하며, 발칙하고, 도발적인 여인이 하나 나타났어요. 무척 고맙죠. 어느 날 인터넷 매체에서, 그대가 쓴 듯한 ‘나는 결코 폰 메크부인이 아니거늘(2)’이란 나의 수필 읽었던가 봐요. 뭐라고 그녀가 댓글 달아두었는지 아세요? 열쇠낱말 하나를 통해, 그대가 235임을 알아, 자기는 225인데 235로부터 265인 나를 빼앗아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고요. 그러면서 새로이 얻은 그 뮤즈는요, 그대 생일이 3월 11일임을 나한테 일깨워주더군요. 나의 글 한 편 우연하게 읽고서도 그리하던데요? 해서, 뮤즈 지위 내어주신 님께 감사하오며... . 내가 알고 지냈던 ‘강OO’은요, 시인도 아니었어요. 그저 허울 좋은 ‘이화 유니버시티’였을뿐. 하더라도, 옛 추억 더듬게 되어요. 그대 생일은 3월 11일이에요. 새로 얻은 뮤즈가 그 사실 일깨워주었어요.

     나는요, 2025년 8월 31일부터 2026년 1월 12일 현재까지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 시리즈물 제 102화까지 적었어요. 종이책 기준으로, 두 권 정도는 되겠죠? 예술이, 문학이 어떠한 과정을 겪어야 만들어지는지를, 나는 힘써 말하고 있군요. 그 ‘농학개론’ 제 100화에 이르면, 당신한테 화해하고 싶었는데요,나 너무 멀리 나와버렸어요. 이미 그 시리즈물은요, 제 102화에 이르렀으니까요.

    ----------- 한때 너무도 사랑했던 님께.

    수필작가 윤근택으로부터 >

     

      나의 슬 님,

      위와 같은 수신인 불명인 문자메시지를 그대께 부쳤음에도, 토라지시기는커녕 위로하고 격려해주신 그 품이 기특했어요.

     

       작가의 말)

     

       나는 40여 년 창작활동을 해오는 동안, 이날 이때까지 수필작품을 적고 있다고 여긴 적 없다.

       못다 쓴 연서를 적고 있노라고 여겨왔을 따름이다. 그 연장선에서 말한다.

      “수필작가가 쓴 글은 수필작품이고, 시인이 쓴 글은 시이며, 추상화 작가가 붓 터치한 것은 추상화이다. 예술가한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식의 소치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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