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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무' 이야기(3)
    수필/신작 2017. 2. 19. 09:29

        

                               ‘고무’ 이야기(3)

                                                  - 고무의 발전사-

                                                                                  

                                                                                                                       윤근택(수필가)

       ‘고무 이야기(2)’의 하단에 다음과 같이 ‘제 3화(話)’를 예고한 바 있다.

             

        (다음 연재물 예고편)

     

     

        ‘오늘날 유통하고 있는 천연 고무는 주로 남미 아마존 유역을 원산지로 하는 ‘헤베아·브라질리엔시스(Heavea Brasiliensis)’라 하는 고무의 나무에서 채취된 것이다.

    나무의 나무에서 ‘라텍스(latex)’라는 고무 성분을 30~40wt%(중량백분율)정도 함유하는 유액을 채취하여, 라텍스를 건조시켜서 생고무가 제조된다.‘

     

     

       우리 인류가 언제, 어떻게 고무나무를 발견하고 활용하게 되었는지? 문헌을 살펴본즉, 아래와 같다.

       때는 16세기 초엽. 콜럼버스를 비롯한 스페인 탐험가들은 남미의 인디언들이 어떤 나무에서 배어 나온 라텍스(latex) 고무액으로 공을 만들어 공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 인디언들이 사용한 라텍스는 ‘헤비아(hevea)’ 이며, 그것이 ‘헤비아 고무나무(hevea brasiliensis)’였다. 콜럼버스 일행은 그 고무나무를 유럽으로 가지고 돌아왔으나 적당한 사용처를 몰랐다. 그러다가 고무나무는 제대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한 사람은, 산소 원소의 발견자로도 알려진 조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영국 화학자, 1733 ~ 1804)다. 그는 1774년 “(연필로 쓴) 문자를 (문질러; rub) 지울 수 있어(to rub out).” 하게 된다. 오늘날 고무를 ‘Rubber’라고 부르게 된 것도 그 말에서 연유한다.  또 한 사람은, 찰스 레니 매킨토시(스코틀란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겸 화가, 1868 ~ 1928)다. 그는 두 장의 천에 고무를 칠하고 이것을 맛붙이는 방법으로 방수가 되는 이중의 천을 발명하게 되고, 레인코트를 만들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레인코트는 고안자의 이름을 따서 '매킨토시'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부르고 있다.

       그러나 고무는 온도가 높아지면 부드러워지면서 끈적끈적해지고, 온도가 낮아지면 굳어지거나 잘 부서지는 성질 때문에 유럽에서는 그 이후 2세기가 지나도록 중요한 사용처를 발견하지 못하였다는데... .

       나의 고무 이야기는, 마치 자동차 핸들을 훽 잡아 돌리듯 갑자기 ‘마나우스(Manaus)’로 급회전하게(?) 된다. ‘마나우스’는 아마존 열대우림 중심부 네그루 강이 아마존 강으로 들어가는 지점에서 18㎞ 위쪽 북쪽 둔덕에 자리잡고 있다는데, 한때 그곳 사람들은 밀림 속임에도 호화롭게 살았다고 한다. 바로 고무나무 덕분이라는 거 아닌가. 그 고무나무는 ‘헤베아 브라질리엔시스’라는 이름의 고무나무. 천연고무의 대부분은 아마존 강의 상류 유역에서 생산되었다.

       그곳 농민들은 매일 새벽에 나와 오전에 100그루 이상의 나무에서 20리터 가까이 고무액(라텍스)을 모았다. 그 고무액을 물가의 집으로 가져와 연기로 말리면 40킬로그램 정도의 딱딱한 고무가 되었다. 그걸 유럽인들에 내다 팔아 그처럼 풍요를 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천연고무 제품은 여름에는 물러지고 겨울에는 딱딱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1839년 ‘찰스 굿이어 (Charles Goodyear, 미국 발명가,1800~ 1860)가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1888년에는 ‘던롭’이 천연고무를 재료로 자동차 바퀴로 쓸 수 있는 공기 타이어를 만들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자동차 공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당시 자동차와 공기 타이어의 생산으로 큰 부자가 된 사람이 ‘헨리포드’이다. 자동차 산업의 발달 결과, 19세기 초반 몇 톤 되지 않던 천연고무의 수출량은 1912년 42,000톤에 이르렀다. 거의 만 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상 두 단락의 내용은, ‘[네이버 지식백과] 이곳에서만 자랐던 고무나무 (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2011. 3. 1., 푸른길)’의 재편집임을 밝혀둔다.)

     

       고무의 쓰임이 날로 늘어나고, 천연고무의 공급량은 한정되어 있었는데, 혜성같이(?) 나타나 한방에 난제를 해결한 과학자가 있었으니... . 독일 화학자 ‘프리츠 호프만(Fritz Hoffman)’이 바로 그 과학자다. 그는 ‘인공 고무 제조법’을 응용한 합성고무를 발명하였고, 이를 기점으로 합성고무 시대의 막이 올랐다.

       사실 ‘합성고무 발명’ 보다도 더 흥미로운 사건(?)이 하나 있었다. 위에서 이미 한 차례 소개했던 ‘찰스 굿’한테 일어난 일이다.

     

       <1839년 어느 날, 굿이어는 고무에 대한 실험을 하다가 고무덩어리를 실험실 책상 위에 두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식사를 마치고 실험실에 돌아왔을 때 고양이 한 마리가 그의 책상 위에서 고무덩어리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굿이어가 고양이를 쫓아내려고 하자, 고양이는 책장 위에 있던 캔 하나를 뒤집어엎으면서 문틈을 통해 도망쳤다. 캔의 내용물이 고무덩어리 위에 쏟아졌고 고무는 흰 가루로 범벅이 되었다.

      오전 내내 공들여 만든 고무덩어리가 무용지물이 되자 너무 화가 난 굿이어는 옆방에서 기웃거리던 고양이를 향해 고무덩어리를 집어 던졌다. 고양이는 다시 도망을 쳤고 고무덩어리는 난로 위에 떨어졌다. 굿이어는 난로의 열에 그을린 고무덩어리를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끈적거리기만 하던 고무덩어리가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 듯 탄력이 생겼고 광택까지 나는 것이 아닌가.

       곧바로 실험실 책상으로 돌아온 그는 캔의 이름표를 보았다. ‘분말유황’이었다. 고무와 분말유황의 조합은 그가 이전에도 시도했지만, 그것을 가열하는 작업은 생각지도 못했다. 굿이어는 천연고무, 유황, 가열의 조합에서 힌트를 얻어 가황고무를 만드는 실험에 몰두했다. 그 결과, 천연고무를 안정화시키는 적당한 온도와 가열시간, 고무와 유황의 비율을 완벽하게 결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굿이어는 1844년에 가황법(vulcanization; ‘불의 신’인 ‘발칸’의 이름을 땄다.)으로 특허를 받았다.>

    (위 ‘< >’안의 내용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무 - 굿이어의 가황법과 인조고무의 탄생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에서 따옴.)

     

     

       이제, 나의 ‘고무 이야기’ 연재를 잠정적으로 그치려고 한다. ‘고무’에 관한 글감을, 많은 수필작가들과 수필작가 지망생들의 몫으로도 조금은 남겨 두어야겠기에. 대신, 나는 이 ‘고무 이야기’를 적기 위해 자료를 챙기면서 새삼 깨달은 점이 더러 있다. 위 ‘굿이어’가 그랬듯이, 머리를 싸매고 ‘새로운 걸’ 만들어내고자 해야만 드디어 목적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는 점. 과학자든 수필작가든, 남들은 그냥 지나쳐 보는 것도 허투루 보면 아니 된다는 것을. 즉,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늘 이르셨던 말씀처럼,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끝으로, 고무나무를 얼컬어 ‘gum’, ‘gum-tree’라고도 하며, 거기서 얻은 천연고무는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세균 등의 서식을 방지한다는 걸 독자 여러분께 덤으로 알려 드린다. 아울러, 합성고무는, 가황(加黃)고무제품으로서의 성질, 즉 탄성·내한성(耐寒性)·내노화성(耐老化性)·내열성·내산화성·내오존성·내유성(耐油性)·내약품성 등이 요구된다는 점도 알려드리면서... .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도서관 본인의 서재, 국디지털도서관 윤근택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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