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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27)
    수필/신작 2025. 10. 8. 09:28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27)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28. 맹아력(萌芽力)·잠복아(潛伏芽)·더북나기

     

       내가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어느 아파트 화단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 해마다 관리실 직원들과 경비원들이 힘을 합쳐, 화단 꽃나무들을 전정(剪定)을 해왔던 모양. 그런데 그들은 ‘剪定’은 않고 ‘전지(剪枝)’를 해온 듯. 즉, 자기네 편의에 따라 마구잡이식으로 꽃나무 햇가지 등을 잘랐다는 뜻이다. 단발머리를 자르듯. 이렇게 자르는 걸 학술적으로는 ‘두목작업(頭木作業)’이라고 하기는 한다만... 

       그러자 라일락·무궁화·앵두·목련 등이 ‘마련이’ 없다. 그것들 그루터기에서 수북수북 새순들이 나와 있다. 마치, 춘추전국시대에 군웅할거하였듯. 장수(將帥)를 베고 나니, 너도 나도 자기가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하듯. 그러나 일개 경비원인 내가 아는 척 나서서 이러자 저러자 할 형편도 못 된다. 그냥 그들이 하는 대로 두고볼 일.

     

        가) 맹아력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식물 특히, 다년생 수목에 자주 발생하는 맹아력과 관련된 사항이다. 맹아력이란, 식물의 발치에서 새롭게 싹을 틔우는 능력을 일컫는다. 대체로, 침엽수보다는 일부 활엽수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내 경험상 위에서 소개한 나무들 말고도 복숭아·자두·사과나무 등도 맹아력이 비교적 활발하다.

        이 맹아력으로 인하여 농부들 수고도 만만찮다. 목적하는 외줄기의 가지를 키워야하기에, 그처럼 더북하게 자라나는 가지를 보이는 족족 베어내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데... 이 맹아력이 농부한테 퍽이나 유익할 때도 있다는 것을. 하나의 이점. 원줄기가 동해(凍害)나 병충해를 입어 말라죽었을 적에 그것들 더북나기한 가지 하나를 기둥으로 삼아, 새로 장수삼아 옹립(擁立)하면 된다. 육성(育成)하면 된다. 또 하나의 이점. 묘목 대량생산에 응용할 수 있다. 그렇게 수북 난 어린 가지들을 영양번식법의 하나인‘휘묻이’ 방법을 곁들여 개체수를 대량으로 늘일 수 있다. 나는 여름사과인 ‘아오리’의 발치에 그렇게 무수히 돋은 맹아 가지로 개체수를 퍽이나 늘인 적이 있다. 이때 땅거죽 부위의 어린 가지들에 칼집을 살짝살짝 내어 상처를 입히는 게 기본이다. 그런 다음 봉분(封墳)처럼 흙을 수북 덮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상처 입은 햇가지들한테는 뿌리내릴 토양이 되고 북주기가 되는 셈.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서는 그 햇가지들 발치에다 상처를 내는 이유가 궁금할 터. 사실 꺾꽂이와 휘묻이는 식물의 상처를 이용하는 영양생식법이다. 식물은 상처를 속히 아물게 하고자, 그곳으로 ‘삐오!삐오!’옥신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식물호르몬을 집중시킨다. 그처럼 식물은 자기 몸의 상처를 아물게 한다는 것이, 캘러스(callus) 즉, 유상조직(癒傷組織)을 생성케 하고 뿌리를 내리게 한다. 사실 식물의 그 본심을 그 누구도 모른다. 자칫, 자신이 죽을지도 몰라 후사(後嗣)를 보고자함은 아닐는지.

        여기서 내 신실한 애독자들한테 덤. 소나무류는 리기다소나무 외에는 맹아력이 없다. 그러기에 전정에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소나무는 소나무인 모양이다. 함부로 다룰 수 없기에. 모든 산야의 나무들을 ‘인솔(引率)’한다고 하여 ‘率(솔)’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점도 이참에 알아주시고.

     

       차시예고)

     

       독자님들을 생각하여, 잠복아(潛伏芽)·더북나기에 관해서는 다음 호에!

     

       작가의 말)

     

       제 ‘e메일’을 ‘매일매일’ 꼬박꼬박 읽어주시는 분을 최고로 사랑해요. 대신, 클릭 한 번도 아니 하시는 분들은 ‘e메일 주소록’에서 나날 지워나가요.

       그러한 점에서 ‘lss8316’이란 ‘e메일’ 아이디 지니신 분을, 얼굴도 한 번 뵈온 적 없는 분을 이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하게 되었는 걸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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