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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29)
    수필/신작 2025. 10. 10. 13:46

     

     * 작가의 말)

     

      또 해냈어요.
       '변주곡 형태'의 수필작품도 이처럼 만들 수 있어야 해요.  어느 경지에 이르면요,
     저처럼 문장을 희롱하게 되어요. 작품 전체에,  일찍이 '윌리엄 와트' 주창한 일관성,통일성,완결성,강조성 등 네 가지 원리를  나름대로 아슬아슬 다 지켰어요. https://yoongt57.tistory.com/1363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29)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30. 다시 ‘석회’를 노래함

     

       사실 이 연작물 제 15화에서 이미 ‘석회’와 ‘황’에 관해 적은 바 있다. 그 글 가운데에서 아래 ‘< >’일부분을 베껴다 붙이고, 농부로서는 도저히 빠뜨릴 수 없는 ‘석회’에 관해 심화(深化)할 요량.

     

       <(상략)

     

       다) 석회

     

       포도농사를 하는 농부들 가운데에는 그 유명한 ‘보르도액(Bordeaux mixture)’을 모르는 분이 없다. 보르도는 프랑스 지롱드 주에 자리한 도시를 일컫는다. 예전에는 그 보르도가 포도 주생산지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내 시계바늘은 지금으로부터 48년 전으로 돌아간다. 77학번인 나는, 대학 강의실에서 전공필수과목인 <재배학원론> 강의를 듣고 있다.

       교수님은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일러준다.

       “자네들 말이여, 보르도액이 어떻게 해서 생겨난 농약인지 지금부터 알려드리겠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그 내용은 이러하다.연구실을 나선 어느 교수는 보르도 지방 포도밭 오솔길을 걷고 있었다. 마침 그 해에는 집집이 포도 작황(作況)이 영 아니었다. 숫제 흉년이었다. 그런데 어느 포도밭에 이르자 박사는 깜짝 놀라게 된다. 뿌연 약제를 뒤집어쓴 포도송이가 탐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포도밭 바닥에도 그 약제가 허옇게 뿌려져 있었다.

    박사는 농부한테 여쭤보게 된다.

       “영감님, 무슨 약제를 뿌리셨기에... .”

       그러자 농부의 대답이 아주 걸작이었다.

       “ 약은 무슨 놈의 약입니까? 애 새끼들이 자발없이 포도서리를 하기에, 겁주려고 석회를 뿌려놨을 뿐이라오.”

       교수는 곧바로 연구실로 돌아가 조수들을 다 불러 모아 연구를 하게 된다. 그 농부가 일러준 대로 소석회에다 물을 섞은 데 불과한 약제를 만들어내었으니, 그게 그 유명한 보르도액이다. 그렇게 시작된 ‘석회보르도액’은 거듭거듭 발전해서 ‘동(구리) 보르도액’까지 나와 있다.(하략) >

     

       이제 그 글 제15화를 보완할 차례. 인류가 화학합성제로 농약을 최초로 개발한 것은 살충제. 1867년 미국의 감자를 재배하는 농부들이, 페인트로 사용코자 개발한 ‘파리 그린(Paris Green; 아세토 아비산 구리)’이 강한 독성을 지녀, 살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1967년부터 처음으로 살충제 개념으로 썼다고 한다. 하지만, 1940년대부터 그 독성으로 말미암아 농약의 지위를 그만 잃게 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화학제로서 살충제 효시(嚆矢)는 ‘파리 그린’. 이 부분은 어느 개그맨 말마따나 ‘밑 줄 짝! 돼지꼬리 땡땡!’이다. 기말고사에 나올는지도 모르니까!

       대신,‘살균제’의 효시는 위 ‘< >’에서 소개한 ‘보르도액’이라는데... . 때는 1878년. 그 작중인물은 보르도대학교 식물학 교수, ‘밀라테(Millardet). 그는 그때 연구실로 돌아가서, ‘황산구리(CuSo4) + 석회[Ca(OH)2;수산화칼슘]’로 보르도액을 개발했음을 이번에 확실히 공부하였다. 이 ‘석회유황합제’ 가운데에서 ‘구리’ 성분은 토양에 잔류하여 다소 문제를 일으키나, ‘수산화칼슘’ 즉, ‘수산화(水酸化;물에 녹은 산성 성분을 머금은 물질이라는 뜻임.)칼슘(석회)’은 토양에 거의 악영향을 끼치지 않아, 유기농업에서도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는 거. 사실 지난 날 학창시절 그 물질들에 관해, 선생님들께서 한자(漢字) 하나하나가 품은 그 뜻만 정확히 알려주었더라도... . 해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교육은 영 엉터리. 나는 학창시절 화학이며 수학이며 물리며 영 엉터리였는데, 따지고 보면, 우리를 가르친 분들의 책임도 적지 않았음을. 한 자(字) 한 자 한자(漢字) 풀이에서 하나하나 이제금 다 밝혀지는 것을.

    이쯤 해두고, 지금부터 ‘석회’에 관해 집중탐구할 텐데... .

     

       여담부터. 일전 몇 분 애독자님들한테 아래와 같은 내용의 ‘e메일’을 부쳤다.

     

       < 석회 복습 중. 가닥이 잡혔어요. 하고 싶은 공부는요, 이처럼 파고드니까 이해가 잘 되네요. 석회 없는 농사, 석회 없는 삶은 감히 생각할 수 없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어요. 제 전공필수과목이었던 <土壤學)>을 강의하셨던 당시 ‘농화학과(農化學科) 교수, 고(故) 조성진(趙成鎭, 1925~2012,향년 88세 ) 박사께서는 대한민국 토양학의 선구자셨고, 제 모교인 국립 충북대 총장도 역임하셨는데요. 그게 벌써 2025년 기준으로 역산해본즉, 48년 전. 이 성실한(?) 대학생은요, 그 근엄하기 그지없던 교수님의 강의실에 이제야꼿꼿이 다시 가 앉아 있는 걸요. 문리(文理)가 트인다는 말이 있죠? 제 집의 나이 69에 이르러서야 이제금 이렇듯 깨닫고 있으니... .

    내일 농막에 가면, 바로 ‘농학개론(29)’키보드 토닥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휴대전화기로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새로 공부한 것만도 벌써 A4용지 20여 장 되는 걸요.

    ‘파이팅!’해주세요.>

     

       결코, ‘진리’와 ‘진실’은 구질구질한 변명이나 장문장(長文章)이 아닌 법. 정말로, 지금부터는 명쾌하게, 그 근엄했던 조성진 <토양학>교수님, 당신께서 칠판에다 적었던 그 중간고사 문제, ‘자네들, 석회의 효능을 아는 데까지 적으시라’에 대한 답을, 48년이 지난 지금 다시 적겠나이다. 물론, 48년 전 당신으로부터 A학점을 받기는 했으나, 그때 그 답은 너무 약했음을 이제야 진실로 고백하나이다.

       그런데요, 저승에 가 계신 당신께 고해바칠 게 하나 있거든요. 요즘 대학생들 간에는 우리 때와 달리,‘인강(‘인터넷 강의’의 준말입니다.)이라는 게 있고, 우리 때 ‘커닝 페이퍼’에 해당하는 ‘족보’라는 게 따로 있는 걸 아세요?

       조성진 박사님,

       저, 몇몇 날 날밤 새우며 새로 다시 공부하였어요. 하더라도, 2025년 현재 기준으로 41개 농약회사들 가운데에서 ‘Yiyeon(이연테크)’가 저더러 이러한 족보(커닝 페이퍼)를 슬쩍 건네주네요.

     

       답)

        칼황의 오갈병 예방 원리

     

       ① 병해충 방제 효과

     

       칼황은 오갈병을 매개하는 진딧물, 매미충, 잎벌레 등을 방제하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이를 통해 병원균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② 항균 작용

     

       칼황은 강력한 항균 효과를 가지고 있어 파이토플라스마 같은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합니다.

     

       ③ 세포벽 강화

     

       칼슘(Ca)은 식물의 세포벽을 튼튼하게 만들어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④ 알칼리성 효과로 병원균 억제

     

       석회유황합제는 pH가 높아 알칼리성 환경을 조성하는데, 이는 곰팡이와 세균성 병원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조건을 만듭니다.

     

       ⑤ 작물 생육 촉진

     

      칼 황의 칼슘(Ca)과 유황(S) 성분은 식물의 생육을 촉진하고, 광합성 효율을 높여 작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습니다.

     

       <토양학> 교수이신 조성진 박사님,

       당신의 중간고사 문제에 관해, 8절지에다 위와 같이 적으면, 그 근엄하신 당신께서 학점‘A’를 주실 리 만무하지요. 왜냐고요? 위의 답은 작물의 모태(母胎)인 토양과 한 걸음 떨어져 있으니까요. 당신께서는 칼슘 내지 수산화칼슘이 토양에 직접 끼치는 영향을 적으라고 분부하셨을 테니까요.

       교수님,

       당신께서 원하신 ‘석회가 토양에 직접 끼치는 영향’, 그 중간고사 시험문제(‘자네들, 석회의 효능을 아는 데까지 적으시라’)에 관해서는요, 다음 호에 적어 바칠 게요. 이번에는 ‘A+’로 학점 주세요. 사실 당시는 ‘+’개념 없었지요? 있잖아요, 제가 몇 몇 날 날밤 새우며 공부한 게 너무 많거든요. 새삼스레, ‘양이온(+)’, ‘음이온(-)’의 개념도 새로 익혔고요.

       조성진 박사님,

       고맙습니다. 자제분들은 현존하는 박사님들이시라면서요?

     

       차시 예고)

        기필코, 석회가 토양에 끼치는 이로운 점에 관해 적을 겁니다.

     

       작가의 말)

       현재도 여러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계실,고 조성진 박사님의 유가족들께도 이 글을 바칩니다. 오늘의 배경음악은요, ‘데비 분(Debby Boone)’의 ‘You light up my life’인 걸요.

    https://youtu.be/9GECxLvOc1E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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