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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21)
    수필/신작 2025. 9. 28. 15:26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21)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미리 밝혀두건대, 이 연재물은 이미 내가 40여 년 동안 적어온 여러 갈래의(?) 수필작품들 5,000여 편을, 특히 그 가운데에서 아직도 오지 않은 미래의 외손주, 혀짧이 목소리의‘으뜸이’와 노변담화(爐邊談話) <나무난로 앞에서> 시리즈물 150여 편을, 현대인들 기호에(?) 맞게, 요즘 유튜버들이 말하는‘짤(shorts←짧게)’로 재편집하는 데 만족해한다.

       여담. 나는 이 대한민국 수필계에서는 드물게, 나이 서른둘에 당시 지령(紙齡) 2년차 1989년 <월간 에세이>라는 수필전문잡지를 통해 데뷔하였다. 내가 알기로, 나이로 따져서는, 나보다 한 해 먼저 나이 서른하나에 두 문학잡지로 데뷔한 이는 저기 경남의 ‘ 정목일(생존 여부도 모르겠다.)’선생말고는... .

       제법 허두(虛頭)가 길지만, 이 이야기만은 꼭히 후진 수필작가들한테 본보기 되라고 전해야겠다. 어느새 나이 칠십을 목전에 둔 나. 그 동안 보고, 듣고, 몸소 체험하고... 부대끼고 한 온갖 내 모든 걸을 녹여서, 이 ‘농학개론(農學槪論)’이란 연재물로 적고 있음을.

     

     

     

       23. 동물인 우리네 인간이 식물로부터 얻은 귀중한 선물들

     

       고등동물이라고 늘 뽐내는 우리 인간들. 그러함에도 때로는 겸손되이, 하찮게 여겼던 식물들한테서도 우리네 생명활동과 관련된 귀중한 약제를 얻어왔으니... . 사실 그 예로 이 시리즈물 제 19화에서는 ‘벼 키다리병’을 유발하는 곰팡이 추출물로, 작물재배에 거의 만능인 식물호르몬 ‘지베렐린’을 얻었다고 적었다. 그리고 제 20화에서는 여러 동물의 배설물에서 재수거한(?) 커피콩으로, 명품 커피를 얻게 되었음을 적었다. 그렇게 얻은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 하나의 예가‘원숭이똥 커피’임을.

       해서, 그 이야기 연장선에서 이번 호에서는 ‘원숭이똥’에서 얻은 곰팡이로 약제를 만든 사례를 포함해서, 흥미로운 일화를 적을 텐데... . 하더라도, 위에서 ‘짤(shorts←짧게)’이라고 해놓고서는, 말수가 많아지는 점 두루 용서해주시길. 어쩔 수 없이 나도 노인네가 되어가는 모양이니... .

     

       가) 후시딘(Fucidin)

     

       ‘푸시드산’에서 비롯된 연고제. 때는 1980년대.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가 개발하고, 국내 ‘동화제약’이 그 원료를 수입하여(‘로얄티’라는 걸 아직도 물고 있을까?) 튜브약제로 만들고 있다. ‘푸시딘’이 옳은 표기이겠지만, 왜놈식 표기로 ‘후시딘’이 되었을 듯도 하고.

       바이엘은 원숭이의 대변에 섞여 나오는 곰팡이를 분리하여 ‘후시딘’을 만들어내었다. 여자가 그리워, 유인원인 원숭이와 성행위를 하는 바람에 ‘에이즈(AIDS)’라는 병을 얻게 되었다는 설(說)도 있지만, 이젠 그 에이즈병도 치료제가 나옴으로써 극복되었지 않은가. 아무튼, 후시딘 및‘원숭이커피’를 선물해준 고마운 원숭이들.

     

       나) 마데카솔(Madecassol)

     

       위 ‘가) 후시딘’과 쌍벽을 이루는 상처치료제.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타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나라. 그곳 주민들은 전통적으로,관습적으로 ‘병풀(센텔라 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 )’즙액으로 피부병과 나병을 다스려 왔다는데... . 민담(民譚)에 의하면, 어느 날 상처 입은 호랑이가 풀숲으로 달려가더니, 어떤 풀에다 몸을 마구 부비는 걸 주민들이 관심있게 보게 된다. 그길로, 주민들은 그 호랑이가 상처 멀쩡하게 아무는 걸 보게 된다. 해서, 그 풀을 ‘호랑이풀’로 부르기도 하였단다. 사실 ‘병풀’은 그 꽃 모양이 병을 뒤집어놓은 듯하여 붙여진 이름이겠지. 마치, ‘병꽃’이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이듯. 그리고 이 병풀은 한반도 서남단 및 제주도 등에도 자란다고 한다.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 잠시 후 다시 그 총명함 내지 그 혜안(慧眼)에 관해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가 그 병풀 추출물로 마데카솔을 만들어내었다. ‘마데카-’는 ‘마다가스타르’라는 나라이름에서 따왔고, ‘-솔’은 ‘약제’를 일컫는단다. 1970년부터 국내 ‘동국제약’이 그 원료를 수입해서 생산하는 약제다. ‘마데카솔’의 로고는 퍽이나 인상적이다. 원형의 그림 상단에는 ‘centella’로 적혀있고, 하단에는 ‘ asiatica ’로 적혀있다. 보다는, 그 원형의 그림 중앙에는 두 이파리의 ‘병풀’이 쌍을 이뤄 그려져 있다는 점.

       마데카솔에 관한 나의 이야기를 여기서 끝내자니, 못내 아쉽다. 배우이자 탈랜트이자 한 동안 내가 즐겨듣는 낮 동안‘KBS 클래식 FM’ ‘가정음악’ 진행자였던 김미숙에 관한 이야기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센시아(Sensia; ‘Centella asiatica’즉, ‘병풀’에서 따온 이름인 듯.) (다리)정맥류 치료제 광고모델이었다. 즉,‘마데카솔이’이 그러했듯이,‘센시아’도 병풀의 추출물에서 얻은 약제.

     

       다) 아스피린(Aspirin)

     

       지금은 세계적인 의약제품 회사로 도약한 독일의 ‘바이엘’. 처음에는 형편없는 시골 구멍가게였다고 한다. 정작 프랑스의 제약회사도 아닌,‘라로슈나바론’이란 회사를 인수받은 것으로 역사는 기록한다.

       그 즈음, 독일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느 연못의 물은 무병장수의 신비스런 물로 소문나 있대.”

       그러자 그 많은 회사가, 그 많은 과학자들이, 그 많은 의학자들이 그곳으로 가 보았다. 여느 곳 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즉,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이에, 바이엘은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를(?) 내려, 수많은 연주진을 그곳에 파견하여 자료를 수집해오도록 한다.

    그들 바이엘 연주진들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곳 연못가에는 ‘버드나무류’의 나무가 모두 연못 수면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뿌리들 가운데에서 더러는 연못 바닥에 허옇게 드러나있었을 뿐이던데요.”

       그게 단초(緞綃). 내 고향 경북 청송 주왕산 ‘주산지’ 연못의 버드나무류의 나무와 똑 같은 습성. 삼한시대에 구축했다는 그 ‘주산지’ 연못에는 버드나무류의 나무가 뿌리를 허옇게 드러낸 채 장구한 세월 동안 살아오는데... .

       드디어, 제약회사 ‘바이엘’은 그 비밀의 열쇠번호를 해독해내었다. 사실 임학도(林學徒)였던 나는, 버들과(-科)의 식물이 3속 350여 종이라는 걸 여태 알고 지내오지만... . 그 버드나무류 나무에서 추출한 물질은 ‘살리실산(Salicilic acid)’인데, 아세트산과 에스터화시키면 그 유명한 아스피린이란 약제가 탄생한다.

       바이엘의 아스피린 제약 개발은, 그 흔한 버드나무류의 나무껍질에서 추출한 물질.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군소 제약회사에 불과했던 바이엘이 ‘아스피린’ 개발 하나로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윤 수필작가가 이 대목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사항이 더 있으니... . 바이엘이 버드나무류의 나무에서 ‘살리실산’을 추출하여 ‘아스피린’을 만들어내기 이전에, 이미 그 사실을 알았던 이가 있었다는 사실. 기원전 460년 경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버들류의 나무에서 추출한 물질을 약제로 썼다는 점. 서기 40년 경 그리스의 ‘디오스코리데스’도 히포크라스의 약전(藥典)에 기초하여 버들의 추출물로 약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1576년(선조 9년) 조선의 ‘이순신(1545~1598년)’은 나이 31세에 무과(武科)에 응시한다. 그는 시험 중 말[馬]에서 낙상하여 다리를 다친다. 그러자 그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다리에다 버드나무류의 껍질을 처매어서 지혈(止血)한 뒤에 기예(技藝)를, 기예(騎藝)를 한껏 뽐내어 기어이 합격한다. 그러니 남들은 태무심(殆無心)했던 연못가 버들류의 나무에서, 그것도 히포크라테스 사후 2,000여 년 지난 다음에 그 나무에서 진실을 깨우친 바이엘의 그 놀라운 재발견이여! 덤으로, 아스피린이란 약제는 우주 여행에도 필수품이라니!

     

     

     

     

       차시예고)

     

       후끈후끈 파스·인사돌·자소엽·쇠비름 고약 등에 관한 이야기 적을 테요.

     

       작가의 말)

     

       당분간 내가 쓰는 글들이‘실용’이기를 바란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 사정을 감안한 데다가, 내 40년지기 ‘뮤즈’의 잔소리도(?) 있고 해서, 토막토막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그리고  ‘윤근택의 수필 심화반 내지 고급반’에 참여하겠다는 분들 계신다면요, 제 블로그에 답글로 남겨두세요. 무료인 걸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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